지구 온난화 메커니즘 9 - 제4장 지구온난화 메커니즘(4-3 지구 온난화 메커니즘 )

지구온난화 메커니즘

지금까지 설명한 온실가스 농도 증가와 급격한 지구 평균 기온 상승, 자연적 온실효과와 그로부터 증폭된 인위적 온실효과, 복사 에너지 흐름을 통해 본 지구 온난화 메커니즘은 다음과 같다.

지구 기후는 수백만 년 동안 일정 범위에서 변동해 왔으며, 인간이 살아온 대부분의 시간 동안 평균 기온 14°C~15°C 범위 내에서 자연적 온실효과는 유지되었다. 인류 역사 대부분 동안, 특히 홀로세(약 11,700년 전부터 현재까지)의 기후는 비교적 안정적이었으며, 이 기간 동안의 이산화탄소(CO₂) 농도는 260ppm에서 280ppm 사이에서 유지되었다.

하지만 1750년 산업화 이후 인간 활동으로 인해 온실가스가 빠르게 배출되기 시작했다. 전력 생산, 교통수단, 산업 공정 등에서 석탄, 석유, 천연가스를 연소하면서 다량의 CO₂를 대기 중으로 연간 320~350억 톤을 배출했고, 이는 인간 활동으로 배출되는 온실가스 중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한다. 가축의 소화 과정에서 메탄(CH₄)이 배출되며, 쌀 경작이나 비료 사용 등에서도 메탄(CH₄)과 아산화질소(N₂O)가 방출된다. 삼림을 파괴하면 광합성을 통해 CO₂를 흡수할 수 있는 나무가 사라지기 때문에, CO₂가 더 많이 대기 중에 남게 된다. 또한, 벌채 과정1)에서도 저장된 CO₂가 방출된다. 이러한 토지 이용 변화에 의한 CO₂ 배출은 매년 약 40억 ~ 50억 톤이다.

인간 활동으로 배출된 CO₂, 메탄, 아산화질소 등은 대기 중에 축적되어 온실가스 농도가 증가한다. 산업활동과 자연적 요인에 의해 연간 배출된 CO₂ 약 380억 톤 중 40~45%(약 152-171억 톤)가 대기중에 남는다. 대기에 잔류된 CO₂는 지구 표면에서 방출된 열적외선를 포집하고 다시 지구로 재방출하여 지구의 기온을 상승시킨다. 이로 인해 온실효과가 강화되고, 지구 온도가 계속해서 올라간다. 특히 CO₂는 대기 중에서 수백 년 동안 잔류하며 장기적으로 지구 온난화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리하여 2024년 현재 대기중 CO₂ 농도는 불과 150년 만에 420ppm에 도달하게 되었다. 2023년 기준 산업화(1850~1900) 이전 대비 지구 평균 기온은 1.45°C 상승했다. 이는 자연적 온실효과가 강화된 인위적 온실효과의 결과로 복사에너지 불균형을 초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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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사에너지 불균형(Earth’s Energy Imbalance, EEI)은 지구 시스템으로 들어오는 에너지가 우주로 방출되는 에너지보다 더 많을 때 발생한다. 지구는 매 순간 태양으로부터 평균 약 340 W/m²의 에너지를 받으며 이 중 약 29%에 해당하는 100 W/m²는 구름과 대기, 그리고 지표면에 의해 곧바로 반사되어 우주로 방출된다. 이는 알베도 효과라 불리는 반사 메커니즘으로, 지구 에너지 예산의 초기 손실을 의미한다. 나머지 약 71%, 즉 240 W/m²는 지구 시스템에 흡수되며, 그중 23%는 대기에서, 48%는 지표면에서 각각 흡수된다.

이후 지구 표면에 유입된 복사 에너지 약 48%는 여러 경로를 통해 대기와 우주로 방출된다. 이 중 약 25%는 증발(latent heat), 5%는 대류(sensible heat) 형태로 대기 상층으로 전달되고, 17%는 적외선 복사 형태로 대기로 보내진다. 증발과 대류는 비복사 에너지고, 17%는 순 복사(열적외선) 에너지에 해당한다.

대기는 지표면으로부터 받은 48%를 포함, 태양으로부터 직접 흡수한 23%를 더해 총 약 71%의 에너지를 갖게 된다. 지구 시스템은 이 중 태양으로부터 직접 흡수한 23%, 비복사에너지 30%(증발 25%, 대류 5%), 그리고 적외선 복사(순 복사) 에너지로 흡수한 17% 중 5~6% 합계 59%의 에너지를 가두고 대기와 지표면을 순환하며 지구의 온도를 조절한다. 이 에너지 순환 과정은 온실효과에 의해 대기에서 지표면으로 역방사되어 지표면을 따뜻하게 한다.

최종적으로, 지구 시스템은 59%는 대기를 통해, 적외선 복사(순 복사) 형태의 에너지 17% 중 12%는 대기를 거치지 않고 지표면에서 직접 우주로 방출한다. 이리하여 결국 지구 시스템은 태양으로부터 받은 복사 에너지 흡수량과 일치하는 71%(240W/m²)를 우주로 방출함으로써 복사 평형을 이룬다. 인공위성 관측에 의하면 지구는 매초 240W/m²의 복사 에너지를 우주로 방출하고 있다.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온실가스의 농도가 증가함에 따라 더 많은 열이 대기에 갇히고, 그 결과 지구의 기온이 점차 상승하여 표면 온도가 약 14~15°C 에 이르자 지구 지표면은 스테판-볼츠만 법칙에 따라 계산된 약 390 W/m²의 열적외선 복사 에너지를 발생시켜 대기로 방출한다.

390 W/m²라는 수치는 단순히 태양 복사에 의한 결과만이 아니라, 지표면이 대기에서 역방사(back radiation) 형태로 추가적인 에너지를 공급받기 때문에 가능하다. 구체적으로 지표는 태양으로부터 직접 약 163 W/m²(전체 340 중 약 48%)의 에너지를 흡수하며, 여기에 대기에서 역방사되는 약 324~340 W/m²의 에너지가 더해진다. 이렇게 누적된 에너지로 인해 지표면은 총 약 390 W/m²에 해당하는 열적외선 복사 에너지를 방출하게 되고, 이 에너지는 다시 대기로 흡수되며, 대기는 또다시 그 중 일부를 지표로 되돌려보낸다. 이러한 역방사-복사-흡수의 순환 과정은 지구 표면 온도를 안정화시키는 핵심 메커니즘이며, 과거 수백만 년 동안 유지되어 온 자연스러운 지구 복사에너지 시스템의 순환 구조다.

하지만 지금은 이보다 더 많은 에너지가 지표면으로 역방사되고 있다. 산업화로 인한 CO₂, 메탄 등 온실가스 증가 때문이다. 인위적 온실효과의 결과로 복사에너지 불균형이 초래한 것이다.

태양 복사 에너지 유입과 방출의 균형은 지구의 대기와 표면이 일정한 에너지 균형을 유지하는 메커니즘이며, 이 에너지 균형이 깨지면 기후 변화가 발생한다. 복사 에너지 예산은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받는 에너지와 지구가 방출하는 에너지 간의 균형을 나타내며, 이 균형이 기후 시스템의 변화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다.

복사에너지 균형의 의미는 에너지 유입 = 유출이면 기후는 안정되고, 에너지 유입 > 유출이면 지구는 가열(온난화)된다. 이는 복사 강제력과 복사 에너지 불균형 개념으로 설명 가능하다.

복사 강제력과 복사 에너지 불균형은 지구 기후 시스템에서 에너지가 어떻게 흡수되고 방출되는지에 대한 중요한 개념이다. 복사 강제력은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받는 에너지와 방출하는 에너지 간의 변화를 유발하는 요인들을 설명하며, 이는 궁극적으로 지구의 에너지 불균형을 초래한다. 복사 에너지 불균형은 이러한 강제력의 결과로, 지구가 에너지를 축적하거나 방출하는 차이를 나타낸다. 이 둘의 관계는 기후 변화의 핵심이며, 복사 강제력이 증가할수록 에너지 불균형이 심화되고, 이는 지구 온난화로 이어진다.

복사 강제력(Radiative Forcing)은 태양으로부터 지구로 유입되는 에너지와 지구에서 우주로 방출되는 에너지 간의 차이를 나타낸다. 이 값은 온실가스 증가나 태양 복사 변화 등 외부 요인으로 인해 발생하며, 이러한 변화가 지구의 에너지 흐름에 미치는 영향을 수치화한 것이다.

반면에, 복사에너지 불균형(Earth Energy Imbalance, EEI)은 실제로 지구가 흡수하고 방출하는 에너지 간의 차이를 의미한다. 즉, 지구가 더 많은 에너지를 흡수하고 덜 방출하면 양의 에너지 불균형이 발생하여, 지구가 에너지를 축적하고 기온이 상승하게 된다. 에너지 불균형은 복사 강제력으로 인해 나타나는 결과다.

예를 들어, 1 W/m²의 추가 복사 강제력은 지구가 더 많은 에너지를 축적하게 하여 에너지 불균형을 유발하고, 그 결과 지구 기온이 상승한다. 즉, 복사 강제력은 에너지 불균형의 원인이고, 에너지 불균형은 그 결과로 나타나는 상태다.

복사 강제력과 에너지 불균형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지만, 같은 개념은 아니다. 복사 강제력은 온실가스, 에어로졸 등 외부 요인들이 지구 에너지 흐름에 미치는 영향을 나타내며, 이론적으로 계산된 값이다. 반면, 복사에너지 불균형은 실제로 측정된 값으로, 지구가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축적하고 있는지를 실질적으로 보여준다.

두 개념을 구분하는 중요한 이유는 시간적 차이와 물리적 차이에 있다. 복사 강제력은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의 변화와 같은 즉각적인 변화를 설명하지만, 에너지 불균형은 시간이 지나면서 지구 시스템이 에너지를 어떻게 축적하는지를 측정한다. 복사 강제력은 에너지가 얼마나 더 유입되거나 덜 나가는지를 계산하는 반면, 에너지 불균형은 그 결과로 지구에 실제로 얼마나 많은 에너지가 남아 있는지를 설명한다.

복사 강제력(RF)은 외부 요인들이 지구의 에너지 흐름을 얼마나 변화시키는지를 이론적으로 계산한 값으로 현재 대기 중 이산화탄소(CO₂) 농도 420ppm을 기준으로 산업화 이후 복사 강제력을 계산하면 ΔF=5.35⋅ln(420÷280 ) = 5.35⋅ln(1.5) = 5.35⋅0.4055(엑셀에서 “=in(1.5)”를 입력) ≈ 2.17W/m²이다.

2.17W/m²라는 값은 지구 표면의 단위 면적(m²)마다 초당 2.17와트의 에너지가 더 축적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 수치는 겉보기에 작아 보일 수 있지만, 지구 전체 면적으로 환산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지구의 표면적은 약 5.1억 km², 즉 510조 m²이다. 이 면적에 2.17W/m²를 곱하면, 지구 전체에 약 1,100테라와트(TW)의 에너지가 추가로 유입되고 있는 셈이다. 이는 현재 전 세계 인류가 사용하는 총 전력의 50배 이상에 해당하는 엄청난 에너지 양이다.

반면 복사에너지 불균형(EEI)은 지구가 실제로 축적한 에너지의 양을 측정한 값으로, 현재 약 1.0 W/m²이다. 이 차이는 지구 시스템의 복잡한 반응, 특히 해양의 열 흡수와 시간적 지연으로 인해 발생한다.

산업화 이후 지구의 복사에너지 불균형(EEI)은 약 1.0 W/m²에 달한다. 이는 2005년 약 0.5 W/m²에서 2019년에는 약 1.0 W/m²로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이며, 현재 지구가 우주로 방출하는 에너지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흡수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즉, 지구는 지속적으로 에너지를 축적하고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러한 복사에너지 불균형은 곧바로 지구 기온의 상승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이는 흡수된 에너지의 약 90%가 해양에 저장되기 때문이다. 해양은 지구 표면의 약 71%를 덮고 있으며, 높은 비열을 지닌 물로 구성되어 있어 에너지를 천천히 축적하고 오랜 시간에 걸쳐 방출한다. 따라서 해양은 지구 시스템에서 가장 큰 열 저장소이며, 복사에너지 불균형에 따른 기온 상승을 수십 년 이상 지연시키는 완충 장치(buffer) 역할을 한다.

이와 같은 시간적 지연은 지구 시스템이 ‘현재 당장’보다는 ‘지속적으로’ 에너지를 축적하고 있다는 점을 의미하며, 당장은 지구 평균 기온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EEI가 양수인 상태가 지속되면, 결국 해양의 열포화로 인해 기온은 더욱 빠르게 상승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에너지 축적은 앞으로 수십 년간 더 큰 기후 변화와 극단적 기상현상, 해수면 상승 등의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EEI는 단순히 기후 변화의 '현재'를 설명하는 지표가 아니라, 지구가 미래에 얼마나 큰 기후적 반응을 보일지를 가늠하는 열의 ‘미래 예약(thermal commitment)’을 의미하는 지표이기도 하다.

결국, 복사에너지 불균형은 지구가 흡수하는 에너지와 방출하는 에너지 간의 차이를 만들어 기후 변화와 지구 온난화를 주도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지구온난화는 기후변화, 생태계 변화 , 극지방 해빙과 해수면 상승 등 지구 기후 시스템 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다음장에서 이를 설명할 것이다.(끝)


📌 주(註)

1) 벌채된 나무는 바로 이산화탄소(CO₂)를 배출하는 것은 아니다. 벌채는 여러 가지 방식으로 이산화탄소(CO₂)가 배출되거나 흡수 기능을 상실한다. 첫째, 벌채 후 남은 나무 부산물의 소각 또는 분해(부패)로 인해 상당한 양의 이산화탄소(CO₂)가 방출된다. 둘째, 벌채된 나무는 이산화탄소(CO₂)를 흡수하는 중요한 기능 상실하고, 셋째, 벌채 과정에서 나무가 뽑히거나 쓰러질 때, 토양 속에 있는 많은 양의 탄소가 대기 중으로 방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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