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균형이 무너진 세계에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끝마치며

이 글은 지구 온난화의 주요 원인과 그로 인한 영향을 분석하고 설명하고자 한 작은 시도였다. 비전문가로서 이 복잡하고 방대한 주제에 도전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지구온난화 때문에 겪는 변화들이 결코 남의 일이 아니며, 그 영향이 지금도 매일 내 일상에 미치고 있다는 '느낌'과 확신, 지구온난화를 바라보는 나의 물음, 그리고 그것을 이해하는 것만이 내 삶을 다시 성찰할 수 있고 미래를 얘기할 수 있다는 믿음이 이 글을 쓰게 된 동기였다.
비록 나는 나름의 최선을 다했으나 과학이라는 높고 단단한 벽 앞에 AI에게 물어본 들 내 머리는 죄없는 책상만 수십 번 들이박았을 뿐이다. 이해의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었고, 그래서 서술은 많이 부족했다. 관용의 미덕을 베풀기를.
그런만큼 이 글은 그 성격상 동료평가라는 과학검증의 절차를 거칠 수 없었고 따라서 학술적 용도로도 사용할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 어느 평범한 퇴직자가 그저 세상을 이해하고자, 황석영 작가가 어느 방송에 출연하여 말한 "박사 여덟을 합친 것보다 더 낫다”고 한 AI라는 문명의 이기를 활용한 과학 공부의 일환으로 쓴 글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글은 AI가 제공한 지구 온난화 관련 자료 사이트의 내용을 참조하고 요약하여 나름의 관점으로 구조를 만들고 논리를 구성한 '요약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지구의 기후 시스템이 얼마나 복잡하게 얽혀 있으며, 작은 변화(예를 들어 해양의 '이온 간 농도 비율의 평형 변화)'도 전체 시스템에 큰 파급 효과를 미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먼저, 온실가스가 지구 대기 중에서 어떻게 온실효과를 일으켜 지구의 온도를 상승시키는지 살펴보았다. 이산화탄소(CO₂), 메탄(CH₄), 아산화질소(N₂O)와 같은 주요 온실가스들은 인간 활동으로 인해 대기 중 농도가 크게 증가했고, 그 결과 지구는 빠르게 온난화되고 있다.
이산화탄소(CO₂) 농도의 증가는 지구 에너지 시스템에 복사 강제력(Radiative Forcing, RF)을 유발하며, 이는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흡수하는 에너지와 우주로 방출하는 에너지 사이의 불균형을 초래한다. 이 글의 핵심 주제인 복사 에너지 예산과 에너지 흐름의 불균형은 바로 복사 강제력의 개념을 중심으로 파악된다.
현재 IPCC는 산업화 이후 누적된 복사 강제력(Radiative Forcing)의 크기를 약 2.17 W/m²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온실가스 증가로 인해 지구 에너지 시스템에 제곱미터당 2.17와트에 해당하는 초과 에너지가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 수치를 기후 민감도(climate sensitivity) 계수에 적용하면, 현재까지 CO₂ 농도 증가만으로 이론적으로 약 1.74°C의 지표면 온도 상승이 예측된다.
1.74°C는 지구 시스템이 복사 에너지 불균형에 완전히 반응한 이후 도달할 장기적인 평형 상태, 즉 평형 기후 민감도(Equilibrium Climate Sensitivity, ECS)를 가정한 것이다. 하지만 현실의 지구는 아직 평형에 도달하지 못했다. 이는 해양의 열 흡수, 대기 순환의 느린 반응성, 에어로졸에 의한 냉각 효과 등 다양한 요인들이 작용하여 복사 강제력의 효과가 시간적으로 지연(delayed response)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물리적 반응 지연으로 인해 현재까지 관측된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은 약 1.2~1.5°C 수준에 머무르고 있으며, 이는 궁극적으로 도달할 온도 상승의 일부분에 불과하다. 다시 말해, 지금의 기후 상태는 과거 수십 년간의 온실가스가 배출된 결과이며, 앞으로 수십 년간의 온도 상승은 이미 과거 배출에 의해 상당 부분 결정된 상태임을 시사한다.더욱이, CO₂ 농도가 산업화 이전의 두 배(약 560ppm)에 도달할 경우, 복사 강제력은 약 3.7 W/m²까지 증가하며, 이에 상응하는 장기적인 기온 상승은 약 3°C에 이를 것으로 IPCC는 추정하고 있다. 이 수치는 지구가 새로운 평형 상태에 도달했을 때 나타날 온도로, 지구 시스템 전체가 온실가스 증가로 인한 에너지 불균형에 완전히 반응한 후 유입과 방출이 다시 균형을 이루는 상태를 전제로 한다.
따라서 현재의 일시적 온도 상승은 최종 도달할 온도보다 훨씬 낮은 수준에 불과하며, 중요한 사실은 온실가스 배출이 지금 당장 전면 중단되더라도, 이미 형성된 복사 강제력의 영향으로 인해 지구 평균 기온은 수 세기에 걸쳐 지속적으로 상승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기후 시스템의 관성(thermal inertia)이 얼마나 강한지를 보여주는 사례이며, 지금의 배출이 미래 수백 년 동안의 기후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복사 강제력은 단지 이론적 추정일 뿐, 지구가 실제로 흡수하고 방출하는 에너지의 차이는 복사 에너지 불균형(EEI: Earth Energy Imbalance)이라는 개념으로 측정된다. NASA는 CERES 위성 관측 자료와 ARGO 해양 부이 시스템을 결합한 분석을 통해, 현재 EEI 값을 약 1.0 W/m²로 산출하고 있다. 이는 지구 시스템에 축적되고 있는 실제 초과 에너지의 정량적 지표이다.
놀라운 점은 이 에너지의 90% 이상이 해양에 저장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깊은 바다는 마치 거대한 열 댐(thermal reservoir)처럼 이 에너지를 조용히 받아들이지만, 그 반응은 수십 년의 시간 지연을 동반한다. 이는 대기나 육지보다 해양의 열관성(thermal inertia)1)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이러한 복사 강제력의 민감도와 EEI의 실제적 관측값에 해당하는 초과 에너지가 대부분 해양에 흡수됨으로써 '지연되는 반응성(delayed response)'은 물리학적으로는 해양의 열 흡수 특성과 대기-해양 간 피드백의 결과이지만, 사회적으로는 정책적 긴박성을 지연시키는 심리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즉, CO₂ 농도가 2배로 증가하더라도 기온은 즉각 3~4°C 상승하지 않고, 수십 년에 걸쳐 서서히 반응하기 때문에 위기의 체감 속도는 더디다. 그 결과, 우리는 기후 대응보다 빠르게 리스크를 축적하고 있는 상황에 처해 있다.
복사 강제력이나 EEI 수치는 겉으로는 작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을 지구 전체에 환산하면 그 규모는 압도적이다.
지구의 표면적은 약 5.1억 km², 즉 510조 m²이다. 이 면적에 2.17 W/m²의 복사 강제력을 곱하면, 전 지구적으로 약 1,100 테라와트(TW)의 에너지가 추가로 유입되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는 현재 전 세계 인류가 소비하는 전력의 50배 이상이며, 매초 36억 개의 전기밥솥이 동시에 작동하는 것에 해당한다. 또는, 매년 히로시마급 원자폭탄 수억 개가 지구 대기 중에 퍼붓는 것과 같은 에너지가 조용히 축적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에너지 축적은 단지 수치의 문제가 아니라, 지구 평균 기온 상승, 해수면 상승, 빙하 융해, 극한 기후 현상의 빈도 증가 등 우리가 경험하는 기후 변화의 직접적 원인이며, 과학적으로도 입증된 지구 시스템의 변화 메커니즘이다.
해양도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있다. 산업화 이후 대기 중 이산화탄소(CO₂) 농도는 약 280ppm에서 420ppm 이상으로 증가했으며, 이에 따라 해양은 더 많은 CO₂를 흡수하게 되었다. 하지만 헨리의 법칙에 따르면, 수온이 상승할수록 기체의 용해도는 감소하므로, 바다는 점차 CO₂를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에 직면하고 있다. 즉, 해양은 CO₂ 흡수원 역할을 지속하고 있지만, 그 능력은 점차 퇴보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양은 과거 200년 간 전체 인간이 배출하는 CO₂의 약 25~30%를 흡수해왔고, 그 결과 해수 내 탄산 이온 시스템(CO₂+물⇔탄산H₂CO₃ ⇔ 수소이온H⁺+ 중탄산이온HCO₃⁻ ⇔ 수소이온H⁺+ 탄산이온CO₃²⁻) 화학적 평형에 변화가 일어났다. 정상적인 해수에서 3가지 이온은 비율상 약 탄산이온 9:중탄산이온 91: 수소이온 1%미만의 구조로 균형을 이루며, 해양의 pH를 안정적으로 유지한다.
그러나 CO₂ 농도의 증가로 인해 해양의 수소이온(H⁺) 농도는 증가하고, 이로 인해 탄산이온(CO₃²⁻)은 감소하는 반응이 일어났다.
비율상으로 보면, 탄산이온은 산업화 이전 약 9% → 5%로 감소하여 상대적으로 약 44% 감소하였고, 중탄산이온은 91% → 95%, 수소이온은 1% 미만 → 1% 이상으로 증가하였다. 절대 농도 기준으로는 탄산이온은 약 10~16% 감소, 중탄산이온은 약 5~7% 증가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이온 구성의 변화가 아니라, 탄산염 평형의 구조적 교란을 의미한다. 특히 탄산이온의 감소는 석회화 생물(산호, 패류, 유공충 등)의 껍질 형성을 방해하며, 해양 생태계에 영향을 미친다.
결과적으로 탄산이온의 화학적 불균형은 해양 생태계의 복원력은 물론, 해양이 수행해왔던 탄소 흡수 기능과 기후 완충 기능까지 약화시키고 있다.
이와 맞물려 해양 생물들이 수행하는 생물 펌프(biological pump) 기능 역시 위협받고 있다. 식물성 플랑크톤의 광합성, 먹이망을 통한 유기탄소 전환, 해양 눈(marine snow)의 침강 및 심해 저장 등으로 구성된 생물펌프는 지구 탄소 순환의 핵심 축이다. 그러나 온난화로 인한 산성화는 이 순환 사슬을 약화시키고 있다.
마지막으로, 탄소 순환 시스템에 대해 다루면서, 대기, 해양, 생물권, 그리고 암석권 사이에서 어떻게 탄소가 이동하는지를 알게 됐다. 인간 활동이 탄소 순환을 방해하면서 탄소 축적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는 기후 변화의 근본적인 원인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는 더 이상 미래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이 글에서 제시된 과학적 증거(나의 비전문적 식견으로 확신하지 못함)들을 통해, 지구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그 변화가 생태계와 인간 사회에 중대한 위협이 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해결책은 분명하다. 우리는 지속 가능한 에너지 사용과 배출 감소를 위한 전 세계적인 협력이 필요하며, 과학적 이해를 바탕으로 한 실질적인 행동이 요구됨을.
여러가지 자연 현상을 설명하는 과학적 가설들을 공부하는 것이 지구 온난화의 복잡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고, 더 나아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우리의 미래는 지금 우리가 내리는 결정에 달려 있다. 지구를 더 나은 상태로 유지하기 위한 우리의 책임은 결코 가볍지 않지만,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살아갈 세상을 지키는 유일한 길이다.(끝)
📌 주(註)
1) 해양의 열관성은 “지구가 받는 열에 대한 느린 호흡”과도 같다. 태양이 내려준 에너지가 대기를 달아오르게 하기 전에, 바다는 먼저 그것을 가만히 품는다. NASA Earth Observatory는 바다를 “지구 최대의 열 양동이”라고 부르며, 인간이 쏟아낸 온실가스가 막아선 복사 에너지가 대부분 이 거대한 수조 속으로 흘러들어 간다고 설명한다.Earth Observatory
그렇게 될 수 있는 물리적 이유는 명확하다. 물 한 ㎏을 1 °C 올리는 데 필요한 에너지는 공기의 대략 4배다. 여기에 질량 차이가 더해진다. 해양의 총질량은 약 1.4 × 10²¹ kg, 대기의 질량은 약 5.1 × 10¹⁸ kg에 불과하다. 위키백과
비열과 질량이라는 두 축을 곱하면, 바다의 총열용량은 대기의 1,000배 안팎에 이른다. 같은 에너지가 주어져도 바다는 거의 미동조차 없이 온도를 유지하고, 그 대신 시간을 두고 천천히 따뜻해진다.
수면에서 수십 미터 깊이까지 혼합층은 계절 바람과 파도에 흔들려 몇 달∼수년 만에 대기와 열을 교환한다. 그러나 그 아래, 수백∼수천 미터 심층은 순환과 확산이 느려 수십∼수백 년에 걸쳐 서서히 온도가 올라간다. 이 느린 열흡수 덕분에 우리는 지금 당장 배출을 멈추더라도, 이미 쌓인 열이 수십 년 동안 지표 기온을 추가로 0.6 °C 정도 끌어올릴 ‘파이프라인 온난화’를 피할 수 없다. Earth Observatory
관측이 보여주는 숫자는 더욱 분명하다. 1971 년 이후 지구 시스템에 들어온 초과 에너지의 90 % 이상을 바다가 빨아들였다. NCEI
IPCC AR6는 같은 기간 전 대양의 열함량이 꾸준히 증가해 왔으며, 앞으로도 세기말까지 지금의 2배 이상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한다. PCC
이 거대한 열관성은 기후 정책과 일상의 날씨를 동시에 조율한다. 해안 도시의 여름은 내륙보다 덜 덥고, 겨울은 덜 춥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해양 팽창과 빙상 해체를 늦은 시차로 촉진해, 수세기에 걸친 해수면 상승을 예약해 둔다. 인간이 만든 열적 빚은, 바다가 천천히 갚아 나가는 장기 저축 예금과 같다. ↩
🌍 이전 글 👉 21.인간 활동과 탄소 순환 시스템의 불균형
이 글은 지구온난화 메커니즘 시리즈의 마지막 글입니다.전체 시리즈를 다시 보시려면 링크를 클릭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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