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장 인류의 과제
인간 활동은 지난 수세기 동안 지구의 탄소 순환 시스템에 큰 변화를 초래했으며, 이로 인해 탄소 순환 시스템의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다. 산업화 이후 화석 연료의 연소, 산림 벌채, 농업 활동의 증가 등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text{CO}_2$) 농도를 급격히 증가시켰으며, 이는 지구 기후 시스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자연적인 탄소 순환은 대기, 해양, 육상 생태계, 지질권 간에 균형을 유지하며 작동했으나, 인간 활동으로 인해 대기 중 탄소의 양이 과도하게 축적되면서 이 균형이 깨지고 있다.
화석 연료의 연소
인간 활동이 탄소 순환에 미치는 가장 큰 영향 중 하나는 화석 연료의 연소로 인한 탄소 배출이다. 석탄, 석유, 천연가스와 같은 화석 연료는 수백만 년 동안 지각에 저장된 탄소의 저장소로, 인간이 이를 대량으로 연소하면서 대기 중으로 막대한 양의 $\text{CO}_2$가 방출되고 있다.
산업화 이전에는 대기 중 $\text{CO}_2$ 농도가 약 $280\text{ ppm}$이었으나, 현재 이 농도는 $420\text{ ppm}$을 넘어섰다. 이로 인해 산업화 이전 대비 2023년 기준 지구 기온이 약 $1.45^\circ\text{C}$ 상승했으며, 기후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화석 연료 연소는 대기 중 $\text{CO}_2$ 농도를 급격히 증가시켰고, 자연적인 탄소 순환 시스템이 이를 처리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
산림 벌채와 토지 이용 변화
산림은 탄소를 흡수하고 저장하는 중요한 자연적 탄소 흡수원이다. 그러나 인간의 산림 벌채는 이 흡수원을 줄이고, 그 결과 대기 중으로 방출되는 탄소의 양이 증가하게 된다. 나무가 광합성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지 못하게 되고, 벌채된 나무가 썩거나 불에 타면서 그 과정에서 저장된 탄소가 다시 대기로 방출된다.
토지 이용 변화, 특히 농업과 도시 개발도 탄소 순환 시스템의 불균형을 초래하는 주요 원인이다. 농업은 탄소를 흡수할 수 있는 식물의 양을 감소시키고, 토양 탄소 저장 능력을 약화시킨다. 또한, 대규모 개발로 인해 탄소 흡수원이 파괴되며, 그 결과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증가하고 기후 변화가 가속화된다.
농업 활동과 메탄 배출
농업 활동은 $\text{CO}_2$뿐만 아니라 메탄($\text{CH}_4$)과 같은 강력한 온실가스의 주요 배출원이다. 메탄은 $\text{CO}_2$보다 훨씬 더 강력한 온실가스이지만, 대기 중 농도가 상대적으로 낮다. 농업 활동에서 메탄은 주로 가축의 소화 과정에서 방출되며, 벼 재배 과정에서도 발생한다.
메탄은 대기 중에서 짧은 시간 동안 존재하지만, 그 온실효과는 $\text{CO}_2$ 보다 약 $25$배 더 강력하다. 이로 인해 메탄 배출이 탄소 순환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며, 이는 기후 변화를 가속화시키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산업 활동과 탄소 배출
산업 활동 역시 탄소 순환 시스템의 불균형을 초래하는 주요 원인이다. 발전소, 공장, 교통 등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은 산업화와 함께 급격히 증가했으며, 이는 대기 중 $\text{CO}_2$ 농도를 높이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이다. 특히,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산업 구조는 대규모 탄소 배출을 수반하며, 이는 대기 중 탄소 농도 증가를 가속화시킨다.
또한, 도시화는 탄소 흡수원을 감소시키고, 인프라 구축과 같은 개발 활동은 추가적인 탄소 배출을 야기한다. 이러한 산업적 영향은 대기 중 $\text{CO}_2$ 농도를 더욱 빠르게 증가시키고 있으며, 탄소 순환 시스템의 불균형을 심화시키고 있다.
인간 활동으로 인한 탄소 순환 시스템 불균형
인간 활동으로 인해 대기 중 $\text{CO}_2$ 농도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자연적인 탄소 순환 시스템이 더 이상 이러한 양의 탄소를 흡수하고 제거할 수 없는 상태에 도달했다. 이는 탄소 순환 시스템이 붕괴되기 시작했음을 의미하며, 그 결과 지구 기후 시스템의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다.
대기 중 $\text{CO}_2$ 농도의 증가는 지구온난화와 기후 변화의 주요 원인이다. 해수면 상승, 해양 산성화, 극한 기후 현상 등의 기후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으며, 이는 지구 생태계와 인간 사회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자연적인 탄소 흡수원의 감소와 인간의 지속적인 탄소 배출은 지구 탄소 순환 시스템을 위기에 빠뜨리고 있다.
그 결과 현재 지구의 탄소 순환 시스템은 아래 탄소 순환 다이어그램처럼 불균형 상태에 놓여 있다.
탄소 순환 다이어그램
NASA
지구 시스템에서 탄소는 다양한 저장소(저장 공간)와 경로(흐름)를 통해 끊임없이 이동하고 있다. 탄소는 광합성, 호흡, 해양의 용해 및 방출, 그리고 인간의 화석연료 연소와 같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다른 저장소와 교류한다. 이 순환은 대기, 육상 생태계, 해양, 지각과 같은 여러 영역 사이에서 이루어지며, 특히 이산화탄소($\text{CO}_2$)의 형태로 대기 중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위 다이어그램에 나와 있는 탄소 순환 시스템의 저장소별 수치를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수치는 연간 흐름(Flux)을 나타낸다.
대기 중 탄소 (Atmosphere)
위 그림에 의하면 현재 대기에는 약 $750\text{ GtC}$(기가톤, $7,500\text{억 톤}$)의 탄소가 저장되어 있다.
하지만 NASA의 위성 관측 및 탄소 순환 모델에 기반한 추정치이며, IPCC가 제시하는 수치와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IPCC는 대기 중 탄소 저장량을 약 $870\text{ GtC}$($8,700\text{억 톤}$)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는 추정 방법, 적용된 모델의 범위, 시간 기준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다.
참고로, $1\text{ GtC}$(기가톤)은 $10\text{억 톤}$에 해당하므로 아래에서는 이러한 단위 환산을 반복적으로 표기하지 않겠다.
육상 생태계와 토양
육상 식생(식물)은 약 $610\text{ GtC}$, 토양은 $1,580\text{ GtC}$를 저장하고 있다. 식물은 연간 약 $121.3\text{ GtC}$의 $\text{CO}_2$를 광합성을 통해 대기에서 흡수한다.
그러나 식물의 호흡과 생물 분해 작용으로 다시 각각 $60\text{ GtC}$씩 대기 중으로 배출된다.
또한 벌목, 경작, 화재 등 인간 활동에 의해 연 $1.6\text{ GtC}$가 대기 중으로 추가 방출된다.
인간의 영향: 화석연료 및 시멘트
인간은 화석연료 연소 및 시멘트 제조를 통해 연간 약 $5.5\text{ GtC}$의 탄소를 대기로 방출하고 있다.
이는 전체 탄소 순환 중 일부에 불과하지만, 순환 시스템이 흡수할 수 있는 양보다 더 많기 때문에 탄소의 순환 균형을 무너뜨리는 주요 원인이 된다.
해양과 탄소
해양은 지구 탄소 순환에서 가장 거대한 저장소 중 하나다. 표층 해양에는 약 $1,020\text{ GtC}$, 심층 해양에는 대기의 $50$배가 넘는 무려 $38,100\text{ GtC}$($38\text{조 }1\text{천억 톤}$)가 저장되어 있다.
해양은 대기와 직접적으로 접촉하면서 $\text{CO}_2$를 교환한다. 연간 약 $92\text{ GtC}$의 탄소가 대기에서 해양으로 흡수되고, 다시 약 $90\text{ GtC}$가 해양에서 대기로 방출된다. 표층 해양에서 심층 해양으로는 연간 약 $100\text{ GtC}$이 침강하며, 심층에서 다시 $91.6\text{ GtC}$이 순환되어 올라온다.
해양 생물과 유기 탄소
해양 생물은 약 $3\text{ GtC}$를 저장하고 있으며, 이들은 표층 해양으로부터 연간 $50\text{ GtC}$의 탄소를 유기물 형태로 흡수한다. 이 중 일부는 해양 퇴적물($0.2\text{ GtC}$)로 내려가 장기 저장되고, 일부는 용존 유기 탄소로 전환되어 해양 내부에서 순환된다. 용존 유기 탄소란 $\text{CO}_2$가 바닷물과 반응해 탄산, 중탄산 이온, 탄산 이온 같은 이온 형태로 변해 바닷속에 존재하는데 이 전체를 묶어 용존 무기 탄소(DIC: Dissolved Inorganic Carbon)라고 한다.
용존 유기 탄소($700\text{ GtC}$ 미만)는 해양 내부에서 심층으로 연 $6\text{ GtC}$씩 이동하고, 해양 생물에 의해 다시 $4\text{ GtC}$이 사용된다.
강과 탄소의 이동
육지에서 유입된 탄소는 강을 따라 해양으로 이동하며, 이 흐름은 연간 $0.5\text{ GtC}$에 이른다. 이는 침식, 부식, 생물 분해에 의해 유기물이나 무기 형태로 해양에 도달하는 흐름이다.
퇴적물의 탄소 저장
가장 장기적인 탄소 저장소는 해양 퇴적물로, 약 $150\text{ GtC}$이 저장되어 있다. 이는 탄소가 다시 순환계로 돌아오기까지 수백에서 수천만 년 이상이 걸리는 저장소이며, 탄소 순환의 ‘출구’라고 할 수 있다.
결론: 불균형으로 치우친 탄소 순환
정상적인 탄소 순환은 저장소 간의 탄소 이동이 균형을 이루며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한다. 그러나 현재는 인간이 연간 $5.5\text{ GtC}$의 탄소를 추가로 대기 중에 방출하면서, 자연의 흡수 능력(토양, 식생, 해양 등)이 이를 충분히 상쇄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360\text{억 톤}$에서 $400\text{억 톤}$의 $\text{CO}_2$가 배출되고 이중 인간의 활동으로 인한 배출은 $320 \sim 350\text{억 톤}$이다. 이를 탄소 기준으로 하면 약 $90\text{억 톤}$이 된다. 여기서 대기 중으로 배출하는 양은 $55\text{억 톤}$이고 나머지는 해양과 육상 생태계가 흡수한다.
그 결과로 탄소 순환의 '흐름'이 '정체'와 '축적'으로 변질되었음을 시사한다.1)
탄소 순환 시스템 불균형 해결을 위한 노력
탄소 순환 시스템의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간 활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탄소 배출을 줄이고, 자연적인 탄소 흡수원을 복원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는 먼저 화석 연료 사용을 줄이고, 재생 가능 에너지원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를 통해 산업과 에너지 소비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
산림은 중요한 탄소 흡수원이므로, 산림 벌채를 방지하고 파괴된 산림을 복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더 나아가 대기 중 $\text{CO}_2$를 제거하고 지하에 저장하는 기술(CCS)2) 은 탄소 배출을 줄이는 중요한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인간 활동으로 인해 이 시스템은 전례 없는 구조적 위기를 겪고 있다. 산업화와 도시화, 그리고 화석 연료의 과도한 사용으로 인해 대기 중 $\text{CO}_2$ 농도는 급격히 증가했고, 자연적 흡수 메커니즘은 이를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탄소 순환 시스템의 붕괴라는 위기가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며, 우리가 직면한 현실적인 문제다.
하지만 중요한 것으로 국제협력이다. 기후 변화는 전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문제이므로, 각국이 협력하여 탄소 배출 감축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국제적 노력이 필요하다.
탄소는 지구 생명체와 기후를 지탱하는 필수 요소이며, 지구의 대기, 해양, 육지, 그리고 암석권을 순환하면서 에너지 흐름을 조절하고 생태계를 안정화한다. 자연적 탄소 순환은 수억 년에 걸쳐 지구 기후를 조절해 왔고3), 이를 통해 생명체들이 번성할 수 있는 환경이 지속될 수 있었다.
해양은 $\text{CO}_2$를 흡수하면서 점점 산성화되고 있으며, 산림과 토양은 그 수용 능력을 한계에 다다랐다. 지질학적 메커니즘, 즉 암석화나 화학적 풍화와 같은 과정은 수백만 년에 걸쳐 $\text{CO}_2$를 고정할 수 있지만, 현재와 같이 빠른 기후 변화 속도에 대응하기에는 역부족이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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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재는 동심헌(童心軒)의 지구온난화 메커니즘 기획 시리즈입니다."
📌 주(註)
로이터(Reuters)
AP 통신
2) CCS(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 기술의 정량적 메커니즘과 글로벌 동향을 실증 데이터로 증명하는 국내외 주요 사이트들은 아래와 같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KIER)
Global CCS Institute (GCCSI)
2025년 CCS의 글로벌 현황 보고서
국제에너지기구(IEA)산하의 기술 협력 프로그램(IEAGHG)
글로벌 CCS 지도(SCCS)
CO2RE 글로벌 CCS 연구
이에 관한 상세한 연대별 변화와 메커니즘은 지구온난화 메커니즘 시리즈 제4편 "지구 대기의 기원과 기온의 진화"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