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프3)그래프 막대는 이산화탄소($\mathrm{CO}{_2}$) 2배 증가와 태양 복사 +2% 상승 시 기후 모형이 수치 시간 적분으로 시뮬레이션한 지구 표면 온도 반응(기후 민감도)을 보여줍니다.
1차원 모형 (RCM, $2.4^\circ\mathrm{C}\sim 2.57^\circ\mathrm{C}$)인 경우 수증기 되먹임은 고려하지만, 눈이나 해빙의 면적은 고정되어 있습니다. 즉, 온도가 올라도 얼음이 녹아 반사율이 변하는 효과를 계산하지 못합니다.
3차원 모형 (GCM, $2.9^\circ\mathrm{C}\sim 3.04^\circ\mathrm{C}$)인 경우 온도가 오르면 눈과 해빙이 녹아 지표면이 더 많은 태양열을 흡수하는 '양의 알베도 되먹임'이 추가됩니다. 이 추가적인 에너지 흡수가 약 $0.5^\circ\mathrm{C}$의 온도를 더 끌어올리는 것입니다.(자료: 『기후의 과학』 본문 데이터, 제작: Apple Pages)
2편에서는 기후 모형에서 가장 중요한 1차원 연직 기둥 모형(복사-대류 평형 모형)을 통해 이산화탄소($\mathrm{CO}{_2}$)가 온도를 높이는 기본적인 물리 법칙을 확인했습니다.
이번 3편에서는 그 물리 법칙이 지구 전체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 즉 에너지가 위아래뿐 아니라 남북·동서로 어떻게 이동하고 재분배되는지를 3차원 대기 대순환 모형(GCM)을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해들리 순환, 무역풍과 편서풍, 열대 수렴대와 몬순, 그리고 극지 증폭까지, GCM은 단순한 온도 계산을 넘어 지구의 바람과 비, 계절과 지역 차이를 물리 법칙으로 설명하는 가상 실험실입니다. 이제 $\mathrm{CO}{_2}$ 2배 증가 실험을 통해 기후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구체적으로 확인해보겠습니다.
3차원 대기 대순환 모형(GCM)의 전개
이산화탄소($\mathrm{CO}{_2}$) 2배 증가 시 지표면 온도 변화를 산출하기 위한 1차원 복사-대류 모형은 대기를 하나의 연직 기둥으로 단순화하여 복사(단파·장파)와 대류를 결합한 복사-대류 평형을 계산합니다. 이때 습윤 단열 감률($6.5^\circ\mathrm{C}/\mathrm{ km}$)을 넘으면 강제로 대류 조정합니다.
2편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1차원 모형에서 $\mathrm{CO}{_2}$ 증가에 따른 평형 온도에 도달하기 위해 수백 일에 걸친 수치 시간 적분을 수행하여 얻은 결론은 $\mathrm{CO}{_2}$ 증가 시 지표면과 대류권은 가열되고 성층권은 냉각됩니다. 온도 반응은 $\mathrm{CO}{_2}$ 농도의 로그에 비례하여 비선형적인 결과가 도출됩니다. 수증기 되먹임이 온난화를 약 1.8배 증폭한다는 사실도 발견되었습니다.
이에 마나베 등 연구자들은 '복사와 대류의 기본 물리 법칙만으로도 지구 평균 온도를 설명할 수 있다'는 "용기"를 얻습니다.
하지만 1차원 모형은 위도에 따른 태양 복사 차이, 해들리 순환, 몬순과 열대 수렴대(ITCZ), 강수의 공간 분포, 해양과 대륙의 차이 등 설명하지 못합니다. 즉, 에너지의 수직 흐름은 설명하지만 에너지의 수평 이동(이류)는 계산하지 못한다는 문제점이 도출되었습니다.
해들리 순환은 적도 부근의 뜨거운 열기를 고위도로 보냄으로써 지구의 온도를 조절하는 거대한 대기 순환의 엔진입니다. 이 순환은 지구의 강수 패턴(열대의 다우지와 아열대의 사막)을 결정짓는 가장 핵심적인 물리적 골격입니다. 해들리 순환의 3단계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적도 부근의 상승 (가열과 팽창)태양 복사 에너지(일사)가 집중되는 적도 지역에서는 지표면의 공기가 뜨거워지면서 가벼워져 위로 솟구칩니다. 이때 습한 공기가 올라가며 습윤 대류를 일으켜 구름을 만들고 엄청난 양의 비를 뿌립니다. 이곳을 열대수렴대(ITCZ)라고 부릅니다.
상층부의 이동상층 대기(약 $10\sim15\mathrm{ km}$)까지 올라간 공기는 더 이상 위로 가지 못하고 양극 방향(북쪽과 남쪽)으로 갈라져 이동합니다.
아열대 지역의 하강 (냉각과 압축)북위·남위 약 $30^\circ$ 부근에 도달한 공기는 차갑고 무거워져 다시 지표면으로 내려옵니다. 공기가 위에서 누르기 때문에 구름이 생기기 어렵고 건조한 고기압 지대가 형성됩니다. 이곳에 세계의 주요 사막(사하라, 오스트레일리아 등)이 위치하는 이유입니다.
코리올리 힘(Coriolis Force)1)
과 결합하여 적도로 되돌아오는 하층의 공기는 지구 자전의 영향으로 비스듬히
휘어지며 '무역풍'을 만듭니다.
저위도의 남는 에너지를 중위도로 실어 나르는 셔틀 역할을 수행합니다. 적도의
상승 구역은 '다우지(多雨地, 비가 많이 내리는 곳)'를, 아열대의 하강 구역은
'소우지(少雨地, 비가 적게 내리는 곳)'를 만드는 기후의 기본 지도를
그립니다.
위키피디아 (영문)
미 해양대기청 (NOAA)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따라서 $1$차원 모형이 수직적 에너지 평형을 증명했다면, GCM은 에너지의 수평 이동(이류)과 지구적 순환을 다룹니다.
- 연평균 모형의 구조: 수평 방향 약 $500\mathrm{ km}$ 격자와 수직 $9$개 층을 구성하여 바람, 온도, 습도의 변화율을 방정식으로 계산합니다.
- 습윤 대류 조정: 수증기가 비로 변하며 방출하는 잠열이 대기를 데우는 과정을 시뮬레이션하여 실제 기상 현상을 재현합니다.
- 계절 모형의 확장: 일사량의 계절적 변화와 해수면 온도를 반영하여 몬순(Monsoon)과 같은 복잡한 기후 리듬을 읽어냅니다.
NOAA 산하 지구 물리 유체 역학연구소(GFDL)에서 개발한 1차원 복사-대류 모형은 정교한 복사 전달 과정과 습윤 대류 조정(심층 대류)을 3차원 격자에 성공적으로 통합했습니다.
연평균 모형의 구조
GCM의 연평균 모형은 수평 방향으로 약 $500\mathrm{ km}$ 간격의 격자를 구성하고, 지표면부터 성층권 중간까지를 $9$개의 층으로 나누었습니다. 여기에 예측 변수로 바람 벡터, 온도, 습도를 정하고 변화율을 계산하기 위해 운동 방정식과 열역학 에너지 방정식을 사용합니다.
이 모형은 열 이류(advection), 태양 및 장파 복사뿐만 아니라 지표면 마찰, 현열 플럭스, 증발을 통한 지표-대기 간의 에너지 교환을 명시적으로 포함했습니다. 마나베 교수가 1차원 모형에서 확립한 계산법을 그대로 이식하여, $\mathrm{CO}{_2}$와 구름 분포에 따른 온도 변화율을 정밀하게 산출합니다.
연평균 모형에서 온도와 수증기의 연직 분포를 조절하는 핵심 고리는 대류권 상층부를 관통하는 심층 습윤 대류입니다. 1차원 모형에서는 연직 감률이 임계값을 넘으면 강제 조정하고 3차원 연평균 모형에서는 습윤 대류 조정으로 구현합니다.
마나베 교수가 1차원 모형에서 확립하고, 이후 3차원 연평균 모형에 이식한 '습윤 대류 조정'은 기후 모형이 실제 대기의 온도와 강수 현상을 재현하게 만드는 핵심 장치입니다.
습윤 대류 조정
습윤 대류습윤 대류는 단순히 공기가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이 아니라, '수증기'라는 에너지가 대기라는 엔진을 돌리는 핵심 방식입니다.
건조한 공기와 달리 습한 공기는 위로 올라갈 때 엄청난 에너지를 뿜어냅니다. 지표면에서 가열된 습한 공기가 위로 올라가면(상승) 기압이 낮아져 부피가 팽창하고 온도가 내려갑니다. 이때 공기 중의 수증기가 물방울(구름)로 변하는 '응결'이 일어납니다.
수증기가 물이 될 때, 기체 상태일 때 품고 있던 에너지를 주변으로 방출합니다. 이를 잠열(Latent Heat)이라고 합니다. 이 잠열이 주변 공기를 데우면, 공기는 더 가벼워져서 더 높이, 더 빨리 솟구치게 됩니다. 이것이 거대한 적란운이나 태풍을 만드는 원동력입니다.
습윤 대류는 지구의 하층의 에너지를 상층으로 수송하는 '에너지 펌프' 역할을 합니다. 지표면은 태양열로 인해 늘 과열된 상태입니다. 습윤 대류는 이 넘치는 열을 대기 상층부(약$10\sim15\mathrm{ km}$)까지 단숨에 실어 나릅니다.
만약 대류가 없다면 지표 온도는, 2편에서 본 것처럼 약 $333\mathrm{ K}$(약 $59^\circ\mathrm{C}$)까지 치솟겠지만, 습윤 대류가 열을 위로 뽑아내어 우주로 방출하기 쉬운 고도로 전달하기 때문에 지금의 살기 좋은 온도가 유지되는 것입니다.
습윤 대류는 지표면의 '물(수증기)'이 '구름'으로 변하면서 숨겨두었던 '열 에너지'를 대기 상층부에 뿌려주는 장치입니다.
습윤 대류 조정습윤 대류 조정이란, 대기가 수증기로 포화되어 불안정해질 때 '대류(공기의 수직 이동)'를 통해 온도를 물리적 한계치 이내로 강제 조정하는 수치적 기법입니다. 앞서 말한 잠열이 대기를 얼마나 데우고 공기를 어떻게 섞어줄지를 결정하는 규칙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마나베 교수는, 상대습도가 $100\%$에 근접할 정도로 대기 중 공기가 수증기로 포화되었는가?, 수직 온도 변화율(감률)이 '습윤 단열 감률'보다 큰가?, 이 두 가지 조건이 만족할 때 '조정'이 일어난다고 설계했습니다.
이 조건이 충족되면 모형은 즉시 하층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를 위로 올리고, 상층의 차가운 공기를 아래로 내려 수직 온도 분포를 안정적인 상태(습윤 단열 감률)로 되돌립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남는 수증기는 '비(Rain)'로 변해 지표면으로 떨어지게 됩니다.
습윤 단열 감률은 고정된 하나의 값이 아니라, 대기의 온도와 습도 상태에 따라 변하는 가변적인 값입니다.
공기가 상승하며 수증기가 응결할 때 잠열(숨은 열)이 방출되므로, 온도가 높고 습한 열대는 수증기가 많아 잠열 방출이 활발하므로 감률이 낮습니다. 즉 매우 천천히(약 $5^\circ\mathrm{C}/\mathrm{km}$)식습니다. 반면 온도가 낮고 건조한 고위도는 응결할 수증기가 적어 잠열 방출이 적으므로 건조 감률(약 $10^\circ\mathrm{C}/\mathrm{km}$)과 비슷해집니다.
$\mathrm{CO}{_2}$ 증가로 온도가 오르면 대기는 더 많은 수증기를 머금게 됩니다. 수증기가 많아지면 습윤 감률이 낮아지고(더 천천히 식고), 이는 대류권 상층을 더 뜨겁게 만들어 지표면의 온난화를 가속화합니다.
습윤 대류 조정은 3차원 모형에서 매우 중요한 두 가지 현상을 만들어냅니다.
첫째, 따뜻한 핵(Warm Core)을 형성합니다. 심층 대류가 일어나면서 상층 대기에
열을 공급합니다. 이는 태풍(열대 저기압)이 에너지를 얻어 발달하는 핵심 동력이
됩니다.
둘째, 현실적인 강수 패턴을 형성합니다. 이 메커니즘 덕분에 모형은 해수면 온도가
높은 적도 지역에서 공기가 상승하여 비가 내리는 열대 수렴대(ITCZ)와
몬순(Monsoon) 현상을 실제와 유사하게 재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마나베 이전의 모형들은 단순히 공기가 섞이는 것(건조 대류)만 고려했습니다. 하지만 마나베는 '수증기의 응결'이 대기 에너지 순환의 핵심임을 간파했습니다. 건조 대류는 단순히 공기를 섞어 온도를 평탄하게 만들지만 습윤 대류는 수증기가 비로 변하며 방출하는 열이 대기 전체를 데우고 순환을 가속합니다.
요약하면 습윤 대류 조정은 대기가 너무 습하고 불안정해질 때, 수증기를 비로 바꾸고 그 열을 상층으로 전달하여 대기의 온도를 물리적으로 안정시키는 '기후 모형의 핵심 엔진'입니다.
마나베는 1차원 모형에서 이 복잡한 과정을 '6.5도 감률 고정'이라는 방식으로 단순화(조정)했지만, 이후 3차원 모형(GCM)에서는 이를 통해 열대 지방의 강수 패턴과 저기압의 발달을 성공적으로 시뮬레이션했습니다.
연평균 모형 실험
마나베와 연구원들은 연평균 모형의 실험을 위해 여러가지 이상적인 상황을 가정했습니다.
우선 계절 변이를 무시하고 대신에 위도별 연평균 일사(Solar Radiation)가 대기권 최상단으로 들어온다고 가정했습니다.
또한 이 모형에서는 지리적 조건도 이상화했습니다. 계산 영역을 한쪽 반구로 제한했고, 적도를 자유 미끄럼 경계로 설정했습니다. 지구의 표면은 평평하고 수평 방향으로 균일하며, 습지와 같은 습한 표면으로 덮이고, 물은 무제한이지만 열용량은 0으로 가정했습니다. 지표면의 온도는 지표의 열 균형을 만족하도록 결정했고, 지표면과 지구 내부 사이의 열 교환이 없다고 암묵적으로 가정했습니다.
대기의 초기 상태를 온도가 일정한 건조 대기로 하고 약 $187$일 수치 적분을 수행한 후 $150$일 이후 평형 온도에 도달했습니다. 결과는 동서 평균 온도의 위도–높이 분포가 관측된 온도 분포와 유사했습니다.
이 모형의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는 지구의 강수 분포를 실제와 유사하게 그려냈다는 점입니다.
첫째, 모형 내의 '습윤 대류 조정' 과정(심층 대류)은 대류권 상층에 따뜻한 핵을 형성하며, 이는 열대 저기압 발달과 열대 수렴대(intertropical convergence zone, ITCZ) 형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둘째, 열대 지방의 해수면 온도가 높은 곳에서 강수량이 집중되는 현상과, 온대 저기압이 지나는 중위도 지방의 강수대 형성을 관측 결과와 일치하게 재현했습니다.
계절 모형으로 확장
마나베와 연구원들은 연평균 모형을 통한 동서 평균 온도의 위도-높이 분포 시뮬레이션 결과가 고무적이었기 때문에, 이 모형에서 지리적 조건과 들어오는 태양 복사의 계절 변이를 현실적인 값으로 바꿔서 지구 전체의 모형으로 전환했습니다.
초기 상태와 시간 적분해수면 온도(SST)는 관측값으로 고정하되, 대륙 지표 온도는 복사 에너지의 흡수·방출과 현열, 잠열의 균형을 통해 계산했습니다. 토양 수분은 강수·융설(유입)과 유출·증발(유출)의 차이로 계산했으며, 적설량은 강설과 승화·융해의 평형으로 예측했습니다.
격자 간격을 $250\mathrm{ km}$로 줄여 해상도를 2배 높였으며, 1970년대 당시 가장 빠른 컴퓨터로 수천 시간의 '수치 시간 적분'을 수행했습니다.
실험 결과첫째, 모형은 연평균 강수의 지리적 분포를 상당히 현실적으로 재현했습니다. 태평양·인도양 열대 해역과 아마존 유역에서 많은 강수가 나타났고, 동태평양에서는 ITCZ의 북쪽·남쪽 가지가 관측과 유사한 형태로 형성되었습니다. 저위도의 강수는 해들리 순환의 상승·하강 운동과 밀접하게 연결되었으며, 아열대 건조 지역(사하라, 오스트레일리아)과 중위도 폭풍대의 강수 특성도 정성적으로 잘 설명되었습니다.
둘째, 또한 강수 분포는 해수면 온도와 밀접히 대응했습니다. 따뜻한 해역 위에서 강수가 집중되었고, 이는 열대 요란과 심층 대류 활동이 활발해지기 때문입니다. 모형의 습윤 대류 조정은 상층에 따뜻한 핵을 형성하여 열대 저기압 발달과 연관된 구조를 재현했습니다.
셋째, 지표 근처의 흐름 역시 계절 변이를 반영했습니다. 1월과 7월 모두 아열대 고기압에서 발산해 ITCZ로 수렴하는 구조가 나타났고, ITCZ는 계절에 따라 북쪽과 남쪽으로 이동했습니다. 특히 7월에는 인도양과 서태평양에서 강한 남풍이 형성되어 인도·동남아시아 몬순 강수에 수분을 공급했고, 1월에는 북풍이 강화되어 ITCZ로 수렴하는 구조를 보였다. 이러한 순환 패턴은 실제 대기 관측과 매우 유사했습니다.
계절 모형의 의의마나베의 계절 모형은 "해수면 온도를 실제와 같게 설정하고 물리 법칙을 적용했을 때, 지구의 복잡한 강수 패턴과 대기 순환이 얼마나 정확하게 재현될 수 있는가"를 보여주었습니다. 이는 기후 모형이 단순한 수식의 나열이 아니라, 지구의 계절적 리듬을 읽어낼 수 있는 강력한 '가상 실험실'임을 객관적 근거로 입증한 사례입니다.
GFDL 모형은 단순히 온도를 맞추는 것을 넘어, "왜 비가 내리고, 왜 특정 방향으로 바람이 부는가"에 대한 물리적 해답을 제시했습니다. 특히 습도와 대류의 상호작용을 통합함으로써, 기후 모형은 비로소 지구의 '날씨'와 '기후'를 동시에 설명할 수 있는 수준으로 진화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 이제 이러한 GCM 모형이 $\mathrm{CO}{_2}$ 2배 증가 시 기후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마나베와 연구원들이 수행한 수치 실험 결과를 살펴보겠습니다.
수치 실험
$\mathrm{CO}_2$ $2$배 증가 실험을 통해 대기 내부의 복합적인 되먹임(Feedback) 과정을 정량적으로 입증했습니다.
- 극지 증폭 현상: 눈과 해빙이 녹으며 태양 복사 흡수를 늘리는 '양의 알베도 되먹임'이 고위도의 온난화를 가속합니다.
- 태양 복사 조도 실험: 태양 복사가 $+2\%$ 상승했을 때의 온도 반응($3.04^\circ\text{C}$)이 $\text{CO}_2$ $2$배 증가 시($2.9^\circ\text{C}$)와 유사함을 발견했습니다.
- 냉각의 위험성: 태양 복사가 감소할 때 알베도 효과로 인해 냉각 폭이 급격히 커지며, 이는 '눈덩이 지구'로의 임계점을 경고합니다.
$\mathrm{CO}{_2}$ 2배 증가 실험
$\mathrm{CO}{_2}$ 농도 변화에 따른 대기의 반응을 확인하기 위해 $300\mathrm{ ppm}$과 $600 \mathrm{ ppm}$두 가지 조건에서 수치 시간 적분을 수행했습니다.
실험 결과, 전 지구적으로 대류권은 가열되고 성층권은 냉각되는 1차원 모형의 특성이 재현되었으나, 위도별로 독특한 증폭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고위도(극지방)에서는 지표 근처에서 온난화가 가장 크게 나타났습니다. 이는 눈과 해빙이 녹으며 태양 복사를 더 많이 흡수하는 양의 알베도 되먹임과, 대기 순환 변화로 인한 대류권 '정적 안정성(Static Stability)' 약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정적 안정성이란 공기 덩어리가 위로 떠올랐을 때, 계속 올라가려 하는가 아니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려 하는 성질을 말합니다. 정적 안정(Stable)은 공기 덩어리를 위로 밀어 올려도 주변보다 온도가 낮아 무거워지기 때문에 다시 원래 위치로 내려오려는 상태입니다. 북극 등 고위도에서 정적 안정성이 약해지면, 지표 근처에 갇혀 있던 열이 대류권 중간층까지 더 깊숙이 전달됩니다.
반면 저위도(열대)에서는 지표보다 대류권 상층의 온난화 규모가 더 컸습니다. 이는 심층 습윤 대류가 연직 온도 기울기를 습윤 단열 감률에 맞추기 때문이며, 온도가 오를수록 감률이 감소(천천히 식음)하는 물리적 특성이 반영된 것입니다.
3차원 모형은 기존 1차원 모형보다 더 복잡한 되먹임 과정을 정량적으로 입증했습니다. 3차원 모형에서 산출된 지표 온도 상승폭($2.9^\circ\mathrm{C}$)이 1차원 모형($2.4^\circ\mathrm{C}$)보다 큰 이유는 눈과 해빙의 반사율 변화가 추가되었기 때문입니다.
수증기 되먹임으로 나타나는 동서 평균 상대 습도의 변화는 고도에 따라 일부 상쇄(하층 증가, 상층 감소)되어 표면 온도에 미치는 영향이 $0.1^\circ\mathrm{C}$ 미만이었습니다. 이는 1차원 모형에서 가정한 '상대 습도 고정' 원리가 3차원 모형에서도 유효함을 시사합니다.
모형이 예측한 극지 증폭 현상은 실제 지난 $130$년간의 관측 데이터와 매우 일치합니다. 북극의 온난화 속도는 북반구 평균보다 훨씬 빠르게 나타나 모형의 정당성을 뒷받침합니다. 남극은 북극만큼 증폭이 뚜렷하지 않은데, 이는 남극해의 심층 수직 혼합이 해양 표면의 온난화를 억제하기 때문입니다.
마나베의 3차원 $\mathrm{CO}{_2}$ 2배 증가 시 평형 반응 실험은 단순히 "지구가 더워진다"는 사실을 넘어, 왜 북극이 더 빨리 더워지는지, 그리고 왜 열대의 하늘(상층)이 지표보다 더 뜨거워지는지를 물리적 법칙(알베도 되먹임, 습윤 단열 감률)을 설명합니다. 이는 기후 모형이 실제 지구의 복잡한 물리 현상을 모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태양 복사 조도 변화 실험
마나베는 태양 복사 조도를 $+2\%$ 높였을 때와 $\mathrm{CO}{_2}$ 농도를 2배로 높였을 때, 지구 표면 온도가 거의 유사하게 상승한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태양 복사 조도 $+2\%$ 증가 시 전 지구 평균 표면 온도는 $3.04^\circ\mathrm{C}$ 상승했고, $\mathrm{CO}{_2}$ 농도 2배 증가했을 때는 $2.9^\circ\mathrm{C}$ 상승하여 열 강제력의 분포가 서로 다름에도 불구하고, 대류권의 온도 반응 패턴은 놀라울 정도로 유사했습니다. 이는 자오면(남북) 온도 기울기가 일정 수준을 넘지 않도록 열을 극지로 수송하는 '경압 불안정'과 같은 대기 동역학적 메커니즘이 기후 시스템을 견고하게 제어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알베도 되먹임: 냉각될수록 강해지는 민감도1차원 모형(RCM)과 달리 3차원 모형(GCM)에서는 온도가 낮아질수록 냉각 폭이 훨씬 커집니다. 이는 눈과 해빙이 적도 방향으로 확장되면서 태양빛을 더 많이 반사하는 '양의 알베도 되먹임' 때문입니다. 특히 해빙의 경계가 확장될수록 반사 면적이 급격히 늘어나 기후 시스템의 민감도를 증폭시킵니다.
표4에서 수치 차이의 원인은 첫째, 1차원 모형 ($2.4^\circ\mathrm{C}\sim 2.57^\circ\mathrm{C}$)인 경우 수증기 되먹임은 고려하지만, 눈이나 해빙의 면적은 고정되어 있습니다. 즉, 온도가 올라도 얼음이 녹아 반사율이 변하는 효과를 계산하지 못합니다.
둘째, 3차원 모형 ($2.9^\circ\mathrm{C}\sim 3.04^\circ\mathrm{C}$)인 경우 온도가 오르면 눈과 해빙이 녹아 지표면이 더 많은 태양열을 흡수하는 '양의 알베도 되먹임'이 추가됩니다. 이 추가적인 에너지 흡수가 약 $0.5^\circ\mathrm{C}$의 온도를 더 끌어올리는 것입니다. 해빙이 줄면 행성 알베도가 낮아져, 같은 태양 복사에서도 지구 시스템이 흡수하는 순복사(흡수-반사)가 증가합니다.
임계점의 경고: 빙관 불안정성과 눈덩이 지구에너지 균형 모형(EBM)은 빙관이 특정 임계 위도를 넘어서면 알베도 되먹임이 지구의 열 방출 능력을 압도하여, 행성 전체가 얼음으로 덮이는 '눈덩이 지구'가 될 수 있음을 경고합니다. 비록 모형에 따라 임계치에 대한 견해차($2\%\sim 5\%$)는 있으나, 태양 복사 조도의 미세한 감소만으로도 기후가 돌이킬 수 없는 불안정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비선형적 위험성을 입증했습니다.
태양 복사 조도가 줄어들수록 얼음이 적도로 확장되며 냉각 효과가 눈덩이처럼 불어납니다. 복사 조도 $-2\%$ 감소 시는 $4.37^\circ\mathrm{C}$ 냉각되고 복사 조도 $-2\%$에서 $-4\%$로 추가 감소 시는 $5.71^\circ\mathrm{C}$ 추가 냉각됩니다.(누적 $10.08^\circ\mathrm{C}$ 냉각)
반면 1차원 모형(RCM)에서는 $-2\%$ 시 약 $2.55^\circ\mathrm{C}$, $-4\%$ 시 약 $2.54^\circ\mathrm{C}$ 냉각되어 변화 폭이 일정합니다. 이는 실제 지구가 추워질 때(빙하기 등) 알베도 효과로 인해 훨씬 더 극단적인 변화를 겪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객관적 근거입니다.
결론마나베의 GCM은 1차원 모형이 예측한 $2.4^\circ\mathrm{C}$를 넘어 $2.9^\circ\mathrm{C}$($\mathrm{CO}{_2}$ 2배)와 $3.04^\circ\mathrm{C}$(태양 $+2\%$)라는 수치를 제시했습니다. 이 $0.5^\circ\mathrm{C}$의 차이는 단순한 오차가 아니라, 지구가 스스로 얼음을 녹여 열을 더 받아들이는 '알베도 되먹임'의 실체를 수치화한 결과입니다. 특히 냉각 시 수치가 급격히 커지는 현상은 기후 시스템이 임계점을 넘어 '눈덩이 지구'로 치달을 수 있는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대기/해양 혼합층 모형
1970년대 컴퓨터 성능의 향상으로, 마나베는 전 지구의 지형과 계절에 따른 일사 변화를 반영한 정교한 대기/해양 혼합층 모형을 구축했습니다.
이 모형은 바다를 $70m$ 두께의 등온층으로 설정하여 해양의 열 관성을 재현했습니다. 이는 8월과 2월의 기온 차이를 실제 관측치와 일치하게 시뮬레이션하는 기반이 되었습니다.
이 모형은 해양 내 열의 수평 이동과 심해와의 수직 열 교환을 배제하는 대신, 표면에서의 에너지 입출력(열 수지)에 집중합니다. 이는 짧은 시간 규모의 기후 변화를 시뮬레이션할 때 해양의 열 관성을 효과적으로 반영하는 합리적인 설정입니다.
강설, 승화, 융해 등 해빙의 상·하단에서 발생하는 물리적 과정을 계산(해빙 수지)하여 해빙 두께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산출합니다. 해빙 하단은 바다의 어는점($-2^\circ\mathrm{C}$)을 유지하며, 상단은 복사 에너지와 열전도 사이의 평형 조건에 따라 온도가 결정됩니다.
대기/해양 혼합층의 열 수지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요소는 해빙입니다. 해빙은 고위도에서 바다를 덮고, 태양 복사의 많은 부분을 반사합니다. 또한 해양 혼합층과 대기 상층부 사이의 열 교환을 감소시켜 혼합층의 열 균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칩니다. 해빙의 두께 변화는 고위도 지역의 에너지 균형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변수로 작용합니다.
북극 온난화의 계절적 비대칭성 ($\mathrm{CO}{_2}$ 4배 실험)$\mathrm{CO}{_2}$ 농도를 4배로 높인 수치 실험 결과, 북극의 온난화는 계절에 따라 극명한 차이를 보였습니다. 겨울에는 해빙이 얇아지면서 바다의 열이 대기로 전달되는 열전도가 급증합니다. 이로 인해 겨울과 봄에 온난화 규모가 가장 크게 나타납니다. 반면 여름에는 태양 에너지가 해빙을 녹이거나 바다에 저장되는 데 집중되어 지표 기온 상승이 상대적으로 작습니다. 실제 1991~2009년 데이터 분석 결과도 겨울에 온난화가 크고 여름에 최소가 되는 모형의 예측과 일치했습니다.
알베도 되먹임과 기후 민감도의 불확실성해빙과 일사의 상호작용은 기후 시스템의 민감도를 결정짓는 결정적 요소입니다. 알베도 되먹임으로 여름에 해빙이 많이 녹으면 일사 흡수가 증가하고, 이는 겨울철 해빙 성장을 지연시켜 1년 내내 해빙을 얇게 만듭니다. 이러한 연쇄 반응은 온난화를 더욱 가속합니다.
그러나 대기/해양 혼합층 모형에서 GFDL 유형과 NASA/GISS 유형은 동일한 $\mathrm{CO}{_2}$ 2배 증가 조건에서도 서로 다른 기후 민감도를 제시합니다. GFDL 모형은 평형 기후 민감도를 약 $2^\circ\mathrm{C}$보다 조금 클 것으로 추정한 반면, NASA/GISS 모형은 약 $4^\circ\mathrm{C}$에 이르는 온도 상승을 예측했습니다. 두 모형의 구조는 유사하지만 상승 폭에서 큰 차이가 나타나는 것은 기후 민감도 연구에 여전히 큰 불확실성이 존재함을 보여줍니다.
결론마나베의 모형은 "왜 북극의 겨울이 더 빨리 뜨거워지는가?"에 대한 물리적 근거를 해빙의 두께 변화와 열전도 메커니즘으로 설명했습니다. 이는 기후 변화가 균일한 온도 상승이 아니라, 해빙의 상태와 계절적 열 교환 방식을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역동적인 과정임을 입증한 것입니다.
3차원 모형의 의의
마나베 슈쿠로 교수의 3차원 대기 대순환 모형(GCM)은 단순히 1차원 모형을 복잡하게 만든 결과물이 아닙니다. 그것은 '에너지는 수직으로 흐를 뿐만 아니라, 수평으로도 소용돌이치며 분배된다'는 지구의 살아있는 역동성을 수치화하였습니다.
이 모형은 몇 가지 중요한 사실을 제공합니다.
첫째, 해들리 순환과 습윤 대류 조정이라는 엔진이 지구의 온도를 물리적 한계 내에서 조절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둘째, 알베도 되먹임과 해빙 수지의 정교한 상호작용이 북극의 겨울을 더욱 뜨겁게 달구고(극 증폭), 때로는 행성 전체를 얼음으로 덮을 수 있는(눈덩이 지구) 잠재적 불안정성을 품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마나베 교수의 GCM은 기후 과학을 단순한 추론에서 인류의 미래를 예측하는 '정밀한 설계도'의 영역으로 격상시켰습니다.
"에너지는 수직으로 흐를 뿐만 아니라, 수평으로도 소용돌이치며 분배된다."
마나베의 GCM은 이 역동적인 과정을 수치화함으로써 1차원 모형이 제시했던 "지구가 더워질 것"이라는 가설을, "어디가, 왜, 얼마나 더 뜨거워지는가"라는 구체적인 실체의 영역으로 끌어올림으로써 물리적 해답을 얻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풀리지 않은 의문이 남아 있습니다.
"왜 어떤 모형은 $2^\circ\mathrm{C}$보다 조금 크고, 어떤 모형은 $4^\circ\mathrm{C}$를 가리키는가?"
이산화탄소 2배 증가라는 똑같은 자극에도 기후 시스템이 이토록 다르게 반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열쇠는 대기 속에 숨겨진 '두 번째 종류의 되먹임(Feedback)', 즉 제2종 되먹임 과정에 있습니다. 이러한 유형의 되먹임에는 감률, 알베도, 수증기, 그리고 구름이 있습니다. 에너지를 증폭하거나 억제하는 방식의 차이가 모델마다 다른 성적표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되먹임 수치만으로 신뢰성 있는 기후 민감도를 추정하기에는 어렵다는 것이 마나베의 판단입니다. 모형 내부의 물리 과정에만 의존하기에는 구름과 같은 변수의 불확실성이 너무 컸기 때문입니다. 이에 마나베는 가장 유망하고 객관적인 대안을 제시하는데 그것은 지질학적 데이터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수만 년 전 지구가 겪었던 빙기-간빙기의 거대한 기후 변화를 GCM으로 시뮬레이션하고, 이를 실제 지질학적 증거와 대조함으로써 모형의 타당성을 검증하는 것입니다. 과거의 지구가 보여준 실제 반응이야말로 기후 민감도를 추정하는 가장 강력한 '현실의 잣대'가 될 수 있습니다.
제4편에서는 기후 민감도의 불확실성을 결정짓는 가장 핵심적인 되먹임 요소들과 빙기-간빙기 기후 변화에 대한 시뮬레이션 과정을 고찰합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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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재는 마나베 슈쿠로와 앤서니 브로콜리의 저서 『기후의 과학』를 소개하는
동심헌(童心軒)의 기획 시리즈입니다."
🔖 주(註)
지구는 거대한 구체이며 자전축을 중심으로 회전합니다. 이때 위도에 따라 지표면이 회전하는 선속도가 다릅니다. 적도는 회전축에서 가장 멀어 선속도(동쪽 방향)가 최대(약 $1,670\mathrm{ km/h}$)입니다. 반면 극지방은 회전축에 가까워 자전 속도가 0에 수렴합니다.
적도에서 북쪽으로 공기가 이동할 때, 공기는 적도에서 가졌던 빠른 동쪽 방향의 관성을 유지하려 합니다. 하지만 북쪽으로 갈수록 지표면의 자전 속도는 느려지기 때문에, 지표면에 있는 관찰자가 보기에는 공기가 진행 방향의 오른쪽(동쪽)으로 휘어지는 것처럼 보이게 됩니다.
무역풍은 위도 $0^\circ \sim 30^\circ$ 사이 (저위도)에서 발생하고 아열대 고압대($30^\circ$)에서 적도 저압대($0^\circ$)를 향해 불어 내려오는 바람입니다. 이때 코리올리 힘에 의해 북반구에서는 진행 방향의 오른쪽으로 휘어져 북동풍의 성질을 띠게 됩니다. 과거 범선들이 무역을 위해 이 바람을 이용했기에 '무역풍'이라 불립니다. 마나베의 모형에서 이 바람은 열대의 수증기를 적도 수렴대(ITCZ)로 모아 다우지를 만드는 핵심 역할을 합니다.
편서풍은 위도 $30^\circ \sim 60^\circ$ 사이 (중위도)에서 발생하며 아열대 고압대($30^\circ$)에서 고위도 저압대($60^\circ$)를 향해 불어 올라가는 바람입니다. 마찬가지로 코리올리 힘의 영향을 받아 오른쪽으로 크게 휘어지며, 서쪽에서 동쪽으로 부는 서풍의 성질을 강하게 띱니다. 대한민국을 포함한 중위도 지역의 날씨가 서쪽에서 동쪽으로 변하는 이유입니다. 마나베는 이 편서풍 지대에서 발생하는 온대 저기압이 중위도 지방의 강수를 결정하는 중요한 물리적 근거임을 입증했습니다.
코리올리 힘은 저기압 주위의 공기를 회전시켜 태풍과 같은 열대 요란이 소용돌이치게 만듭니다. 적도 부근에서는 코리올리 매개변수 f가 0에 가까워 대규모 회전이 약해집니다. 열대수렴대(ITCZ)는 강한 복사 가열로 공기가 상승하는 해들리 순환의 상승대에서 형성되며, 코리올리 효과는 무역풍·편서풍 등 바람의 방향과 순환 구조를 결정해 이 수렴대를 조직합니다.
코리올리 힘은 지구가 스스로 회전하고 있다는 객관적 물리적 증거이자, 기후 모형이 수직적 에너지 교환을 넘어 수평적인 바람의 흐름을 정확히 묘사하게 만드는 결정적인 엔진입니다. 마나베는 이 힘을 통해 지구의 복잡한 강수 분포와 계절풍(몬순)의 변화를 가상 실험실 안에서 재현해낼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