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에서는 기후 모형의 근간이 되는 온실효과와 지구 온난화 메커니즘을 설명하고, 이어서 현대 기후 모형의 초기 연구들을 소개했습니다. 2편에서는 기후 모형에서 가장 중요한 1차원 연직 기둥 모형(복사-대류 평형 모형)을 탐구해 보겠습니다.
과학자들이 지난 수십 년간의 연구 끝에 수증기, 이산화탄소($CO_2$), 메탄($CH_4$), 아산화질소($N_2O$) 등은 비록 대기 중 함유량은 극히 소량이지만 지구 지표면의 상향 플럭스 장파 복사를 흡수하고 다시 지표면으로 역방사(하향 플럭스)하여 온실 효과를 일으킨다는 결론은 변함이 없습니다.
이중에서 수증기가 대기 중 가장 강력한 흡수체이며, 이산화탄소가 바로 다음이고, 지표면의 온도를 제어하는 주요 기체들입니다.
그러나 이제 중요한 것은 대기 중 온실 기체들의 농도가 변하면 지표면의 온도가 어떻게 변하는가에 대한 연구가 주요 과제가 되었습니다.
그중 하나가 1차원 복사-대류 모형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1차원 복사-대류 모형
왜 1차원 모형이 중요한가?
지구는 복잡합니다. 해양이 있고, 위도에 따라 태양 복사가 다릅니다. 이러한 복잡성을 제거하면 원리가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1960년대 초, 당시 미국 기상청(현 NOAA) 소속의 지구 물리 유체 역학연구소(GFDL)에서 '1차원 연직 기둥 모형'(복사-대류 평형 모형)을 개발했습니다.
복잡한 지구 전체를 시뮬레이션하기 전, 과학자들은 대기를 하나의 긴 기둥으로 가정했습니다. 이 기둥 안에서 태양 에너지가 들어오고, 지표면에서 열이 나가는 과정을 수직적으로 분석한 것입니다. 이 단순해 보이는 모델이 중요한 이유는 수증기, 이산화탄소($CO_2$) 같은 온실가스가 실제로 대기 온도를 어떻게 조절하는지를 객관적 근거를 통해 최초로 증명해냈기 때문입니다.
1차원 모형의 구조와 작동 원리
이 모형의 기본 구조와 작동 원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모형을 움직이는 4가지 핵심 엔진, 즉 태양 복사, 장파 복사, 대기의 대류(뜨거워진 공기가 위로 올라가는 움직임), 지표면과 대기 사이의 열 교환의 네 가지 과정이 작동합니다.
모형은 구름의 연직 분포와 대기 중 수증기, $CO_2$ 등 온실 기체의 농도를 반영해 초기 연직 온도 분포를 설정합니다. 그리고 (1) 태양 복사 흡수, (2) 장파 복사의 방출 및 흡수, (3) 지표면에서 대류권으로 전달되는 열의 상향 플럭스, (4) 대류권에서 대류를 통한 상향 열 전달을 수치적으로 계산합니다. 모형은 대기를 18개 층으로 나누어 각 층의 온도를 갱신하며, 성층권 상단에서 에너지 수지가 평형에 도달할 때까지 시간 적분을 반복합니다.
'연직'이란 지표면에서 하늘 방향으로 수직인 상태를 의미합니다. 따라서 구름의 연직 분포는 대기의 고도에 따라 구름이 어디에, 얼마나 두껍게 존재하는가를 나타내는 구조를 말하여 "연직 온도 분포"는 고도가 높아짐에 따라 기온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나타내는 온도 프로파일(Profile)입니다. 구름의 연직 분포가 에너지를 흡수하고 반사하는 '필터' 역할을 한다면, 연직 온도 분포는 그 에너지 결과값이 고도별로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보여주는 '성적표'와 같습니다.
우리가 말하는 '대기'는 온도 변화 패턴에 따라 대류권(고도 상승 시 온도 하락), 성층권(고도 상승 시 온도 상승) 등으로 구분됩니다.1) 모형은 대기를 $18$개 층으로 나누어 각 층의 온도를 갱신하며, 성층권 상단에서 에너지 수지가 평형에 도달할 때까지 시간 적분을 반복합니다. 대기 질량의 대부분이 고도 $30\text{ km}$ 이내에 집중되어 있으므로, 외기권을 제외하고 이 구간을 $18$개로 정밀하게 나누는 것이 기후 모형의 표준입니다.
18개 층으로 나눈 대류•성층권 연직 온도 분포도를 그래프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습니다.
대류・성층권 18개 층 연직 온도 분포
(그래프 1) 18개 층 연직 온도 분포도입니다.(데이터: L1~L18 입력값, 그래프: Python 코드로 작성)
대류권(L1~L9)의 온도는 연직 감률이 특정 임계값($6.5°C/km$)을 넘으면 자연적인 대류 감률로 강제 조정됩니다. 이를 통해 순수 복사 평형 시 발생하는 과도한 지표 가열(약 $332K$, 약$59°C$)을 현실적인 온도(약 $288K$, 약 $15°C$)로 바로잡습니다.
대류권 계면(L9)이후 성층권에서는 고도가 높아질수록 온도가 상승하여 성층권 상단(L18)에서 약 $-2°C$에 이릅니다. 이는 오존($O_3$)이 자외선을 흡수하여 고도가 높아질수록 기온을 높이는 열원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이 표가 보여주는 것은, 대류권(L1 ~ L9)은 당초 복사 평형으로 인해 약 $59°C$까지 올라갔던 온도가 대류 조정 ($6.5°C/km$ 감률)을 통해 온도가 하강하고, 대류권 계면(성층권 시작)은 일정하고, 성층권(L13 ~ L18)은 오존의 자외선 흡수 가열로 인해 상승합니다. 이 그래프가 보여주는 ‘성층권에서 고도가 높아질수록 온도가 다시 상승하는 구조’는 오존($O_3$)의 자외선 흡수 가열로 설명합니다. 반면, 장기 관측에서 나타나는 ‘대류권 온난화 + 성층권 냉각’이라는 시간적 추세의 대비는 온실가스 증가가 만든 대표적 지문(signature)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대류 조정
1차 모형에서는 실제 대기의 평균적인 연직 온도 감소율(감률)인 $6.5^\circ\mathrm{C}/\mathrm{km}$를 중요하게 다룹니다. 태양 에너지에 의해 지표면이 가열되면 하층 기온이 급격히 올라가 연직 온도 분포가 불안정해지는데, 이때 '대류 조정'과정을 통해 대기를 다시 안정적인 $6.5^\circ\mathrm{C}/\mathrm{km}$의 분포로 되돌립니다.
대류 조정은 온도의 연직 감률(고도에 따른 온도 감소율)이 특정 임계값을 넘으면 자연적인 대류 감률로 강제 조정하는 기법입니다. 지구 전체 평균 감률인 $6.5^\circ\mathrm{C}/\mathrm{km}$를 임계값으로 선택하여 실제 대기 상태를 모사합니다. 이 조정 과정에서도 연직 공기 기둥의 총 퍼텐셜 에너지는 일정하게 유지됩니다.
마나베와 스트리클러의 모형에서 $6.5^\circ\mathrm{C}/\mathrm{km}$라는 수치는 실제 지구 대기(대류권)에서 관측되는 평균적인 '습윤 단열 감률'을 반영한 객관적 근거입니다.
순수하게 복사(Radiative) 과정만 계산하면, 지표면 근처의 공기가 너무 뜨거워져서 수직 온도 변화가 매우 가팔라집니다(약 $15^\circ\mathrm{C}/\mathrm{km}$ 이상). 하지만 실제 대기에서는 이 정도로 불안정해지면 뜨거운 공기가 즉각 위로 솟구치는 대류가 발생하여 온도를 섞어버립니다.
모형은 매 단계마다 온도를 계산하다가, 어떤 층의 감률이 $6.5^\circ\mathrm{C}/\mathrm{km}$를 초과(더 가팔라짐)하면, 물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태라고 판단하여 즉시 $6.5^\circ\mathrm{C}/\mathrm{km}$로 고정(조정)해 버립니다.
$CO_2$의 2~3배 증가 실험에서도 이 임계값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CO_2$가 증가하면 하층 대기가 더 많은 장파 복사를 흡수하여 온도가 올라갑니다. 하층은 뜨거워지고 상층은 냉각되면서, 상하층의 온도 차이가 $6.5^\circ\mathrm{C}/\mathrm{km}$보다 더 벌어지려고 합니다.
이때 모형은 "대류가 발생했다"고 가정하고, 초과한 열 에너지를 상층부로 재분배하여 전체 대류권의 감률을 다시 $6.5^\circ\mathrm{C}/\mathrm{km}$로 맞춥니다.
이 과정을 통해 지표면의 온도가 상승하는 만큼 대류권 전체의 온도가 함께 상승하게 되어, 결과적으로 우리가 관측하는 '지구 온난화'의 수직적 구조가 완성됩니다.
건조한 공기의 감률은 약 $10^\circ\mathrm{C}/\mathrm{km}$이지만, 대기 중의 수증기가 응결하며 내뿜는 잠열 때문에 실제 지구의 평균 감률은 약 $6.5^\circ\mathrm{C}/\mathrm{km}$가 됩니다. 마나베는 이 수치를 '대기가 유지하려는 물리적 평형점'으로 보고 모형의 상수로 고정한 것입니다.
따라서 대류를 제거하고 복사만 계산하면 모형의 결과는 약 $333K(약 59°C)$까지 지표 온도가 올라갑니다. 그러나 실제 지구의 평균 표면 온도는 약 $288K$ (약 $15°C$)입니다. 그 차이는 대류의 열 수송을 감안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모형에서 대류를 포함하면 모형의 결과는, 약 $300K$($27°C$, 구름 없는 경우)까지 지표 온도가 내려가고 구름을 포함하면 약 $287K (14°C)$가 되어 현재의 지표면 온도 관측값과 거의 일치합니다.
이것은 대류는 지표의 과열을 막고, 대류권에 일정한 온도 감률(약 $6.5^\circ\mathrm{C}/\mathrm{km}$)을 형성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로써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온실가스가 증가하면 대류권은 열을 가두어 온도가 상승하고, 반대로 성층권은 열을 방출하며 온도가 낮아지는 '냉각 현상'이 나타납니다. 온실 기체 농도 증가는 대류권을 가열하고 동시에 성층권을 냉각합니다.
실제 라디오존데와 위성 마이크로파 측정(UAH, RSS 등)을 통해 분석한 결과, 대류권 하층과 성층권 하층의 연직 온도 변화 추이는 서로 상반되게 나타납니다. 이산화탄소 농도가 증가하면 대류권 하층은 온도가 상승하고, 성층권 하층은 온도가 하강하는 독특한 연직 온도 분포의 변화가 관측되는데, 이는 1차원 모형이 예측한 결과와 일치합니다.
$CO_2$ 농도를 바꾸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대기의 연직 온도 분포를 시뮬레이션한 1차원 복사-대류 모형의 성공에서 용기를 얻은 마나베는 1967년 같은 모형으로 대기 중 $CO_2$ 농도 변화를 추정했습니다.
마나베 등 연구자들은 $CO_2$ 농도를 $150 \text{ ppm}$, $300 \text{ ppm}$(기준), $600 \text{ ppm}$(2배) 세 가지로 설정하여 각각의 대기 중 $CO_2$ 농도에 대해, 수백 일의 기간에 걸쳐 모형의 수치 시간 적분2)을 수행했습니다. 수증기의 양의 되먹임 효과를 통합하기 위해, 대기의 절대 습도를 연속적으로 조정해 세 가지 적분 과정 전체에서 대류권의 상대 습도 분포를 일정하게 유지했습니다. 대류가 없는 성층권에서는 절대 습도를 매우 작은 값으로 고정했습니다. 아래 그래프는 이렇게 얻은 복사-대류 평형의 세 가지 연직 온도 분포의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그래프2) 대기 중 $CO_2$ 농도가 $150, 300, 600 \text{ ppm}$일 때 복사-대류 평형의 연직 온도 분포도입니다.(출처: 그래프 1의 데이터를 비율로 변환하여 파이썬 코드로 작성)
$CO_2$ 농도가 $2$배($600\text{ ppm}$) 증가할 때 지표 및 대류권 온도는 약 $+2.4^\circ\text{C}$ 상승했고, 성층권 온도는 감소했습니다. 반대로 농도가 절반($150\text{ ppm}$)으로 감소하면 온도는 약 $-2.3^\circ\text{C}$ 하락했습니다. 이러한 비선형적 결과는 복사 전달량이 $CO_2$ 농도의 로그($\log$) 함수에 비례한다는 물리적 법칙에 기인합니다.
1차원 모형이 발견한 다른 현상
$CO_2$ 농도가 증가하면 지표 온도가 상승하고, 온도가 오르면 공기는 더 많은 수증기를 포함하게 됩니다. 모의 실험 결과 $CO_2$ 농도가 증가하고 수증기 되먹임을 포함했을 때 지표면 온도는 약 $2.4°C$ 상승했으나, 수증기 되먹임을 제거했을 때는 약 $1.3°C$ 상승했습니다. 이는 수증기가 온난화를 $184\%$(약 $1.8$배) 증폭시키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CO_2$ 가 증가하면 지표와 대류권은 가열되지만 성층권은 오히려 냉각됩니다. 이는 성층권은 대류가 거의 없고, 균형은 복사 과정만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CO_2$ 가 증가하면 장파 복사 방출 능력이 증가하고, 우주로 빠져나가는 복사가 증가하여 결과적으로 성층권 온도는 하강하게 됩니다. 실제 관측 결과도 지난 10년간 성층권은 약 $−0.4°C$ 감소했고, 대류권 약 $+0.2°C$ 증가했습니다.
"대류권 온난화 + 성층권 냉각" 패턴은 온실가스 증가의 지문(signature)입니다.
1차원 모형의 의의
1차원 복사-대류 평형 모형은 구름의 연직 분포와 온실가스의 농도를 통합적으로 고려합니다. 이 모형은 각 기체가 대기의 열적 구조를 유지하는 데 기여하는 정도를 정밀하게 분석하며, 특히 $CO_2$ 농도 변화에 따른 지표면 온도의 민감도를 객관적 근거로 산출해냅니다.
초기 실험(마나베와 스트리클러)에서는 수증기, $CO_2$, 오존의 평균 농도를 관측치 기반으로 고정하여 분석을 수행했습니다.
수행 결과 1차원 복사-대류 모형은 다음과 같은 결과를 도출했습니다.
첫째, $CO_2$ 증가는 지표–대류권을 가열하고, 성층권은 동시에 냉각된다,
둘째, 수증기 되먹임은 온난화를 크게 증폭한다,
셋째, 기후 반응은 $CO_2$ 농도의 로그에 비례하여 비선형적으로 변화한다,는
것입니다.
1차원 모형은 복잡한 3차원 대기 대순환 모형(GCM) 개발의 첫 단계로서 중요한 과학적 기초를 제공했습니다. 또한 성층권 냉각과 대류권 온난화 등 대기층별 온도 변화 추이를 분석하는 객관적 근거로 활용되었습니다. 단순한 연직 기둥 하나가, 지구 전체의 기후를 설명하는 출발점이 된 것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3차원 대기 대순환 모형(GCM)의 구조와 작동 원리, 그리고 수치 실험을 통한 기후 민감도 산출 과정을 살펴보겠습니다.(3편에서 계속)(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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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재는 마나베 슈쿠로와 앤서니 브로콜리의 저서 『기후의 과학』를 소개하는
동심헌(童心軒)의 기획 시리즈입니다."
🔖 주(註)
🌐 What Is… Earth’s Atmosphere (NASA)
미국 국립 대기과학 연구센터(NCAR)
2) 마나베 교수의 연구 과정에서 등장하는 "수치 시간 적분(Numerical Time Integration)"은 쉽게 말해 '컴퓨터를 이용해 미래의 상태를 단계별로 계산해 나가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기후 모형은 현재의 기상 상태(온도, 습도, 압력 등)를 입력하면 물리 법칙에 따라 '아주 짧은 시간 뒤'의 상태가 어떻게 변할지 계산할 수 있는 방정식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과정을 수만 번 반복하여 수백 일 뒤의 최종적인 기후 상태를 찾아내는 것이 바로 수치 시간 적분입니다. 아래는 수치 시간 적분의 3단계 과정입니다.
초기 상태 설정 (Start)실험의 시작점에서 대기의 온도 분포를 임의로 설정합니다. 예를 들어, 전 층의 온도가 동일한 상태에서 이산화탄소 농도만 600ppm으로 맞춘 상태를 가정합니다.
미세한 시간 단위의 반복 계산(Step-by-step)이렇게 계산된 '10분 뒤의 결과'를 다시 입력값으로 넣어 '20분 뒤의 상태'를 계산합니다. 이 과정을 수만 번 반복하는 것이 바로 시간에 대해 적분(Integration)한다는 의미입니다.
평형 상태(Equilibrium) 도달적분을 계속하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는 시간이 흘러도 온도가 더 이상 변하지 않는 지점에 도달합니다. 지구가 흡수하는 에너지와 방출하는 에너지가 완벽하게 균형을 이루는 상태입니다. 마나베 교수가 제시한 그래프의 선들은 바로 이 수백 일간의 시간 적분 끝에 찾아낸 '최종 평형 온도'를 연결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이 과정이 중요했을까요?
당시 컴퓨터 성능으로는 지구의 복잡한 기후를 한 번에 계산할 수 없었습니다. 마나베 교수는 대기를 18개 층으로 단순화한 뒤, "시간을 잘게 쪼개어 끝까지 계산해 보면 결국 자연은 물리적 균형점을 찾아갈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이 수치 시간 적분을 수행했습니다.
그 결과, 단순한 추측이 아니라 "$CO_2$가 2배 증가하면 대기는 약 $2.4°C$ 더 따뜻한 상태에서 새로운 복사-대류 평형에 도달한다"는 사실을 수치 실험으로 확인했습니다.
여기서 "새로운 복사-대류 평형"이란 이산화탄소 농도가 변한 환경에 맞춰 다시 태양 복사 에너지 흡수와 지표면의 에너지 방출이 균형을 맞춘 상태가 되었음을 의미합니다.
이산화탄소가 300ppm에서 600ppm으로 갑자기 늘어나면, 대기는 지표면에서 나가는 장파 복사(열)를 더 많이 붙잡습니다. 지표면 온도가 상승해도 태양에서 들어오는 전지구 평균 복사($\approx 340\,\text{W/m}^2$) 자체가 증가하는 것은 아닙니다. 알베도가 크게 변하지 않는 한 대기와 지표면이 흡수하는 태양 복사는 대략 $240\,\text{W/m}^2$로 거의 고정됩니다.
하지만 $CO_2$가 증가하면, 처음에는 $CO_2$가 가로막아 대기 상단에서 우주로 빠져나가는 장파 복사가 감소해 에너지 불균형이 생깁니다.
온도가 상승하면 지표면 복사량은 스테판-볼츠만 법칙에 따라 $T^4$에 비례해 증가합니다. 예를 들어 평균기온이 약 $288\,K(14.5°C)$에서 $290.05\,K(약 16.9°C)$로 상승하면,
$$E = \sigma T^4$$에 따라 지표면 복사 플럭스는 약 $389\,\text{W/m}^2$에서 $401.3\text{W/m}^2$로 증가합니다. 이는 약 $12.3\text{W/m}^2$의 증가에 해당합니다. 다만 이 값은 지표면 복사량의 증가를 의미하며, 복사 강제력(불균형)($CO_2$ 농도 2배 증가 시 약 $3.7\,\text{W/m}^2$)과는 개념적으로 구분됩니다.
지표면이 뜨거워지면 대기는 불안정해집니다. 이때 '대류 조정'이 작동합니다.
$E=\sigma T^4$로 계산한 $401.3\,\text{W/m}^2$는 지표면이 내는 상향 플럭스 장파 복사이며, 이 값이 곧바로 우주로 나가는 $240\,\text{W/m}^2$와 같은 층위의 수치는 아닙니다. 지표의 장파복사와 대기의 복사·대류·잠열 수송이 함께 작동하면서, 지표면의 남는 열이 대류를 통해 대기 상층부까지 전달됩니다. 대류권 전체의 온도가 마나베의 감률($6.5^\circ\text{C/km}$)을 유지하며 함께 올라갑니다.
슈테판-볼츠만 법칙에 따라, 물체는 온도가 높아질수록 더 많은 열을 방출합니다. 지구의 온도가 계속 오르다 보면, $CO_2$라는 장애물을 뚫고 우주로 나가는 열의 양(지출)이 다시 늘어납니다. 결국 방출 능력이 커져 장파 복사가 다시 태양 복사($\approx 240\,\text{W/m}^2$)와 같아질 때 새로운 평형에 도달합니다.
이때의 온도가 원래보다 약 $2.4°C$ 높아진 상태이며, 이 고정된 안정 상태를 '새로운 복사-대류 평형'이라고 부릅니다.
결론적으로 "새로운 복사-대류 평형"이란, $CO_2$라는 두꺼운 담요를 덮은 지구가 열을 밖으로 내보내기 위해 스스로 몸의 온도를 높여(온난화), 다시 에너지의 입출력을 맞춘 '뜨거운 안정 상태'를 말합니다.
기후 모형은 이러한 '최종 결론(평형 온도)'에 도달하게 만드는 핵심 수단의 하나로 수치 시간 적분을 수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