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다섯 살, 아인슈타인의 세 편의 논문
스물다섯 살이 되던 해, 아인슈타인은 『물리학 연보 Annalen der Physik』에 논문 세 편을 보낸다. 첫째 논문은 원자의 크기를 계산하고, 물질이 알갱이로 이루어졌다는 데모크리토스의 생각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었고, 두 번째 논문은 아인슈타인을 가장 유명하게 만든 상대성이론을 소개하는 논문이다. 상대성이론은 두 종류가 있다. 특수상대성이론과 일반상대성이론인데 스물다섯의 아인슈타인은 특수상대성이론만 발표하고 일반상대성이론은 10년 후 발표했다.특수상대성이론은 시간과 공간의 구조에 대한 혁명적 해명을 담고 있다. 19세기 말, 물리학은 뉴턴 역학과 맥스웰의 전자기 이론이라는 두 거대한 체계 위에 서 있었다. 그러나 이 둘은 서로 양립할 수 없는 근본적 모순을 품고 있었다.
뉴턴 역학과 맥스웰 방정식의 충돌
뉴턴의 역학은 절대적 시간과 절대적 공간을 전제로 한다. 즉, 시간은 우주 어디서나 동일한 속도로 흐르고, 공간은 변하지 않는 무대처럼 존재한다고 본다. 반면 맥스웰의 방정식은 빛의 속도가 관찰자의 운동 상태와 무관하게 일정하다($c = 299,792,458 \text{ m/s}$)는 사실을 내포하고 있었다.
하지만 만약 뉴턴이 말한 대로 속도가 단순히 덧셈으로 합성된다면, 움직이는 관찰자는 정지한 사람보다 더 빠른 빛의 속도를 측정해야 한다. 실험 결과는 그와 달랐다. 1887년 마이컬슨–몰리 실험은 지구의 운동에 따라 빛의 속도가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이 실험은 기존의 ‘절대공간’을 가정한 뉴턴 역학으로는 설명할 수 없었다.
아인슈타인은 바로 이 모순에서 출발했다. 그는 “빛의 속도는 모든 관성계에서 동일하다”는 것을 자연의 근본 원리로 받아들이고, 그 결과 시간과 공간이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관찰자의 운동 상태에 따라 변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이것이 바로 1905년에 발표된 논문 특수상대성이론1)이다.
기준계(관성계)
운동이란 무엇인가를 명확하게 해야 한다. 어떤 물체가 움직인다는 것은 그 위치가 다른 물체에 대하여 상대적으로 변하는 것을 말한다. 승객은 비행기에 대하여, 비행기는 지구에 대하여, 지구는 태양에 대하여, 태양은 은하계에 대하여 상대적으로 운동한다. 각각의 경우에 운동을 기술하기 위하여 기준계가 필요하며, 물체가 움직인다는 것은 항상 특정의 기준계가 있음을 암시한다.
관성 기준계는 뉴턴의 운동 제1법칙이 성립하는 계를 말한다. 관성기준계에서는 물체에 힘이 작용하지 않는다면 정지해 있는 물체는 계속 정지해 있고, 움직이는 물체는 일정한 속도(일정한 속력과 방향을 가지고)를 가지고 계속 운동한다.
물체에 힘이 작용하지 않으면 물체의 속도는 변하지 않는다. 즉, 물체는 가속되지 않는다. 물체에 작용하는 힘이 ‘0’이면 물체의 속도는 변하지 않는다. 물체가 현재의 운동 상태를 유지하려는 성질을 관성이라 하며, 뉴턴의 제1법칙을 ‘관성의 법칙(관성법칙)’이라고도 한다. 한 관성계에 대해 일정한 속도로 움직이는 모든 기준계는 관성기준계이다.
모든 관성기준계는 동등하다. 우리에 대해 일정한 속도로 위치를 변경하는 어떤 물체를 본다고 하자. 그 물체가 움직이는 것인가, 우리가 움직이는 것인가? 뉴턴의 운동 제1법칙이 성립하는 닫힌 실험실 안에 있다고 가정하자. 실험실이 움직이고 있는가, 혹은 정지하고 있는가? 이런 질문은 아무 의미가 없다. 왜냐하면 모든 일정-속도의 운동은 상대적이기 때문이다. 어디에서나 사용 가능한 전 우주를 지배하는 기준계는 존재하지 않으며, ‘절대운동’도 존재하지 않는다.
상대성 이론은 보편적인 기준계가 존재하지 않음으로써 생긴 결과와 관련된다. 1905년 아인슈타인이 발표한 특수상대성 이론은 관성기준계에 관련된 문제를 다룬 것이다. 10년 후 아인슈타인이 발표한 일반상대성 이론은 중력과 시공간의 기하학적 구조 사이의 관계를 다룬 이론이다.
특수상대성이론의 두 가지 가설
특수상대성이론은 두 가지 가정(postulate)에 기초하고 있다. 첫째는 상대성의 원리(principle of relativity)로, “상대적으로 일정한 속도로 움직이는 기준계에서는 모든 물리 법칙이 동일하다.”라는 것이다. 이 가설은 보편적인 기준계가 없음을 의미한다. 만약 상대적으로 움직이는 관측자들에게 물리 법칙이 서로 다르다면, 이 차이를 이용해서 누가 ‘정지해 있고 누가 움직이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구별은 없다.
두 번째 가설은 “진공에서의 빛의 속도는 관찰자의 운동 상태에 관계없이 항상 일정하다.”이다. 빛의 속도 불변의 원리로서 빛은 초당 $2.998\times10^8\text{ m/s}$ 움직인다.
이 두 원리를 결합하면, 시간과 공간은 고정된 틀이 아니라 서로 얽혀 있는 하나의 구조 시공간(spacetime)임이 드러난다. 시간은 빠르게 움직이는 물체에게 느리게 흐르고(시간 지연), 공간은 운동 방향으로 수축한다(길이 수축). 따라서 절대적 동시성은 존재하지 않으며, 오직 관찰자마다 다른 상대적 ‘지금’만이 존재한다.
로런츠 변환
로런츠 변환(Lorentz transformation)은 특수상대성이론을 수학적으로 보장하는 변환식이다. 로런츠 변환은 특수상대성이론의 두 가설(상대성 원리와 빛의 속도 불변)을 수학적으로 만족시킨다.
두 관성계에서 물리 법칙이 동일한 수식으로 표현된다(상대성의 원리). 어느 관성계에서나 빛의 속도가 $c$로 계산된다(빛의 속도 불변). 즉, 로런츠 변환은 두 가설을 “증명하는” 방정식이라기보다, 두 가설을 만족시키는 좌표 변환 공식이다.
특수상대성이론의 가설(상대성 원리, 빛의 속도 불변)을 직접 증명한 것이 로런츠 변환은 아니다. 하지만 그 두 가설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수학적 변환식이 바로 로런츠 변환이고, 이것이 특수상대성이론의 핵심 구조이다. 따라서 “특수상대성이론의 가설을 수학적으로 구현하고 확인시켜 주는 방정식이 로런츠 변환”이라고 정리하는 것이 타당한 설명이다.
로런츠 변환식의 기본 가정은 다음과 같다.
관성계 $S$는 정지 관성계로서 좌표는 $x, y, z$이다.
관성계 $S'$는 관성계 $S$에 대해 $+x$ 방향으로 일정한 속도($v$)로 움직이는 관찰자의 기준계이다. 동일한 사건의 시공간 좌표를 $t', x', y', z'$로 측정한다.
로런츠 인자는 $\gamma$로 표시하며, $\displaystyle \gamma = \frac{1}{\sqrt{1 - \frac{v^2}{c^2}}}$이다.
여기서 $c$는 진공에서의 빛의 속도이다. 속도 $v$가 $0$에 가까우면 $\gamma$는 $1$에 수렴하여 고전적인 갈릴레이 변환과 유사해지며, $v$가 $c$에 가까워질수록 $\gamma$는 무한대로 발산한다.
이에 따라 로런츠 변환식, 즉 $S \to S'$은
$x' = \gamma (x - v t), \quad t' = \gamma \left( t - \frac{v x}{c^2} \right)$
나머지 좌표는 $y' = y, \quad z' = z$이다.
이 변환식은 시간과 공간이 독립적이지 않고 서로에게 영향을 준다는 특수상대성이론의 근본적인 통찰을 담고 있다. 특히 시간 변환식($t'$)에 공간 좌표($x$)가 포함되고, 공간 변환식($x'$)에 시간 좌표($t$)가 포함된 점이 중요하다.
반대로 관성계 $S'$에서 측정한 값을 관성계 $S$의 값으로 변환하는 역변환은 속도 $v$의 부호를 반대로 $(-v)$로 바꾸어주면 간단히 유도할 수 있다.
$x = \gamma (x' + v t'), \quad t = \gamma \left( t' + \frac{v x'}{c^2} \right),$
$\quad y = y', \quad z = z'$
로런츠 변환식은 특수상대성이론의 효과들(시간 지연, 길이 수축, 동시성의 상대성, 쌍둥이 역설)의 물리 현상을 수학적으로 계산할 수 있게 한다.
시간 지연(Time dilation)
움직이는 관찰자의 시간은 정지한 관찰자에 비해 느리게 흐른다. 이는 시간 변환식으로부터 직접 유도된다.
관성계 $S'$에서 측정된 고유 시간(proper time)을 $\Delta t_0$라고 할 때(예: 움직이는 우주선 내부의 시계가 측정한 시간), 관성계 $S$의 관찰자가 측정한 시간 $\Delta t$는 항상 $\Delta t_0$보다 길다.
기본 공식은 $\Delta t = \gamma \Delta t_0$이고, 전체 공식은 $\displaystyle \Delta t = \frac{\Delta t_0}{\sqrt{1 - \frac{v^2}{c^2}}}$ 이다.
길이 수축(Length contraction)
물체가 빠르게 움직일수록, 그 물체의 길이는 운동 방향으로 짧아져 보이는 현상이다. 이 수축은 운동 방향에 수직인 방향으로는 일어나지 않는다.
물체의 고유 길이(proper length, 물체와 함께 정지한 기준계에서 측정한 길이)를 $L_0$라고 할 때, 이 물체에 대해 $v$의 속도로 움직이는 관찰자가 측정한 길이 $L$은 항상 $L_0$보다 짧다.
기본 공식은 $L = \dfrac{L_0}{\gamma}$이고, 전체 공식은 $\displaystyle L = L_0 \sqrt{1 - \frac{v^2}{c^2}}$ 이다.
동시성의 상대성
한 관성계에서 서로 다른 위치에서 동시에 발생한 두 사건이, 그 관성계에 대해 상대적으로 움직이는 다른 관성계의 관찰자에게는 동시에 발생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 현상이다.
관성계 $S$에서 두 사건이 시간 간격 없이($\Delta t = t_2 - t_1 = 0$), 서로 다른 위치($\Delta x = x_2 - x_1 \neq 0$)에서 발생했다고 가정하자. 관성계 $S'$의 관찰자가 측정한 두 사건의 시간 간격 $\Delta t'$은 로런츠 시간 변환식으로부터 다음과 같이 계산된다.
$\Delta t' = \gamma \left( \Delta t - \frac{v \Delta x}{c^2} \right)$
여기서 $\Delta t = 0$이므로
$\Delta t' = - \dfrac{\gamma v \Delta x}{c^2}$
$\Delta x \neq 0$이고 $v \neq 0$이라면 $\Delta t' \neq 0$이 된다. 즉, $S$계에서는 동시인 사건이 $S'$계에서는 동시가 아니다.
쌍둥이 역설(Twin Paradox)
쌍둥이 역설은 특수상대성이론에서 시간지연 효과를 극적으로 보여주는 사고실험이다. 두 쌍둥이 중 한 명은 지구에 남고, 다른 한 명은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우주여행을 다녀온다고 하자.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우주를 여행한 쌍둥이는 지구에 있던 쌍둥이보다 더 적은 시간이 흘렀음을 발견한다. 즉, 우주여행을 한 쌍둥이가 더 젊게 남게 된다.
특수상대성이론에 따르면, 움직이는 관찰자의 시간은 정지한 관찰자보다 느리게 흐른다. 여행하는 쌍둥이의 시계를 $\Delta t_0$, 지구에 있는 쌍둥이의 시계를 $\Delta t$라고 하면,
$\Delta t = \gamma \Delta t_0 = \dfrac{\Delta t_0}{\sqrt{1 - \dfrac{v^2}{c^2}}}$
라는 관계가 성립한다.
이 식은 $v$가 커질수록 $\gamma$가 커지므로, 지구 기준 시간 $\Delta t$이 더 길게 측정된다는 뜻이다. 즉, 지구에서는 여행자의 시간이 느리게 흐른다. 따라서 여행자가 돌아왔을 때, 그가 체험한 시간은 지구에서 흐른 시간보다 짧다.
이 현상은 ‘역설(paradox)’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모순이 아니다. 그 이유는 두 쌍둥이가 대칭적인 관성계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여행 중인 쌍둥이는 출발, 가속, 감속, 회귀 과정에서 가속도를 경험하며, 이로 인해 그의 기준계는 더 이상 순수한 관성계가 아니다. 따라서 두 사람은 완전히 대칭적인 상황이 아니며, 물리적으로 다른 시공간 경로를 따라 이동한 결과 시간이 다르게 흐른 것이다.
결국 쌍둥이 역설은 특수상대성이론이 예측하는 시간의 상대성, 즉 시간은 절대적이지 않고, 관찰자의 운동 상태에 따라 다르게 흐른다는 사실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로런츠 변환 계산 예시
우주선이 지상에 대해 속도 $v = 0.8c$로 움직이고 있다고 하자. 지상 관찰자($S$)가 어떤 사건을 $x = 300 \text{ m}$, $t = 1.0\,\mu\text{s}$2)에서 관측했다면, 이와 동일한 사건을 우주선 내부 관찰자($S'$)는 어떻게 측정할까?
로런츠 인자 계산
$\displaystyle \gamma = \frac{1}{\sqrt{1 - \frac{v^2}{c^2}}} = \frac{1}{\sqrt{1 - 0.8^2}} = 1.6667$
공간 좌표 변환
$\displaystyle x' = \gamma (x - vt)$
여기서 $vt = 0.8 \times (3.0\times10^8\ \text{m/s}) \times (1.0\times10^{-6}\ \text{s})$
$= 240 \text{ m}$
$\displaystyle x' = 1.6667 (300 - 240) = 100 \text{ m}$
시간 좌표 변환
$\displaystyle t' = \gamma \left(t - \frac{v x}{c^2}\right)$
$\displaystyle \frac{v x}{c^2} = \frac{0.8c \times 300}{(3.0\times10^8)^2} = 8.0\times10^{-7}\ \text{s}$
$\displaystyle t' = 1.6667(1.0\times10^{-6} - 8.0\times10^{-7})$
$= 3.3\times10^{-7}\ \text{s} = 0.33\,\mu\text{s}$
결과
지상($S$): $(x, t) = (300 \text{ m}, 1.0\,\mu\text{s})$
우주선($S'$): $(x′, t′) = (100 \text{ m}, 0.33\,\mu\text{s})$
즉, 지상에서는 사건이 300 m 떨어진 곳에서 1 μs(마이크로초) 후에 일어난 것으로 보이지만, 우주선 내부에서는 같은 사건이 100 m 떨어진 곳에서 0.33 μs(마이크로초) 후에 일어난다. 이 차이는 시간 지연과 동시성의 상대성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이다.
예시 1 — 시간 지연
한 관측자 $S$가 두 폭발을 탐지했다. 첫 번째 폭발은 자신의 위치에서 일어났고, 두 번째는 $100 \text{ km}$ 떨어진 곳에서 $2\text{ ms}$(밀리초) 후에 발생했다. 또 다른 관측자 $S'$는 두 폭발이 같은 장소에서 일어난 것으로 관측했다면, $S'$가 측정한 두 폭발의 시간 간격은 얼마인가?
주어진 값: $\Delta x = 100 \text{ km} = 1.0\times10^5 \text{ m},$
$\quad \Delta t = 2\text{ ms} = 2.0\times10^{-3} \text{ s}$
속도:
$\displaystyle v = \frac{\Delta x}{\Delta t} = \frac{1.0\times10^5}{2.0\times10^{-3}} = 5.0\times10^7 \text{ m/s}$
$= 0.167c$
로런츠 인자: $\displaystyle \gamma = \frac{1}{\sqrt{1 - (0.167)^2}} \approx 1.014$
시간 지연 공식(고유 시간):
$\displaystyle \Delta t_0 = \frac{\Delta t}{\gamma} = \frac{2.0\times10^{-3}}{1.014} \approx 1.97\times10^{-3}\ \text{s}$
$= 1.97 \text{ ms}$
결과: 두 번째 관측자가 측정한 고유 시간은 약 $1.97 \text{ ms}$이다.
예시 문제 2 — 동시성의 상대성
관성계 $S$에서 두 폭발은 같은 시각($\Delta t = 0$)에 $100 \text{ km}$ 떨어진 곳에서 발생했다. 다른 관성계 $S'$에서는 두 폭발이 $160 \text{ km}$ 떨어진 곳에서 일어난 것으로 관측되었다. 이때 $S'$에서의 시간 차 $\Delta t'$는 얼마인가?
시공간 불변식: $(c\Delta t)^2 - (\Delta x)^2 = (c\Delta t')^2 - (\Delta x')^2$
대입:
$(c\Delta t')^2 = (\Delta x')^2 - (\Delta x)^2 = (160)^2 - (100)^2$
$= 15{,}600\ (\text{km})^2$
이 예시는 두 관성계에서 서로 다른 공간 간격이 측정된 경우를 가정하여, 로런츠 변환 대신 시공간 간격의 불변성을 이용해 계산한다.
따라서 $c\Delta t' = 124.9 \text{ km}$, $\displaystyle \Delta t' = \frac{124.9}{3.0\times10^5} \approx 4.16\times10^{-4}\ \text{s} = 0.416 \text{ ms}$
결과: 두 폭발은 $S'$의 관찰자에게 약 $0.416 \text{ ms}$의 시간 차로 보인다.
예시 문제 3 — 길이 수축
고유 길이(정지 상태에서의 길이)가 $L_0 = 100 \text{ m}$인 우주선이 지구에 대해 속도 $v = 0.8c$로 비행하고 있다. 이때 지구의 관찰자가 측정한 우주선의 길이는 얼마인가?
로런츠 인자:
$\displaystyle \gamma = \frac{1}{\sqrt{1 - \frac{v^2}{c^2}}} = \frac{1}{\sqrt{1 - 0.8^2}} = 1.667$
길이 수축 공식:
$\displaystyle L = \frac{L_0}{\gamma} = \frac{100\,\text{m}}{1.667} \approx 60\,\text{m}$
결과: 지구에서 보면 우주선의 길이는 약 $60 \text{ m}$로 보인다. 그러나 우주선 내부의 승무원에게는 여전히 $100 \text{ m}$로 측정된다. 길이 수축은 운동 방향에 평행한 축에서만 발생한다.
예시 문제 4 — 쌍둥이 역설
쌍둥이 중 한 명(B)이 $v = 0.8c$의 속도로 왕복 20년(자신의 시계 기준) 동안 우주 여행을 한다. 지구에 남은 쌍둥이(A)는 얼마나 더 늙게 될까?
로런츠 인자:
$\displaystyle \gamma = \frac{1}{\sqrt{1 - (0.8)^2}} = 1.667$
지구에서 흐른 시간:
$\displaystyle \Delta t = \gamma \Delta t_0 = 1.667 \times 20 = 33.34\ \text{년}$
즉, 우주비행사 B는 20년의 여행을 경험했지만, 지구의 A에게는 약 33.3년이 흘렀다. A는 B보다 약 13.3년 더 늙게 된다.
해석: 이 차이는 단순한 착시가 아니라 실제 물리적 결과이다. B는 출발과 회귀 과정에서 가속도를 경험하며, 그로 인해 두 쌍둥이의 시공간 경로가 비대칭이 된다. 따라서 시간은 대칭적으로 흐르지 않으며, 가속을 경험한 쪽(B)의 시간이 실제로 더 느리게 흐른다.
쌍둥이 역설 추가 예시 — $0.9c$ 속도 왕복 여행
한 여성이 $v = 0.9c$의 속도로 4광년 떨어진 별까지 왕복 여행을 한다. 그녀가 지구로 돌아올 때, 지구에 남은 쌍둥이와의 나이 차이는 얼마일까?
1단계 — 지구에서 흐른 시간
왕복 거리: 8광년, 속도: $0.9c$
$\displaystyle \Delta t = \frac{8\ \text{ly}}{0.9c} \approx 8.89\ \text{년}$
2단계 — 우주비행사의 시간(고유 시간)
$\displaystyle \gamma = \frac{1}{\sqrt{1 - (0.9)^2}} \approx 2.294$
$\displaystyle \Delta t_0 = \frac{\Delta t}{\gamma} = \frac{8.89}{2.294} \approx 3.88\ \text{년}$
3단계 — 나이 차이 계산
$\displaystyle \Delta t - \Delta t_0 = 8.89 - 3.88 \approx 5.01\ \text{년}$
결론: 우주비행사는 지구에 남은 쌍둥이보다 약 5년 더 젊다. 이는 시간 지연 효과가 누적되어 나타난 실제적 결과로, 특수상대성이론이 예측한 바와 정확히 일치한다.
이처럼 시간과 공간이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 때문에 아인슈타인은 뉴턴의 역학을 재구성해야 했다. 그는 시간과 공간이 서로 독립된 것이 아니라, 시공이라는 하나의 연속체임을 알아냈다.
$E = mc^2$과 질량–에너지 등가
특수상대성이론은, 또한 에너지와 질량의 개념들 역시 마찬가지 방식으로 결합되어 하나로 합쳐진다는 또 다른 중대한 귀결을 가진다. 아인슈타인은 에너지와 질량이 동일한 존재자의 두 면이라는 것을 알았다. 자기장과 전기장이 동일한 전자기장의 두 면이고, 시간과 공간이 하나의 시공의 두 면인 것처럼 말이다. 이는 질량이 그 자체로 보존되지 않으며, 에너지도 독립적으로 보존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에너지와 질량은 서로 전환될 수 있다. 그러니 오직 하나의 단일한 보존법칙만이 존재하는 것이다. 보존되는 것은 질량과 에너지의 총합이지, 각각 따로따로가 아니다. 달리 말해 에너지를 질량으로, 질량을 에너지로 전환하는 과정도 존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아인슈타인은 간단한 계산을 통해 1그램의 질량을 전환해서 얻어지는 에너지의 양을 알 수 있었다. 그 결과가 바로 유명한 공식 $E=mc^2$이다. 빛의 속도인 $c$는 매우 큰 수이고, $c^2$은 훨씬 더 큰 수이기에, 1그램의 질량을 전환해서 얻는 에너지는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에너지는 폭탄 수백만 개가 동시에 폭발하는 정도의 규모이다. 몇 달 동안 도시를 밝히고 한 나라의 공장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다르게 말하면, 히로시마 같은 도시에서 2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는 정도의 에너지다. $1 g(=0.001 \text{ kg})$의 질량을 전부 에너지로 전환한다고 가정하고, $E=mc^2$로 정확히 계산해 보자. 여기서 $c$는 빛의 속도를 말하는 것으로 $c=299,792,458 \text{ m/s}$ (약 30만 km/s)이다. $E=mc^2$로 계산하면 $0.001 \times (299,792,458)^2 \approx 8.99\times10^{13}\text{ J}$가 된다. 약 90조 줄이다. 전기에너지로 환산하면 약 $24.97 \text{ GWh}$(기가와트시)다. 이는 $1 \text{ GW}$ 규모 도시를 약 25시간 가동(전기만 기준), $100\text{ MW}$급 중소도시는 약 10일 동안 쓸 수 있는 에너지다. TNT로 환산하면 약 $21.5 \text{ kt}$ (킬로톤, $1\text{ kt} = 1{,}000 \text{ 톤}$, 즉 21,500톤) TNT로서 히로시마(약 $15\text{ kt}$)보다 크다.
젊은 아인슈타인의 이론적 고찰은 인류를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게 만들었다. 원자력의 시대, 새로운 가능성의 시대, 그리고 새로운 위험의 시대다. 기존의 틀을 따르려고 하지 않던 반항적인 젊은 청년의 지성 덕분에 오늘날 우리는 100억 인구의 가정에 빛을 제공할 수도 있고, 다른 별로 우주여행을 할 수도 있으며, 또 서로를 파괴하고 지구를 폐허로 만들 수도 있는 '위험한 도구'도 가지게 되었다.
‘지금’의 상대성·연장된 현재
아인슈타인이 제시한 시공의 구조는 오늘날 잘 받아들여지고 있다. 시간과 공간은 뉴턴 이래로 생각되었던 방식과는 전혀 다르다. 그 차이는 ‘공간’이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재’라는 것에 대한 직관적인 생각은, 우리가 우주에서 ‘지금’ 일어나고 있는 모든 사건들의 시간적 간격들을 인식할 수 없기 때문에 갖게 된 단정일 뿐이다.
현재라는 것은 지구의 평평함과 비슷하다. 우리는 감각의 한계 때문에, 바로 앞에 있는 것밖에는 보지 못하기 때문에 지구가 평평하다고 상상한다. 만일 우리가 지름 몇 킬로미터 정도밖에 안 되는 소행성에 살았다면,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이 둥글다는 것을 쉽게 알아차렸을 것이다. 만일 우리의 뇌와 감각들이 더 정확했더라면, 그리고 나노초 단위의 시간을 쉽게 지각할 수 있었다면, 모든 곳에 걸쳐 있는 ‘현재’ 같은 생각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랬더라면 과거와 미래 사이에 중간 지대가 존재한다는 것을 쉽게 알아차렸을 것이다. ‘지금 여기’라는 말은 뜻이 통하지만, 온 우주에서 ‘지금 일어나고 있는’ 사건들을 가리키기 위해 ‘지금’이라고 말하는 것은 전혀 뜻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다. 이는 마치 우리 은하계가 안드로메다 은하계의 ‘위에 있는지 아래에 있는지’를 묻는 것과 같다. 이 물음은 뜻이 통하지 않는데, ‘위’나 ‘아래’라는 말은 지구상에서나 의미가 있지 우주에서는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우주에는 ‘위’나 ‘아래’가 없다. 마찬가지로 우주에 있는 두 사건 사이에도 ‘전’과 ‘후’가 언제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렇듯 아인슈타인은 맥스웰의 전자기 방정식과 뉴턴 역학 사이의 모순을 꿰뚫었고, 그 결과 우주는 더 이상 절대적인 시계나 공간 위에서 움직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시공은 과거, 미래, 그리고 ‘연장된 현재’를 모두 포함하는 하나의 연속체이다. ‘지금’은 절대적 개념이 아니라 관계적 개념이며, 모든 사건은 점이 아니라 연속성을 가진다.
특수상대성의 실험적 증거
동시성의 상대성을 포함한 특수상대성이론은 단순한 사고 실험이 아니다. 마이컬슨–몰리 실험(1887)은 빛의 매질이라 생각했던 '에테르'의 존재를 감지하려 했으나 실패함으로써, 빛의 속도가 관찰자의 움직임과 무관하게 일정하다는 강력한 실험적 증거를 제공했다.
입자 가속기 실험에서 아원자 입자들의 수명 연장(시간 지연)과 에너지 증가 현상은 매일같이 특수상대성이론이 옳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GPS 위성은 매우 빠른 속도로 지구 주위를 돌고 있다. 이 위성에 탑재된 원자시계는 지상의 시간과 다르게 흐른다(특수상대성이론의 시간 팽창 + 일반상대성이론의 중력 시간 지연). 이 오차를 상대성 이론에 따라 보정하지 않으면, GPS는 하루에 수 킬로미터의 오차를 발생시켜 무용지물이 될 것이다. 이는 동시성을 포함한 시간의 상대성이 실재하는 현상임을 보여주는 가장 확실한 증거이다.
일반상대성으로 이어지는 길
하지만 아인슈타인은 특수상대성이론이 중력에 관해 알려져 있는 것과 들어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자신의 상대성이론과 양립할 수 있도록 물리학의 아버지 뉴턴의 ‘만유인력’ 이론마저 재고해야 하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이러한 한계를 넘어, 특수상대성이론을 중력을 포함한 보다 보편적인 이론으로 확장하려는 노력은 아인슈타인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론’으로 불리는 일반상대성이론으로 이끌었다. 이제 무대는, 시공간 그 자체가 중력에 의해 휘어지고 뒤틀리는 더 깊은 세계로 옮겨가게 된다.(끝)
🔖 주(註)
1) 여기서 소개하는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의 내용은 주로 아서 바이저(Arthur Beiser)와 코크 와이 치아(Kok Wai Cheah)가 공저한 『현대물리학』(이석주 외 옮김, McGraw Hill, 2025) 제1장을 참고하였다. ↩
2) $1\text{s} = 1000\,\text{ms}$(밀리초), $1\text{ ms} = 1000\,\mu\text{s}$(마이크로초), $1\mu\text{s} = 10^{-6}\text{s}$, $1\mu\text{s} = 1000\text{ ns}$(나노초)이다. 따라서 $1\text{s}$는 $10^9\text{ ns}$, 즉 10억 나노초이다. 그러므로 빛은 $1\mu\text{s}$ 동안 약 $300\text{ m}$ 이동한다. 즉, $d=c\times t = (3.0\times10^{8}\,\text{m/s})\times10^{-6}\text{s} = 300\text{ m}$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