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보는 깔때기 모양의 시공간 다이어그램은 이해를 돕기 위해 곡률을 의도적으로 과장하고 단순화한 설명용 시각 이미지이다. 실제 태양 주변의 시공간은 이처럼 극적으로 휘어있지 않다. (이미지 출처: AI 생성 후 pages 제작)
로벨리가 이야기하는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 탄생 과정은 다음과 같다.1)
뉴턴은 왜 물체가 낙하하고 행성이 공전하는지 설명하려고 했다. 그는 모든 물체들이 서로를 향해 끌어당기는 어떤 ‘힘’을 상상했다. 그것은 중력이다. 하지만 어떻게 중간에 아무것도 없이 이 힘이 서로 멀리 떨어져 있는 물체들을 끌어당기는지는 이해하지 못했다. 앞에서 살펴보았듯, 뉴턴 자신도 접촉하지 않고 떨어져 있는 두 물체 사이에 작용하는 힘이라는 생각에는 무언가 빠진 것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의구심을 품었다. 그리고 지구가 달을 끌어당기기 위해서는 이 힘을 전달할 수 있는 무언가가 둘 사이에 있어야 하는 게 아닌가 하고 생각했다. 200년이 지난 뒤 패러데이가 해결책을 찾았다. 중력에 대한 것이 아니라 전기력과 자기력에 대한 것이다. 전기장과 자기장이 전기력과 자기력을 ‘나르고’ 있었던 것이다.
무엇이 힘을 ‘나르는지’에 관한 물음에 대해 패러데이와 맥스웰이 발견한 해답은 전기뿐만 아니라 중력에도 마땅히 적용된다. 중력장이 있어야만 하고, 맥스웰 방정식과 유사하게 ‘패러데이 중력선’의 움직임을 기술할 수 있는 어떤 방정식들이 존재해야만 한다.
중력장으로서의 공간
아인슈타인은 중력장을 연구하기 시작하면서 그것을 수학으로 기술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특수상대성이론 발표 10년 후 아인슈타인은 그것을 찾았고, 그 이론을 일반상대성이론이라고 이름 지었다. 소련의 가장 유명한 이론 물리학자였던 레프 란다우(Lev Landau, 1908~1968)는 이를 “가장 아름다운 이론”이라고 불렀다.2)
뉴턴은 물체들이 공간 속에서 움직인다는 데모크리토스의 생각으로 돌아갔다. 이 공간은 우주를 담을 수 있는 커다랗고 텅 빈 그릇, 단단한 상자 같은 것이어야 했다. 일종의 거대한 선반과 같아서 그 속에서 물체들은 어떤 다른 힘이 작용하여 휘기 전까지는 직선으로 움직인다. 그러나 세계를 담고 있는 이 ‘공간’이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 걸까?
아인슈타인은 두 가지 문제를 제시한다. 첫째, 중력장을 어떻게 기술할 수 있을까? 둘째, 뉴턴의 공간이란 무엇인가?
아인슈타인은 세계는 공간+입자+전자기장+중력장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고, 입자+장(Field)으로만 이루어졌다고 일반상대성이론에서 밝혔다. 뉴턴의 공간이 바로 중력장이다. 같은 얘기지만, 중력장이 공간이라는 것이다.
평평하고 고정된 뉴턴의 공간과는 달리, 중력장은 어디까지나 장이기 때문에 맥스웰의 장이나 패러데이의 선들처럼 방정식에 따라 움직이고 물결치는 어떤 것이다. 공간은 더 이상 물질과 다르지 않다. 그것은 전자기장과 유사한 세계의 ‘물질적’ 구성 성분 가운데 하나다. 공간은 물결치고 유동하고 휘고 비틀리는 실재하는 물리적 실체인 것이다.
휘어진 시공간과 측지선
우리는 단단한 선반 같은 고정된 공간 속에 들어 있는 존재가 아니다. 아인슈타인이 비유했듯, 우리는 부드럽고 유연하며 스스로 휘어지는 연체적 공간 속에 자리 잡고 있다. 태양은 자신의 질량으로 주변 시공간을 구부리고, 그 휘어진 구조는 저절로 하나의 길을 만든다. 이 길을 우리는 측지선(Geodesic, 測地線)이라고 부른다.
측지선은 단순한 곡선이 아니라, 그 공간이 허용하는 가장 곧은 경로, 외부 힘이 작용하지 않을 때 물체가 자연스럽게 따라가는 길이다. 평면에서는 직선이 되고, 휘어진 시공간에서는 곡선이 되지만, 둘 모두 ‘가장 곧은 길’이라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같다. 일반상대성이론에서 모든 자유낙하 운동은 이 측지선을 따른다.
지구는 태양에 의해 만들어진 이 곡률 속에서 어떤 신비로운 힘에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기울어진 측지선을 따라 나아간다. 마치 깔때기 안을 굴러가는 구슬처럼, 구슬이 회전하는 이유가 중심에서 어떤 힘이 작용하기 때문이 아니라 깔때기 표면의 곡률이 구슬의 측지선을 규정하기 때문이다. 다른 행성들도 태양이 만들어낸 곡률 안에서 자신의 측지선을 따라 마치 이끌리듯 공전한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구부러진 것은 공간이 아니라 시공이다. 순간들의 연속이 아니라 구조화된 하나의 전체인 바로 그 시공이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것은 그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방정식을 찾아내는 것이었다. 구부러진 시공간을 어떻게 수학적으로 기술할 수 있을까?
19세기의 위대한 수학자, 카를 프리드리히 가우스(Carl Friedrich Gauss, 1777~1855)는 언덕의 표면이나 구부러진 표면을 나타내는 수학을 만들었다. 그의 제자 베른하르트 리만(Bernhard Riemann, 1826~1866)은 소위 ‘리만 곡률(Riemann curvature, '$R_{ab}$'로 표시)’을 만들었다.
평지와 언덕과 산이 있는 풍경을 생각해보자. 평지에서는 표면의 곡률 $R_{ab}$ 가 0이다. 뾰족한 산꼭대기 혹은 가장 굽어 있는 곳에서는 곡률이 최대가 된다. 리만의 곡률 이론을 이용하면, 3차원이나 4차원의 굽은 공간의 모양도 기술할 수가 있다.
아인슈타인은 리만의 곡률을 터득하여 방정식을 완성한다. 이 방정식에서 시공의 리만 곡률 $R_{ab}$는 물질의 에너지에 비례한다. 즉, 시공은 물질이 있는 곳에서 더 많이 휜다는 것이다. 방정식은 맥스웰 방정식과 비슷하지만 전자기가 아니라 중력에 대한 방정식이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은 태양의 질량이 주위 공간의 곡률에 미치는 영향과 이 곡률이 행성들의 운동에 미치는 영향을 다시 계산한다. 그는 행성의 움직임이 케플러와 뉴턴의 방정식이 예측한 대로이기는 하지만, 정확히 똑같지는 않다는 것을 알아낸다. 태양 부근에서는 공간의 곡률 효과가 뉴턴의 힘의 영향보다 더 강한 것이다.
그래서 아인슈타인의 방정식은 별 가까이에서 공간이 어떻게 굽어지는지를 기술한다. 이 굽음 때문에 빛도 휘어서 간다. 아인슈타인은 태양이 그 주위의 빛을 휘게 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태양 주변 시공간의 완만한 곡률과 누적 효과
태양의 거대한 질량은 주변 시공간(Spacetime)을 휘어지게 만드는 능동적인 원인이다. 이 질량이 만들어내는 시공간의 곡률은 지구와 같은 모든 물체의 운동 경로를 측지선(Geodesic)으로 규정한다.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에 따르면, 중력은 힘이 아니라 질량과 에너지로 인해 휘어진 시공간의 기하학적 결과이다. 아인슈타인은 중력은 시공간이라는 무대 자체가 휘어진 방향으로 물체가 자연스럽게 떨어지는 운동이라고 했다.
이 원리에 따라, 지구는 휘어진 시공간의 곡면을 따라 마치 이끌리듯 초속 약 $30 \text{km}$의 속도로 타원형 궤도를 공전하게 된다.
태양 주변의 시공간은 우리의 감각으로는 거의 느낄 수 없는 아주 완만하고 거의 평평한 접시 형태에 가깝다.
시공간 곡률이 눈에 보이기 시작하는 기준은 질량이 얼마나 작고 촘촘하게 압축되었는가로 결정되며, 그 핵심 지표가 바로 슈바르츠실트 반지름이다.
슈바르츠실트 반지름($r_s$)은 블랙홀 형성의 기준이 되는 값으로서 태양의 경우 약 $2.95 \text{km}$이다. 하지만 태양의 실제 반지름($R_{\odot}$)은 슈바르츠실트 반지름보다 약 24만 배($240,000 \times r_s$)나 크다.
시공간의 곡률(曲率, Curvature)을 대표하는 리만 곡률 성분이나 조석력의 크기는 중심으로부터의 거리가 멀어질수록 $1/r^3$에 비례하여 급격히 약해진다. 따라서 태양의 실제 표면에서 곡률은 매우 작아 거의 평평하게 보인다.
시공간의 곡률은 중심에 놓인 질량이 주변 공간에 새겨놓는 휘어짐이다. 이 휘어짐은 멀어질수록 빠르게 작아지는데, 상대성이론에서는 그 감소가 대략 $1/r^3$ 로 표현된다. 중력이 거리의 제곱에 비례해 약해지는 $1/r^2$ 법칙을 따른다면, 곡률은 그보다 한 단계 더 가파르게 사라진다. 곡률이 단순한 힘이 아니라 중력 퍼텐셜의 변화를 한 번 더 미분한 값이기 때문이다.
중력 퍼텐셜은 $GM/r$ 형태로 나타난다. $G$는 만유인력 상수다. 뉴턴이 만유인력 법칙을 정식화했을 때 도입된 값으로, 우주 어디에서나 동일하게 작동하는 중력의 보편적 세기를 결정한다. 중력이 얼마나 ‘약한 힘’인가를 보여주는 척도라고도 할 수 있다. 물리 상수 국제 표준에서 제시된 값으로서 질량 1 kg짜리 물체 두 개가 1 m 떨어져 있을 때 작용하는 힘의 크기를 정하는 상수다. 이 힘은 머리카락 한 올을 아주 살짝 당길 때의 힘보다도 훨씬 약하다. 전기력이나 핵력과 비교하면 거의 “없는 힘”에 가깝다. 이 값이 매우 작다는 사실은 중력이 우주에서 가장 약한 힘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반면 $M$은 질량이다. 질량은 그 물체가 주변 시공간을 얼마나 깊게 구부릴 수 있는지를 결정한다. 질량이 클수록 주변 퍼텐셜 우물은 더 깊고, 공간의 기울기 역시 더 뚜렷하게 형성된다.
이렇게 중력 퍼텐셜은 질량이 주변 공간에 만들어내는 위치 에너지의 기울기, 즉 공간의 깊이를 나타내는 값이다. 질량이 한 점에 놓여 있다고 가정하면, 그 주변 공간은 구대칭 형태로 휘어진다. 이때 붕어빵의 틀처럼 전체 형상을 결정하는 값이 바로 퍼텐셜이다.
이 퍼텐셜을 한 번 미분하면 $1/r^2$ 가 되어 중력의 크기가 나타난다. 여기서 다시 한 번 미분하면 공간의 휨, 즉 곡률의 세기가 드러나는데, 그 감소율이 바로 $1/r^3$ 이다.
여기서 사용하는 $r$ 은 줄자로 잰 물리적 거리와는 다르다. 상대성이론에서의 $r$ 은 질량 중심을 기준으로 한 반지름 방향 좌표다. 태양처럼 거의 구형인 천체 주변에서는 시공간도 구대칭 구조를 띠기 때문에, 이 $r$ 하나에 공간의 구조가 자연스럽게 담긴다. 곡률이 $1/r^3$ 로 줄어든다고 말할 때의 $r$ 은 바로 이 좌표를 뜻하며, 시공간이 거리에 따라 어떻게 평평해지는지를 설명하는 기준이 된다. 이 구조를 따라가면 태양 표면의 곡률이 왜 거의 느껴지지 않는지도 이해된다. 태양은 거대한 질량을 지녔지만, 반지름이 약 70만 km에 이르기 때문에 $1/r^3$ 값은 극도로 작다. 숫자로 계산하면 사실상 0에 가까워 보인다. 우리가 태양을 ‘둥근 공’처럼 상상하면서도 그 주변 시공간이 거의 평평하다고 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따라서 태양 표면의 시공간 곡률이 매우 작음에도 불구하고, 태양이 지구를 단단히 붙잡을 수 있는 것은 곡률의 절대 크기 자체가 아니라, 질량이 만든 퍼텐셜(따라서 블랙홀 근처 → 휘어짐 강함 → 퍼텐셜 낮음, 지구 근처 → 휘어짐 중간 → 퍼텐셜 중간, 우주 공간 → 휘어짐 약함 → 퍼텐셜 높음) 구조의 기울기와 그 누적 효과로 나타나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태양 중력은 지구에 약 $0.006 m/s^2$로 작용한다. 이는 우리가 일상에서 경험하는 $9.8 m/s^2$보다 훨씬 약한 값이다. 그러나 이 미약한 가속도가 매 순간 속도를 조금씩 변화시키며 1년 내내 누적되기 때문에 지구는 태양 주변을 정확한 궤도로 공전하게 된다. 작은 가속도라도 끊임없이 작용하면 거대한 운동 결과를 만드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누적 효과이다.
중력 가속도는 거리의 제곱에 따라 $g \propto 1/r^2$ 로 감소하지만, 시공간 곡률과 관련된 조석력의 세기는 $\propto 1/r^3$ 으로 더 빠르게 감소한다. 태양처럼 반지름이 매우 큰 별에서는 표면 근처의 곡률은 작지만, 그 미세한 곡률 변화가 광범위한 거리까지 이어져 거대한 퍼텐셜 기울기를 형성한다.
즉, 곡률 자체는 약하지만, 그 작은 기울기가 태양계 전체에 걸쳐 넓게 퍼지면서 중력이라는 장거리 효과가 나타난다. 이 누적된 퍼텐셜 구조가 지구를 안정적으로 공전시키는 힘의 실체이다.
태양 주변의 시공간은 거의 평평하다고 할 만큼 휘어짐이 약하지만, 이 미세한 기울기가 수억 km의 범위에 걸쳐 펼쳐져 있다. 지구는 바로 그 기울기를 따라 계속 ‘가속되는 듯한’ 운동을 하며 강한 중력 효과로 안정된 궤도를 유지하게 되는 것이다.
우주 대부분의 별들은 태양처럼 밀도가 낮고 반지름이 슈바르츠실트 반지름보다 훨씬 커서 실제 시공간 곡률은 매우 작다.
중성자별은 반지름이 약 $10 \sim 12 \text{km}$ 정도이며, 이 지점부터 곡률이 비로소 크게 증가하기 시작한다. 중성자별은 블랙홀 형성 직전 단계의 천체임을 보여준다. 블랙홀 주변에서는 시공간 곡률이 극도로 커지며 사실상 무한대로 수렴되는 상태에 도달한다.
우주의 거의 모든 별들은 반지름이 너무 크고 밀도가 충분히 낮으며, 슈바르츠실트 반지름으로부터 지나치게 멀기 때문에 시공간 곡률은 매우 작다. 그러나 그 질량이 만들어내는 장거리 기울기 효과가 누적되면서, 이 완만한 곡률 구조가 강한 중력을 형성하고 우주 구조를 지탱하는 것이다.
1919년 에딩턴의 개기일식 실험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이 내놓은 가장 대담한 예언 중 하나는, 중력이 빛의 경로마저 휘게 한다는 '중력 렌즈 효과'3)였다. 태양처럼 질량이 매우 큰 물체 근처를 지나는 빛은 태양의 중력(시공간의 곡률)에 의해 그 경로가 휘어야 한다. 아인슈타인은 빛이 태양 표면을 스쳐 지날 때 약 1.75 아크초(arcsecond)만큼 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반면 뉴턴 중력의 예측에 의한 휘어지는 각도는 아인슈타인 예측값의 절반인 약 0.87 아크초에 불과했다.
아인슈타인의 주장은 시공간 자체가 거대한 질량에 의해 왜곡된다는 이론의 핵심을 담고 있었지만, 한 가지 거대한 난관에 부딪혔다. 우주에서 가장 강력한 중력 렌즈 중 하나인 태양의 빛이 너무나도 밝아, 그 주변을 지나는 별빛의 미세한 휨을 관측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 불가능해 보였던 증명의 기회를 포착한 인물은 영국의 천문학자 아서 에딩턴이었다. 그는 1919년 5월 29일의 개기일식을 주목했다. 달이 태양을 완벽하게 가리는 짧은 시간 동안이라면, 평소 태양의 눈부신 광채에 가려졌던 배경의 별들이 모습을 드러낼 것이기 때문이었다. 우주가 스스로 마련해 준 완벽한 실험 무대4)였다.
아서 에딩턴은 태양이 달에 완전히 가려져 주변 별들이 보이는 개기일식을 기회로 삼았다. 에딩턴의 팀은 개기일식이 일어나기 몇 달 전, 밤하늘에서 태양이 위치할 예정인 구역(히아데스 성단)의 별들 사진을 미리 촬영하여 별들의 '정확한' 위치를 기록해 두었다.
1919년 5월 29일, 에딩턴은 관측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두 개의 팀을 꾸려 개기일식 관측이 가능한 두 곳, 즉 아프리카 서해안의 프린시페 섬(에딩턴 본인)과 브라질의 소브랄로 향했다.
개기일식이 진행되는 짧은 시간 동안, 팀들은 태양 바로 옆에서 보이는 히아데스 성단의 별들의 사진을 촬영했다. 관측은 성공적이었다. 에딩턴은 프린시페와 소브랄에서 촬영한 사진의 별 위치를 몇 달 전 촬영했던 기준 사진과 비교 분석했다.
태양 근처 별들의 위치가 기준 사진에서보다 바깥쪽으로 밀려난 것이 확인되었다. 이는 태양의 중력이 별빛을 휘게 만들어 우리 눈에 별이 실제 위치가 아닌 다른 곳에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한 것이다.
구름 등 여러 방해 요건에도 불구하고, 소브랄에서 얻은 데이터는 아인슈타인이 예측한 1.75 아크초5)에 매우 근접한 값(약 1.98 ± 0.30 아크초)을 보였다. 이는 뉴턴의 예측값(0.87 아크초)과는 명백히 달랐다.
이 실험 결과는 1919년 11월 런던 왕립학회에서 발표되었다. 이 관측은 공간이 물질에 의해 실제로 휘어진다는 사실을 인류가 최초로 확인한 역사적 증거가 되었다.
1919년, 아서 에딩턴 경이 프린시페 섬에서 포착한 1.75아크초(arcsecond)의 미세한 휘어짐은, 사실 우주가 숨기고 있던 거대한 비밀의 서막에 불과했습니다. 그것은 태양이라는 거대한 질량이 시공간이라는 비단옷에 살짝 주름을 잡는, 점잖게 손흔들며 “안녕”이라고 인사하는 정도였죠. 빛은 거대한 언덕을 만난 듯 부드럽게 그 능선을 따라 살짝 비켜 갔을 뿐입니다.
거대 항성의 미지근한 포옹
만약 우리가 태양보다 수천 배 무거운 별, 예를 들어 적색 초거성의 거대한 몸집 앞에 선다면 어떨까요? 우리는 본능적으로 그 압도적인 질량이 빛의 경로를 격렬하게 꺾어 놓으리라 상상합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그 왜곡은 태양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 별이 질량을 거대하게 키운 만큼 반지름도 솜사탕처럼 부풀리고 있다면 말입니다. 초거성은 질량이 커지는 만큼 반지름도 커지고, 중력 퍼텐셜(= 휘어짐의 깊이)이 크게 증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시공간의 휘어짐은 질량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질량이 얼마나 ‘좁은 공간에 몰려 있는가’라는 압축에 의해 결정됩니다. 빛이 스쳐 지나가는 표면이 중심으로부터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면, 그 거대한 질량의 포옹은 의외로 미지근합니다. 결국 빛은 자신이 여전히 자유롭다고 착각하며, 몇 아크초 남짓한 미세한 굴절만을 남기고 제 길을 갑니다.
초대거성의 뒤틀린 초상
그러나 진정한 굴절의 공포는 중성자별에서 시작됩니다. 태양의 질량을 도시 하나 크기의 공간으로 압축해 만든, 우주의 가장 밀도 높은 지옥의 구슬입니다.
이곳에서 빛은 더 이상 조용히 비켜가지 못합니다. 마치 거대한 중력의 멱살을 붙잡힌 듯, 빛의 경로는 속수무책으로 끌려갑니다. 그 각도는 1.75아크초 따위가 아니라, 수십 도에 이를 만큼 급격하게 휘어집니다.
이곳이 그리는 풍경은 이성의 영역을 벗어납니다. 만약 우리가 중성자별을 정면에서 바라본다면, 우리는 별의 정면을 보면서 동시에 그 뒤통수까지 바라보게 됩니다. 빛이 별의 뒷면에서 출발해 극단적인 곡률을 따라 휘어져, 마치 유령처럼 우리 눈앞에 정면에서 날아들기 때문입니다. 이 영역에서 시공간은 더 이상 평평한 지도가 아니라, 구겨지고 접혀버린 종이와 같습니다.
블랙홀의 무한한 굴레
마지막으로 우리는 우주 바다의 심연, 블랙홀 앞에 섭니다.
이곳은 ‘휜다’는 단어의 의미가 붕괴되는 곳입니다. 사건의 지평선 바깥, 광자구라 불리는 경계에서 빛은 블랙홀의 중력에 붙잡혀 영원한 궤도를 돕니다. 360도의 굴레입니다. 빛은 마치 제 꼬리를 무는 뱀(우로보로스)처럼 자신이 출발했던 바로 그 지점으로 되돌아옵니다. 이 궤도에서 옆을 바라볼 수 있다면, 우리는 우리 자신의 뒷모습까지 보게 될 것입니다. 빛이 우주를 한 바퀴 돌아 다시 우리 눈으로 되돌아오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사건의 지평선. 이곳은 더 이상 ‘장소’가 아닙니다. 이곳은 미래로 향하는 일방통행의 낭떠러지입니다. 시공간 자체가 빛보다 빠른 속도로 중심으로 추락하고 있기에, 바깥으로 향하는 경로는 지도에서 완전히 지워집니다. 빛조차 탈출하려 발버둥 쳐 보지만, 그가 디디고 선 공간 자체가 무너져 내리고 있습니다. 모든 경로는 오직 한 곳, 블랙홀의 중심으로 이어집니다.
그 중심, 특이점에서 시공간의 곡률은 무한대 $\infty$ 로 향합니다. 모든 물리 법칙이 멈춰 서고, ‘휘어진다’는 개념 자체가 해체되는 무(無)의 지점입니다.
결국 에딩턴이 관찰한 1.75아크초는, 이 거대하고 무한한 심연으로 가는 입구에 새겨진 가장 희미한 경고문에 불과했던 것입니다.
“빛은 더 이상 직선으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태양 근처에서는 살짝 흔들리고,
중성자별 앞에서는 방향을 잃고 급회전합니다.
블랙홀의 문턱에서는 결국 굴복하여,
자신의 궤적을 한 바퀴, 두 바퀴, 끝없이 감아 돌며
미래 속으로 사라집니다.
중력 앞에, 빛은 결국 자유를 잃습니다.”
시간 지연과 중력 퍼텐셜
그러나 휘는 것은 공간만이 아니다. 시간도 휜다. 아인슈타인은 지구의 높은 고도에서는 시간이 더 빨리 흐르고 낮은 고도에서는 더 느리게 흐를 것이라고 예측한다. 측정을 해본 결과 역시 사실로 증명되었다. 극도로 정밀한 시계를 사용하면 고도 차이에서 그 결과를 측정할 수 있다. 시간은 보편적이고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질량에 따라 늘고 줄고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질량이 있는 모든 물체처럼 지구도 시공을 비틀어 그 주위에서 시간이 느려지게 만든다. 쌍둥이 중 한 아이가 바닷가에서 살고 다른 한 아이는 산에서 살다가 나중에 다시 만나면, 한 쪽이 다른 쪽보다 더 나이가 들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이러한 시간의 비틀림은 결국 물체가 왜 아래로 떨어지는지에 관한 이유까지 밝혀준다. 이 모든 현상은 ‘중력 퍼텐셜’이라는 하나의 물리 개념으로 통합해 이해할 수 있다.
일반상대성이론에서 중력 퍼텐셜은 '위치 에너지'를 넘어, 시공간이 얼마나 기울고 휘어지고, 특히 시간축이 얼마나 줄어드는지를 측정하는 물리량이다. 이 관점은 질량이 시공간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그리고 그 안에서 물체와 시간이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에 대한 설명을 제공한다.
시간 지연은 퍼텐셜의 가장 본질적인 효과이다. 낮은 중력 퍼텐셜(예: 지구 지표면)은 질량에 가까워 시공간 곡률의 '깊이'가 깊은 곳을 의미한다. 이곳에서는 시간축 자체가 '줄어들어' 시간이 더 느리게 흐른다. 반대로 높은 중력 퍼텐셜(예: 우주 공간)은 곡률이 얕은(평평한) 곳이며, 시간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흐른다. 물체의 낙하 원리 또한 바로 이 '시공간의 기울기'를 따르는 것이다. 뉴턴의 관점처럼 '만유인력'이라는 힘이 물체를 끌어당기는 것이 아니다. 아인슈타인의 관점에서 물체는 단지 질량에 의해 휘어진 시공간의 가장 자연스러운 경로, 즉 '측지선(Geodesic)'을 따라 움직일 뿐이다.
이 '가장 자연스러운 경로'는 본질적으로 물체가 시간이 가장 느리게 흐르는 방향(낮은 퍼텐셜, 즉 중력 우물의 바닥)을 향해 '굴러가는' 것이다. 우리가 '중력'이라고 인지하는 것은 바로 이 시공간의 기울기, 즉 시간 흐름의 속도 차이이다.
중력 퍼텐셜이 높으면 시간이 빠르다는 원리를 적용하면, 우주 비행사는 더 빨리 늙어야 한다. 하지만 국제우주정거장(ISS)의 우주 비행사들은 지구의 사람들보다 아주 미세하게 덜 늙는다. 이는 중력 효과(일반 상대성) 외에 또 다른 강력한 효과, 즉 속도 효과(특수 상대성)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중력 효과 (일반 상대성)로 ISS는 지표면보다 높은 퍼텐셜(얕은 곡률)에 있으므로, 시간이 빨라져야 한다. 하지만 특수상대성이론의 속도 효과 때문에 빠르게 움직이는 물체의 시간은 느려진다. ISS는 시속 약 $28,000km$라는 엄청난 속도로 지구를 공전하고 있으며, 이 속도 때문에 시간은 느려진다.
ISS가 위치해 있는 고도(약 $400km$)에서는, 중력으로 인해 시간이 빨라지는 효과보다 속도로 인해 시간이 느려지는 효과가 더 크게 작용한다. 6개월간 ISS에 머문 우주 비행사는 지상의 시간보다 약 0.005초 정도 '덜' 경험하고 돌아온다. (이들이 '무중력'처럼 부유하는 것 역시 중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중력에 이끌려 '영원히 떨어지는' 자유 낙하(측지선)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화성-지구 사이의 평평한 우주 공간" 시나리오는 왜 다를까?
여기서는 '속도 효과'가 거의 사라지고, 우리가 정의한 '중력 퍼텐셜'의 차이, 즉 시공간 곡률의 깊이 차이(중력 효과)가 지배한다.
이 우주인은 지구라는 깊은 중력 우물(깊은 곡률, 낮은 퍼텐셜)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지표면의 관찰자보다 훨씬 높은 중력 퍼텐셜 상태에 있다. 따라서 시간은 매우 빠르게 흐른다.
ISS처럼 초고속으로 궤도를 도는 것이 아니라, 지구와 상대적으로 느린 속도로 이동하고 있다. 속도에 의한 시간 지연 효과는 ISS에 비해 무시할 수 있을 정도로 작다. 결과적으로, 시간을 빠르게 하는 '중력 효과'가 시간을 느리게 하는 '속도 효과'를 압도하게 된다.
우주 비행사의 '늙는 속도'(시간의 흐름)는 '중력 퍼텐셜'(시공간 곡률의 깊이)과 '상대 속도'라는 두 변수의 줄다리기에 의해 결정된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GPS 위성은 이러한 두 효과—중력에 의해 시간이 빨라지는 효과와, 속도 때문에 시간이 느려지는 효과—를 모두 정밀하게 보정하기 때문에 작동할 수 있다. 반면, 지구보다 훨씬 높은 2만 km 상공에 떠 있는 GPS 위성의 경우는 이야기가 다르다. 여기서는 속도 효과보다 중력 효과가 훨씬 커서, 고유 시간은 하루 동안 지상 시계보다 약 $+38μs$ 빠르다. 중력 효과가 $+45μs$, 속도 효과가 $−7μs$, 그 합이 $+38μs$이다. 이는 상대성이론이 단순한 이론이 아니라, 매일 우리의 스마트폰에 신호를 보내는 실재하는 물리적 법칙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가장 강력한 증거이다.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은 중력과 속도에 따라 시간이 조금씩 달라지는 미세한 차이를 훨씬 뛰어넘는다. 이는 공간에 대한 인류의 관점을 근본적으로 뒤바꾼 혁명이었다.
이전까지의 물리학, 즉 뉴턴의 세계에서 공간은 물질이 그 안에서 움직이는 '텅 비고 고정된 무대(용기)'에 불과했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의 통찰에 따르면 시공간(Spacetime)은 물질이나 에너지와 마찬가지로 그 자체의 '물리학'과 '역학'을 갖는 물리적 실체이다. 시공간은 물질과 에너지를 만나면 반응하고, 휘어지고, 심지어 출렁이기까지 한다. '중력'이란 바로 이 역동적인 시공간이 자신의 본성을 드러내는 방식일 뿐이다.
이러한 생각은 고대 그리스의 데모크리토스가 '비존재(빈 공간)' 역시 "어떤 본성"과 '실체성'을 지닌다고 말했던 철학적 사유와 맞닿아 있다. 아인슈타인은 이 '빈 공간'의 '본성'이 바로 '중력장(Gravitational Field)'임을 수학적으로 증명했다.
물론 이 거대한 도약은 패러데이의 '장(Field)' 개념과 가우스와 리만의 기하학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공간이 힘을 매개하는 '장'으로 가득 차 있다는 패러데이의 아이디어는 공간이 '아무것도 아님'이 아님을 시사했다. 가우스와 리만의 '기하학'은 평평함을 넘어 '휘어진 공간'을 기술할 수 있는 강력한 수학적 언어였다.
아인슈타인 방정식
아인슈타인은 이 도구들을 가져와 중력이라는 '장'의 정체는 다름 아닌 '휘어진 시공간의 기하학'이라는 위대한 통찰에 도달한다.
이리하여 그는 마침내 이 '빈 공간'의 본성, 즉 중력장의 역학을 기술하는 단 하나의 방정식을 완성해낸다.
$R_{ab} - \frac{1}{2}Rg_{ab} + \Lambda g_{ab} = {8\pi G}T_{ab}$
이 방정식6)은 '세계의 두 절반'이 어떻게 마주 보며 상호작용하는지를 완벽하게 기술한다.
좌변 ($R_{ab}$, $R$, $g_{ab}$ ...)은 시공간의 기하학을 말한다. 즉, "시공간이 어떻게 휘어지고, 시간축이 어떻게 변형되는가?" 이 항들은 공간의 곡률과 형태를 나타낸다.
우변 ($T_{ab}$)은 물질과 에너지의 분포를 가리킨다. 즉 "무엇이 시공간을 휘게 만드는가?" 이 항은 그 공간 안에 들어 있는 질량, 에너지, 운동량 등 모든 것을 포함한다.
이 방정식은 한 문장으로 "물질과 에너지가 시공간을 휘게 만들고, 그 휘어진 시공간은 물질이 어떻게 움직여야 할지를 결정한다"는 중력의 본질을 요약한다.
놀라운 점은, 이토록 상이해 보이는 우주의 모든 현상들이 결국 이 단 하나의 방정식이 허용하는 다양한 '해(solution)'라는 사실이다.
시간 지연을 설명하는 좌변의 $g_{ab}$ 성분(메트릭)은 질량(우변 $T_{ab}$) 주변에서 시간 간격($g_{00}$)이 줄어듦을 보여준다. 이것이 바로 행성 주변에서 시간이 느려지는 이유이다.
블랙홀을 설명하는 우변이 $T_{ab}=0$ 이면, 즉 물질이 없는 '진공' 상태에서 좌변의 곡률 항은 극단적인 해를 가질 수 있다. 이는 시공간 자체가 스스로 붕괴하여 빛조차 빠져나올 수 없는 공간, 즉 블랙홀을 만드는 것이다.
이 방정식을 우주 전체에 적용하면, 시공간이 정지해 있을 수 없고 반드시 팽창하거나 수축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모든 것이 한 점(특이점)에서 폭발적으로 팽창한 빅뱅에 도달한다.
거대한 질량이 격렬하게 움직이면(우변의 변화), 그 영향이 좌변의 곡률(시공간) 자체를 '출렁이게' 만든다. 이때 시공간은 탄성 있는 막처럼 ‘출렁이며’ 파문을 만든다. 이 파문이 바로 중력파다. 중력파는 우주 초기, 특히 빅뱅 직후에 남아 있던 흔적을 포착할 수 있는 단초7)를 제공한다.
우주가 폭발하고, 공간이 빠져나올 수 없는 구멍 속으로 꺼지고, 시간이 행성 주변에서 느려지고, 별들 사이의 광활한 시공간이 바다의 표면처럼 물결치는 이유, 이 모든 것은 서로 다른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하나의 방정식이 허용하는 다양한 얼굴들이다.
일반상대성이론의 실재적 증거
그리고 이 방정식은 지난 한 세기 동안 수많은 관측과 실험을 통해 우주의 실재를 드러내 왔다. 아래에 정리한 객관적 증거들 가운데 일부는 앞선 서술에서 이미 언급했지만, 전체 맥락을 연결하기 위해 다시 설명한다.
1. 수성의 근일점 이동
태양에 가장 가까운 수성은 미세하게 궤도를 어긋낸다. 뉴턴 역학이 풀지 못했던 이 43아크초의 차이를 아인슈타인의 방정식은 정확하게 예측했다. 이는 중력이 단순한 힘이 아니라, 시공간의 곡률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첫 실증이었다.
2. 중력 렌즈 효과
이 방정식은 질량이 시공간을 휘게 할 뿐만 아니라, 그 휘어진 경로를 따라 별빛이 태양과 같은 거대 질량체 주변을 지날 때 휘어지는 현상을 예측했고, 1919년 개기일식 관측을 통해 태양 뒤편에서 오는 별빛이 휘어지는 중력 렌즈 효과가 확인되었다.
3. 중력파의 존재
거대 질량체가 격렬하게 운동할 때 시공간은 출렁이며 물결(중력파)을 일으킨다. 방정식은 이 파동(중력파)의 존재를 예측했다. 100년이 흐른 2015년, LIGO 관측소는 두 블랙홀이 충돌하며 발생시킨 신호(GW150914)인 중력파를 검출했다. 시공간이 실제로 흔들린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기록된 사건이다.
4. 블랙홀의 실재
방정식의 해(解) 중 하나는 극도로 강한 중력으로 빛조차 탈출할 수 없는 천체, 즉 블랙홀의 존재를 암시했다. 2019년, 이벤트 호라이즌 망원경(EHT) 프로젝트는 M87 은하 중심의 블랙홀 그림자를 사상 최초로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5. GPS의 정밀도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GPS는 특수 상대성 이론(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위성의 시간 지연)과 일반 상대성 이론(지구 중력에 의한 시간 지연) 효과를 모두 보정해야만 정확한 위치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이는 이론이 실생활에 적용되는 명백한 증거다.
시공은 비어 있지 않다. 그 안에는 곡률이 있고, 장이 있고, 역학이 있다. 우리가 ‘중력’이라고 부르는 것은 바로 그 본성이 드러나는 방식이다. 그리고 아인슈타인의 방정식은 그 본성을 세상 앞에 드러낸 최초의 문장이다.(끝)
🔖 주(註)
1) 카를로 로벨리, 『보이는 세상은 실재가 아니다』(김정훈 옮김, 쌤앤파커스, 2018), 79~92쪽. ↩
2) 카를로 로벨리, 『보이는 세상은 실재가 아니다』(김정훈 옮김, 쌤앤파커스, 2018), 80쪽. ↩
3) 본문에서 전개한 일반상대성이론의 관측적 실재성(중력 렌즈, 수성 근일점 이동, 중력파, 블랙홀)과 일부 개념적 해설(중력 퍼텐셜 등)은 책에 상세한 전개가 없어, 이해의 흐름을 보완하기 위해 위키피디아 등의 자료를 참고하였다. ↩
4) 로빈 맥키, “100 years on: the eclipse that changed our understanding of the universe”, The Guardian(2019). 1919년 프린시페와 소브랄에서 이루어진 개기일식 관측이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을 지지한 과정을 상세히 설명한다. https://www.theguardian.com/science/2019/may/12/100-years-on-eclipse-1919-picture-that-changed-universe-arthur-eddington-einstein-theory-gravity ↩
5) 1아크초(″)는 $1'' = \frac{1}{3600}^\circ$ 이다.
따라서 1.75″ = 약 0.000486°.
사진판 분석을 통해 이러한 미세한 각도를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다.
https://en.wikipedia.org/wiki/Minute_and_second_of_arc
↩
6) 카를로 로벨리, 『보이는 세상은 실재가 아니다』(김정훈 옮김, 쌤앤파커스, 2018), 92쪽.
해당 방정식의 수학적·물리적 세부 해설은 책에 없다.
일반상대성이론의 실재적 증거는 관측과 실험으로 증명된 사실이기 때문에 방정식의 해설 내용은 위키피디아 등 객관성이 담보된 설명 자료를 근거로 삼았다. 이러한 보조 자료는 논지를 확장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해당 방정식이 놓인 물리적 배경과 이론적 의미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과학적 연결 고리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
7) 카를로 로벨리, 『만약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다면』(김보희 옮김, 쌤앤파커스, 2021), 126쪽. 로벨리는 중력파 검출이 빅뱅 초기의 양자요동 흔적을 밝히는 단초가 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