⑦ 양자역학이란 무엇인가?

양자역학이란 무엇인가? 카를로 로벨리의 물리학을 이해하기 위한 필수 개념을 정리합니다. 파동-입자 이중성, 양자화, 불확정성 원리, 그리고 태양을 빛나게 하는 양자 터널링까지. 미시 세계의 기묘한 법칙과 현대 과학기술에 미친 영향을 핵심 요약합니다.

보스-아인슈타인 응축물(BEC)

1920년대에 사티엔드라 나트 보스와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개별 원자들이 서로 뭉쳐 마치 하나의 초원자처럼 행동하며 파동의 성질을 보이는 이상한 형태의 물질을 처음 고안했다. 70년 후, 과학자 에릭 A. 코넬과 칼 E. 위먼은 초저온 루비듐 원자에서 보스-아인슈타인 응축물(BEC)이라고 불리는 이러한 물질 상태를 입증했다. (NIST/JILA/CU-Boulder - NIST 이미지)

원자들이 냉각되며 개별적 운동을 잃어가고, 서로의 파동이 겹치면서 하나의 단일 양자상태로 응축된다. 이때 원자들은 고립된 점이 아니라 서로의 상태를 규정하는 얽힌 존재로 변하며, 실재는 개별 입자가 아니라 그들이 만들어내는 관계적 패턴으로 드러난다. 이러한 변화는 양자 얽힘이 세계를 구성하는 근본 방식이며, 로벨리가 말한 관계론적 실재가 실험적 장면 속에서 직접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을 보여준다.

"물리학의 한 분야인 양자역학은 고전 물리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것, 즉 입자가 원자 수준에서 어떻게 파동처럼 행동하는지를 설명한다. 양자 연구는 이러한 입자들 간의 거동과 상호작용, 그리고 원자를 하나로 묶고 우주에 구조를 부여하는 힘을 설명할 수 있게 한다. 양자역학은 휴대폰, 컴퓨터, 의료 기기, GPS와 같은 일상 기기는 물론 레이저, 광섬유, LED의 기반이 된다." (NASA, Why NASA Studies the World We Don’t See, 2024)
(이미지 출처: https://science.nasa.gov/biological-physical/international-year-of-quantum-why-nasa-studies-the-world-we-dont-see/)

로벨리의 서술 방식과 개괄적 양자 개념의 필요성

로벨리의 여섯 권 번역서에는 ‘양자역학 전체를 한눈에 정리한 개념 장’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는 고전물리학에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으로 넘어가는 물리학의 흐름을 따라가면서, 물리학의 거장들의 이론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서술한다. 그는 "양자 물리학에 익숙하지 않으며 양자 물리학이 무엇인지, 양자 물리학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을 위해 썼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막스 플랑크 방정식, 닐스 보어의 도약, 중첩과 얽힘, 하이젠베르크의 행렬역학, 슈뢰딩거의 파동 개념을 통해 양자 세계의 입자성, 비결정성, 관계성을 서술한다.

그러나 이러한 서술 방식은 비전문가에게 결코 쉽지 않다. 양자역학의 핵심 개념이 미리 정리되지 않으면, 로벨리의 설명도 다소 파편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그래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양자역학이 무엇인지’에 대한 개괄적 이해다.

실제로 구글에서 ‘quantum’을 검색하면 가장 먼저 등장하는 설명이 AZoQuantum의 “What is Quantum Mechanics and Why Does it Matter?” 라는 글이다. 이 글 또한 양자역학에 대한 미국 에너지부(U.S. Department of Energy, DOE)의 개념을 기초 자료로 삼고 있다. 이 두 개의 글은 양자역학의 핵심 개념—양자화, 파동–입자 이중성, 파동 함수와 확률, 불확정성 원리, 중첩과 얽힘—을 명료하게 정리한다.

따라서 나는 우선 AZoQuantum과 DOE의 글을 토대로 양자역학의 개념부터 정리하고 다시 로벨리의 물리학을 소개하고자 한다.

양자역학이란 무엇인가?

다음은 AZoQuantum의 대표 기사 “What is Quantum Mechanics and Why Does it Matter?” 1)"DOE Explains...Quantum Mechanics" 2) 을 기반으로 양자역학의 개념을 나름 정리한 내용이다.

1. 양자역학의 기본 개념

양자역학(Quantum Mechanics)은 원자, 전자, 광자와 같은 매우 작은 미시적 물체의 움직임을 설명하는 물리학 분야이다. 20세기 초에 등장하여 미시 세계에 대한 인류의 이해에 혁명을 일으켰다.

이는 우리가 일상에서 경험하는 크고 거시적인 물체를 다루는 고전역학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고전역학의 세계와 달리, 양자 세계의 물체들은 입자와 파동의 특성을 동시에 갖는 독특한 방식으로 행동한다.

"양자역학은 극히 작은 물체가 어떻게 입자(미세한 물질 조각)와 파동(에너지를 전달하는 교란이나 변화)의 특성을 동시에 갖는지 설명하는 물리학 분야이다. 물리학자들은 이를 "파동-입자 이중성"이라고 부른다.(DOE)

2. 파동-입자 이중성

양자역학의 가장 핵심적인 개념은 '파동-입자 이중성'이다. 이는 전자와 같은 매우 작은 물체가, 입자(Particle), 즉 물질을 구성하는 작은 조각으로서의 특성, 그리고 파동(Wave), 즉 에너지를 전달하는 교란이나 변화로서의 특성, 이 두 가지 성질을 동시에 지닌다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의 고전 물리학에서는 빛을 파동으로, 전자를 입자로만 생각했다. 그러나 이러한 관점으로는 '흑체복사'(온도에 따라 물체가 빛을 방출하는 현상)나 '광전효과'(특정 파장의 빛이 물질에 닿을 때 전자가 방출되는 현상)를 설명할 수 없었다. 양자역학은 물질과 빛이 상황에 따라 입자이자 파동일 수 있다고 설명함으로써 이 문제들을 해결했다.

3. 양자화

'입자'라는 측면은 종종 '양자(quanta)', 즉 어떤 현상을 구성하는 더 이상 나눌 수 없는 가장 작은 불연속 단위로 설명된다. 예를 들어 빛의 양자는 '광자(photon)'이다.

이러한 입자들이 원자핵에 묶인 전자처럼 특정 공간에 갇힌 '속박상태(bound state)'에 있을 때, 이들은 '양자화(quantized)'된다.

이는 입자가 가질 수 있는 에너지나 운동량 같은 물리적 속성값이 연속적이지 않고, 오직 특정하게 정해진 불연속적인 값만을 가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원자 속 전자는 아무 에너지나 가질 수 없고, 정해진 '에너지 준위'만을 차지할 수 있다. 이는 던져진 야구공이 사실상 모든 범위의 에너지를 가질 수 있는 거시 세계와 명확히 구분되는 특징이다.

4. 양자 도약

'양자화' 원칙의 직접적인 결과가 바로 '양자 도약'이다. 입자가 '속박상태'에서 오직 불연속적인 에너지 준위(특정 궤도)에만 존재할 수 있기 때문에, 한 준위에서 다른 준위로 이동할 때 그 '중간' 지점을 거칠 수 없다.

대신, 입자는 한 에너지 상태에서 다른 에너지 상태로 순간적으로 '도약'한다. 이는 에너지가 연속적으로 변하는 거시 세계와는 완전히 다른 방식이다. (위 두 개의 글에서 '양자화' 개념을 통해 설명되는 원리다.)

5. 파동 함수와 확률

양자화된 입자는 동시에 파동의 성질을 갖는다. 양자역학에서 이 파동은 '파동 함수'라는 수학적 도구를 통해 기술된다.

파동 함수는 입자가 특정 시간에, 특정 위치에서, 특정 운동량을 가지고 발견될 '확률'을 계산하는 데 사용된다. 즉, 양자 세계에서 우리는 입자의 정확한 위치와 운동량을 동시에 확정적으로 알 수 없다.

6. 중첩

파동 함수가 '확률'을 의미한다는 것은, 입자가 관측되기 전까지 하나의 상태로 고정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뜻한다. '중첩' 원리에 따르면, 입자는 관측되거나 측정되기 전까지 가능한 모든 상태(예: 여러 위치, 여러 에너지 상태)에 동시에 존재한다. 동전을 던졌을 때 공중에서 앞면과 뒷면 모두 가능한 상태에 있다가 바닥에 떨어지고 우리가 관측했을 때 비로소 두 면 중 한 면이 확정되는 것과 같다.

우리가 입자를 '관측'하는 순간, 이 중첩된 상태는 하나의 특정 상태로 '붕괴'되어 결정된다. (AZoQuantum)

7. 관측 문제와 파동 함수 붕괴

'중첩' 원리는 양자역학의 가장 큰 수수께끼인 '관측 문제'로 이어진다. '중첩'은 입자가 "관측되기 전까지 가능한 모든 상태에 동시에 존재한다"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관측"이란 정확히 무엇이며, 관측하는 순간 어떻게 수많은 가능성 중 단 하나의 현실만이 선택되는가? 하는 문제이다.

양자역학의 표준적인 해석(코펜하겐 해석)에 따르면, 중첩 상태에 있던 입자의 파동 함수는 우리가 '관측'을 시도하는 순간 '붕괴(Collapse)'된다(파동 함수 붕괴). 즉, 무한한 확률이 0으로 수렴하고 단 하나의 값만 1(확실함)이 되어 현실로 나타난다.

이것이 바로 '슈뢰딩거의 고양이' 역설의 핵심이다. 상자 안의 고양이는 (원자의 붕괴 여부에 따라) '죽은 상태'와 '산 상태'로 중첩되어 있다가, 관찰자가 상자를 여는 순간(관측) 하나의 상태로 붕괴(결정)된다. 이 역설은 '관측' 행위가 어떻게 미시 세계의 확률을 거시 세계의 '죽음' 또는 '삶'이라는 단 하나의 현실로 결정짓는지를 묻는 사고 실험이다.

그렇다면 '관측'이란 정확히 무엇일까? 의식을 가진 존재가 봐야만 할까? 아니면 기계가 측정해도 붕괴가 일어날까? 이는 양자역학에서 가장 심오하고 여전히 논쟁적인 철학적 문제이다. (위 두 개의 글에서는 직접 다루지는 않는다.)

8. 불확정성 원리

양자역학의 또 다른 근본적인 원칙은 베르너 하이젠베르크(Werner Heisenberg)가 제시한 '불확정성 원리'이다.

이 원리는 어떤 입자의 특정 '켤레 물리량 쌍(예: 위치와 운동량)'을 동시에 정확하게 아는 것에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음을 명시한다. 가장 대표적인 쌍은 바로 위치와 운동량이다.

어떤 입자(예: 전자)의 위치를 더 정확하게 측정하려 할수록, 그 입자의 운동량(속도)에 대한 불확실성은 커진다. 반대로, 운동량을 더 정확하게 측정할수록, 위치에 대한 불확실성은 커진다.

이것은 측정 장비가 부족해서 생기는 기술적 오류가 아니라, 입자가 본질적으로 가진 파동-입자 이중성에서 비롯되는 자연의 근본적인 한계이다.

9. 양자터널링3)

입자가 파동의 성질을 가지며 그 위치가 확률로 존재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기묘한 현상이다. 이는 파동-입자 이중성과 불확정성 원리의 매우 중요하고 실용적인 결과이다.

고전역학에서, 공을 벽 너머로 던지려면 벽보다 더 높은 에너지를 주어 '넘어가게' 해야 한다. 벽을 '통과'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하지만 양자역학에서 입자는 파동 함수로 존재한다. 즉, 그 위치는 확률로 퍼져있다. 이 파동 함수가 에너지 장벽(벽)에 부딪힐 때, 대부분은 반사되지만 아주 작은 확률로 파동의 일부가 장벽을 뚫고 반대편으로 스며 나간다.

이로 인해 입자는 자신이 가진 에너지로는 도저히 넘을 수 없는 장벽을 마치 '터널'을 뚫고 지나가듯 통과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위 두 개의 글에서는 직접 다루지는 않는다.)

이 현상은 단순한 이론이 아니다. 태양이 빛나는 이유(핵융합), USB 드라이브 같은 플래시 메모리가 데이터를 저장하는 원리, 그리고 최신 전자 현미경(STM)의 작동 원리 모두가 이 '양자 터널링' 덕분에 가능했다.

양자 터널링 이미지
AI가 생성한 이 이미지는 양자 터널링(Quantum Tunneling)을 고전 역학과 양자역학의 관점에서 비교하며 시각화한다.

고전 역학의 세계에서 입자는 장벽(Barrier)을 넘기 위한 충분한 에너지를 얻지 못하면 결국 되튕겨 나간다. 에너지 E가 장벽의 퍼텐셜 V보다 낮을 때, 입자는 장벽을 절대 통과하지 못한다는 고전적 규칙이 이 장면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그러나 양자역학의 세계로 내려오면 장면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바뀐다. 입자는 더 이상 단단한 점입자가 아니라, 공간 전체에 확률로 퍼지는 파동 함수로 존재한다. 이 파동은 장벽 앞에서 급격히 줄어들지만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장벽의 너머까지 미세한 흔적을 남긴다. 그 잔여가 바로 ‘터널링 확률’을 만든다.

가장 아래의 파동 함수(wave function)는 이러한 물리적 원리를 수학적으로 형상화한다. 파동은 장벽 내부에서 지수적으로 감소하지만 0이 되지 않으며, 장벽을 지난 뒤에도 낮아진 진폭으로 다시 진동한다. 이는 입자가 고전적으로 금지된 영역을 확률적으로 통과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양자역학의 대표적 결과이다.

이 이미지 전체는 자연이 미시 세계에서 얼마나 다른 법칙으로 움직이는지를 직관적으로 드러내며, 장벽을 ‘뚫고 지나간다’는 양자 터널링의 기묘한 아름다움을 담아낸다.

양자 터널링과 태양의 핵융합

태양의 중심 온도는 고전물리학적으로 볼 때 핵융합을 일으키기에 턱없이 부족하지만, '양자 터널링'이 이 불가능한 장벽을 뚫을 확률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태양이 빛날 수 있습니다.

1. 태양이 빛나는 원리: 핵융합

태양은 거대한 핵융합 발전소입니다. 중심부(핵)에서 수소 원자핵(양성자) 4개가 융합하여 1개의 헬륨 원자핵으로 바뀌는 반응이 일어납니다. 이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에너지가 방출되며, 이 에너지가 바로 태양 빛과 열의 근원입니다.

2. 고전 물리학의 장벽: "쿨롱 장벽"

그런데 이 핵융합에는 거대한 장벽이 하나 있습니다.

수소 원자핵, 즉 양성자는 양(+)전하를 띱니다. 물리학의 기본 법칙에 따라, 같은 전하(양전하와 양전하)는 서로를 강력하게 밀어냅니다. 이 강력한 전자기적 반발력을 '쿨롱 장벽(Coulomb Barrier)'이라고 부릅니다.

고전 물리학의 관점에서, 두 양성자가 이 '쿨롱 장벽'을 뚫고 융합하려면, 이 반발력을 이겨낼 만큼 어마어마한 속도(에너지)로 충돌해야 합니다. 이 에너지를 온도로 환산하면 수십억 도(°C)가 필요합니다.

3. 태양의 실제 온도와 모순

하지만 과학자들이 측정한 태양 중심부의 실제 온도는 약 1,500만 도(°C)입니다.

이것은 엄청나게 뜨거운 온도지만, 수십억 도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합니다. 1,500만 도의 에너지로는 두 양성자가 '쿨롱 장벽'의 꼭대기를 넘어갈 수 없습니다.

만약 우리 우주가 고전 물리학의 법칙으로만 움직였다면, 태양은 핵융합을 시작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태양은 그저 차갑고 어두운 가스 덩어리로 남아있어야 했습니다.

4. 양자역학의 해법: "터널링"

바로 여기서 '양자 터널링'이 등장합니다.

양자역학에서 양성자는 단순한 '공'이 아니라, 그 위치가 확률로 퍼져있는 '파동'으로 존재합니다. 두 양성자가 1,500만 도의 에너지로 충돌할 때, 이들은 '쿨롱 장벽'을 넘어갈 수는 없지만 장벽에 부딪히기는 합니다. 이때 양성자의 파동 함수는 장벽 반대편에도 존재할 0이 아닌 희박한 확률을 가집니다. (위 양자 터널링 그림(1) 참조)

즉, 양성자는 장벽을 넘어갈 에너지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확률적으로 장벽을 '터널처럼 통과'하여 반대편으로 뚫고 나갑니다.

일단 터널링으로 두 양성자가 쿨롱 장벽 내부의 아주 가까운 거리까지 접근하면, 그때부터는 전자기력(반발력)보다 훨씬 강력한 '강한 핵력'이 작용하여 둘을 하나로 묶어버립니다. 이것이 바로 핵융합입니다.

5. 요약

태양의 중심부는 양성자들이 '쿨롱 장벽'이라는 벽을 넘어갈 만큼 뜨겁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양자 터널링'이라는 열쇠를 이용해 그 벽을 '뚫고' 지나갑니다.

태양의 핵에서는 이 '터널링' 시도가 초당 수십억 × 수십억 번 일어나기 때문에, 비록 터널링의 확률 자체는 매우 낮더라도, 전체적으로는 매 순간 막대한 양의 핵융합이 일어나기에 충분한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태양은 양자역학의 확률적 기묘함 덕분에 빛나고 있습니다.

10. 얽힘 및 비국소성

'양자 얽힘'은 '중첩' 원리에서 비롯되는 더욱 심화된 현상이다. 둘 이상의 입자가 생성될 때 그 상태가 서로 깊게 연결되어, 이 입자들은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예: 우주 반대편) 하나의 시스템처럼 작동한다.

한 입자의 상태(예: 스핀)를 측정하는 즉시, 다른 입자의 상태가 즉각적으로 결정된다. 양성자를 포함한 많은 아원자 입자는 각운동량을 가지고 있는데, 이를 종종 "스핀"이라고 한다. 의학 전문가들은 MRI 영상 장치에서 이 특성을 활용한다. (DOE)

이러한 즉각적인 연결성, 즉 한 입자의 변화가 먼 거리의 다른 입자에 즉각 영향을 미치는 성질을 '비국소성'이라고 한다.

11. 응용과 기술적 의미

양자역학은 단순히 이론에 그치지 않고 현대 과학과 기술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트랜지스터(휴대폰, 컴퓨터의 핵심 부품), 레이저, 발광 다이오드(LED), 태양 전지(광전 효과 응용) 등은 모두 양자역학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

자기공명영상(MRI) 스캐너, 전자 현미경, GPS 위성에 사용되는 정밀한 원자시계 또한 양자 원리를 기반으로 한다.

양자 터널링은 태양이 빛나는 이유인 핵융합을 가능하게 하고, 플래시 메모리(USB 드라이브 등)의 작동 원리가 된다.

큐비트(qubit)를 사용하여 기존 컴퓨터로는 풀기 어려운 복잡한 문제를 초고속으로 해결할 잠재력을 가진다.

양자 얽힘을 이용해 도청 시도가 즉각 감지되는, 이론적으로 해킹이 불가능한 보안 통신 채널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종합 정리

위 두 개의 글에서 제시하는 양자역학의 핵심은 다음 여덟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

1. 자연은 가장 작은 규모에서 연속적으로가 아니라, 양자화된 불연속적인 도약으로 움직인다.

2. 전자와 광자와 같은 미시적 존재는 상황에 따라 입자이면서 동시에 파동으로 행동한다(파동-입자 이중성).

3. 양자 상태는 하나의 확정된 값이 아니라 확률 분포로 주어지며, 관측 행위가 그중 하나를 현실로 선택한다(중첩과 파동 함수 붕괴).

4. 양자 얽힘과 비국소성은 멀리 떨어진 입자들이 하나의 시스템처럼 연결되어 행동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며, 고전 물리학의 직관을 넘어서는 실재의 모습을 드러낸다.

5.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는 위치와 운동량 같은 물리량 쌍을 동시에 정확히 알 수 없다는 자연의 근본 한계를 드러내며, 미시 세계가 본질적으로 확률적이고 관계적임을 보여준다.

6. 양자 터널링은 입자가 에너지 장벽을 고전적으로는 넘을 수 없음에도, 파동 함수의 꼬리를 따라 장벽을 ‘뚫고’ 반대편에 존재할 확률을 가지게 되는 현상으로, 태양의 핵융합과 반도체·플래시 메모리 같은 여러 기술의 물리적 기반이 된다.

7. 양자역학은 트랜지스터, 레이저, LED, 태양 전지, MRI, 전자현미경, GPS 원자시계, 양자 컴퓨팅과 양자 암호에 이르기까지 현대 과학기술 전반의 토대를 제공한다.

8. 이 모든 개념은 세계를 고전적 실체들의 집합이 아니라, 확률·관계·정보의 패턴이 짜여 이루는 구조로 이해하게 만들며, 자연과 존재에 대한 우리의 세계관을 근본적으로 바꿔 놓는다.


로벨리는 이 양자적 사유를 통해 시공간을 연속적인 배경이 아니라 불연속적 관계의 그물망으로 재해석한다. 그리고 이러한 관점 위에서 루프 양자중력 이론을 세우며, 결국 자신의 평생 연구 주제인 ‘시간의 본질’로 접근한다. 『화이트 홀』에서 밝히듯, 시간은 극한의 밀도에서 멈춘 듯 보였다가 다시 반동으로 되튐(bounce)을 이루며, 우주는 하나의 기원을 가진 단일 사건이 아니라 수많은 시작이 이어지는 순환적 과정으로 모습을 드러낸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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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재는 로벨리 물리학을 소개하는 동심헌(童心軒)의 기획 시리즈입니다."

🔖 주(註)

1) 이 글은 ‘양자역학이 무엇이며 왜 중요한가’를 설명한다. 양자역학을 광자·전자 같은 아원자 규모에서 물질의 행동을 설명하는 물리학 분야로 정의하며, ‘파동–입자 이중성’, ‘양자화’, ‘양자 얽힘’ 등을 핵심 개념으로 정리한다. 또한 레이저, 트랜지스터, MRI 스캐너 등 양자역학의 응용을 간단히 소개한다. https://www.azoquantum.com/Article.aspx?ArticleID=88

2) 미국 에너지부(U.S. DOE)가 양자역학의 기본 개념을 설명하는 페이지이다. https://www.energy.gov/science/doe-explainsquantum-mechanics

3) 로벨리의 여섯 권 번역본에서는 양자 터널링을 직접적으로 다루지 않는다. 이 글에서도 전체 구성의 흐름을 고려해 별도의 장으로 확장하지 않고, 여기서 제시한 설명을 보조적 참고로 삼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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