⑧ 양자의 세계를 연 첫 번째 식: 𝛦 = 𝙝 𝛎

막스 플랑크와 아인슈타인의 발견으로 시작된 양자역학의 태동을 다룹니다. 플랑크 상수, 광전효과, 빛의 이중성을 통해 미시 세계의 물리 법칙과 에너지 양자화의 개념을 해설합니다.

수소 원자 속 전자의 배열
전자는 단순히 원을 그리며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양자역학 때문에 전자의 위치는 특정 위치에 있을 확률로 설명된다. 이 그림들은 수소 원자에서 다양한 배열을 가진 전자의 확률을 나타낸다. 이 작품은 영어 위키백과의 저자인 PoorLeno에 의해 퍼블릭 도메인으로 공개되었다. (그림 출처: 미국 에너지부(U.S. Department of Energy, DOE))

양자의 세계와 고전역학의 한계

양자의 세계는 우리가 일상에서 경험하는 고전역학적 공간과 전혀 다른 질서로 움직인다. 고전역학은 질량을 가진 물체가 어떻게 운동하고, 중력이 그 운동을 어떤 방식으로 이끄는지를 정확하게 기술한다. 물체의 크기가 커지고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릴 때 이 이론은 거의 완벽한 예측력을 보인다. 그러나 원자·전자처럼 크기가 플랑크 길이($\ell_{P} \approx 1.6 \times 10^{-35}\,\text{m}$)에 가까운 미시 세계로 내려가면, 우리의 직관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 공간과 시간은 연속적인 좌표축이 아니라, 확률의 진동과 양자적 불확실성이 뒤섞인 요동하는 구조로 모습을 바꾼다. 만약 우리의 감각기관이 그러한 미시세계에 맞춰 진화했다면, 우리는 아마도 고전역학의 단단한 세계를 먼저 배우지 않고 곧바로 양자의 세계를 이해했을지도 모른다.

거시세계(고전역학)는 뉴턴의 중력, 아인슈타인의 시공간 휘어짐, 질량과 속도의 변화가 물체의 운동을 결정한다. 반면 미시세계(양자역학)는 전자와 광자처럼 불확정성과 중첩이라는 원리가 지배한다. 같은 우주에 존재하는 두 세계가 서로 다른 법을 따른다는 사실은, 결국 “공간 속 물질이 어떻게 대상에 영향을 미치는가?”라는 질문을 장(field)의 관점으로 이끈다. 즉 중력이 어떻게 장으로 작동하는가, 그리고 그 장이 미시세계에서는 어떤 형태를 띠는가가 핵심 문제다.

아인슈타인은 중력을 단순한 인력이 아니라 시공간의 기하학적 곡률로 해석했다. 질량과 에너지가 공간을 휘게 하고, 그 휘어진 공간이 물체의 운동을 이끈다. 이것이 일반상대성이론의 본질이다. 그러나 이 방정식은 시공간을 연속체로 가정한다는 점에서 고전적이다.

장(Field) 개념과 공간의 물리성

이에 앞서 패러데이는 ‘힘’이 단순한 물체 간 작용이 아니라, 공간 자체에 퍼져 있는 실재적 구조, 즉 장(field)이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전자의 운동은 공간 전체에 존재하는 전자기장의 값에 따라 변화하며, 이 장은 실제로 에너지와 운동량을 지닌다. 이는 “공간은 비어 있는 무대가 아니라 물리적 성질을 가진 주체”임을 처음으로 입증한 발견이었다.

아인슈타인의 장방정식은 고전적으로 보이지만 그 안에는 양자의 흔적이 스며 있다. 질량–에너지 등가성(E = mc2)은 양자장 이론에서 입자 생성과 소멸을 설명하는 핵심 원리가 되고, 시공간의 곡률이 물질과 에너지에 반응하는 구조는 전자기장과 중력장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양자적 관계 해석으로 이어진다. 두 이론은 서로 다른 기반을 갖고 있지만, 바로 그 경계에 양자의 단서가 존재한다.

따라서 이 장의 질문은 다음과 같다. “시공간 자체가 양자적으로 존재한다면, 그 가장 작은 단위인 공간의 원자는 어떤 모습을 띠는가?”

숲을 멀리서 보다가 그 속으로 들어가 나무와 그 나무의 껍질과 잎맥, 나이테를 보는 느낌으로, 이제 우리는 시공간의 미시적 세계로 내려가 관찰해야 한다.

이 미시 세계로의 여정은 독일의 물리학자 막스 플랑크(Max Planck, 1858~1947)로부터 시작된다.

플랑크 상수: 미시 세계의 입구

1900년 독일의 물리학자 막스 플랑크는 뜨거운 상자 안에 평형 상태에 있는 전자기파의 양을 계산하고, 그 전기장의 에너지가 ‘양자들(quanta)’, 즉 에너지 덩어리로 분포되어 있다고 상상했다. 플랑크는 에너지 덩어리 크기가 전자기파의 진동수(즉 색)에 의존한다고 가정한다. 진동수 $\nu$ 의 파동에 대해, 모든 양자, 즉 에너지 덩어리가 갖는 에너지는 $E = h\nu$로 표시된다. 이 공식이 첫 번째 양자역학 공식이다.

오늘날 우리는 이 에너지(빛) 덩어리를, 빛을 뜻하는 그리스어 ‘포스(phōs)’를 빌려 ‘포톤(photon)’, 즉 광자(光子)라고 부른다. 광자는 빛 알갱이, ‘빛의 양자’이다. 최초의 '양자'인 것이다. 양자(quantum, 量子)란 더 이상 나눌 수 없는 에너지의 최소량 단위다. 물리량에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최소 단위' 혹은 '더 이상 해상도를 높일 수 없는 최소 단위가 존재한다'는 아이디어는 현대 과학이 양자 개념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는 기반이 되었다.

플랑크 관계식 $E = h\nu$는 한 개의 광자(빛의 알갱이)가 가지는 에너지의 꾸러미와 파동의 진동수 사이의 비례상수를 계산한 물리학의 핵심 공식이다. 여기서 $E$ 는 광자 1개의 에너지(단위: 줄, $\text{J}$), $h$ 는 플랑크 상수($6.62607015 \times 10^{-34}\,\text{J}\cdot\text{s}$), $\nu$(그리스 문자 ‘뉴(nu)’로, ‘뉘’라고 발음한다)는 빛의 진동수($\text{Hz}$)이다. 이 식은 빛의 에너지가 연속적으로 변하는 것이 아니라 $h\nu$ 라는 일정한 크기의 ‘양자’ 단위로만 흡수되거나 방출된다는 사실을 말한다.

광자의 에너지와 파장·진동수 관계

1900년, 막스 플랑크(Max Planck)는 흑체복사(blackbody radiation) 스펙트럼을 설명하기 위해 기존의 연속적인 에너지 개념을 포기하고, 에너지가 $h\nu$ 의 정수배로 존재한다고 가정했다. 이는 고전 물리학이 설명하지 못하던 문제를 해결했고, 빛이 입자성을 가진다는 양자론의 출발점이 되었다. 이후 아인슈타인은 1905년 광전효과를 해석하면서 이 관계식을 사용하여, 빛의 세기가 아니라 진동수가 전자의 방출 여부를 결정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즉, 특정 진동수 이하에서는 아무리 강한 빛이라도 전자를 방출시키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 발견은 빛이 파동이면서 동시에 입자의 성질을 가진다는 이중성을 입증했다.

이 관계식은 파장을 이용하여 다음과 같이 확장할 수 있다. 빛의 속도 $c$와 진동수 $\nu$, 파장 $\lambda$ 사이에는, 또는 진동수(주파수) $\nu$ 는 “빛의 속도를 파장으로 나눈 값” $\nu = c / \lambda$ 라는 관계가 성립하므로, 이를 플랑크 관계식에 대입하면 $E = \frac{hc}{\lambda}$ 이 성립한다. 빛의 속도 $c$ 는 $2.998 \times 10^8\,\text{m/s}$ 이다. 즉, 파장이 짧을수록(진동수가 높을수록) 에너지가 크다.

가시광선 스펙트럼과 에너지

파장 $\lambda$ 은 파동의 한 주기가 차지하는 공간상의 거리를 말하며, 단위는 미터($\text{m}$), 나노미터($\text{nm}$)다. 예를 들어 $700\,\text{nm}$ 빛(빨간색)은 한 번의 진동(사인파 한 마디)이 공간에서 $700\,\text{nm}$ 길이를 가진다는 뜻이다. 진동수는 1초 동안 몇 번 진동하는가이다. 단위는 $\text{Hz}$ (1초당 횟수), $\text{THz}$ (1조 번/초) 등으로 사용한다. $700\,\text{nm}$ 빛은 약 428조 번/초 진동하는 $428\,\text{THz}$(테라헤르츠)다. 관계식으로 표현하면 $\nu = c / \lambda$이다. $\text{m}$ 로 환산하면 $299,792,458 / (700 \times 10^{-9})$이 되고, 결과는 $4.28 \times 10^{14}\,\text{Hz}$($428\,\text{THz}$)가 된다. 물결에 비유하면 파장은 물결의 마루에서 다음 마루까지의 거리, 진동수는 그 마루가 해변에 1초에 몇 번 도착하는가와 같다. 바람이 강하면 파장이 짧아지고, 1초에 도착하는 횟수(진동수)는 늘어난다.

🔅 가시광선 스펙트럼별 파장과 에너지 범위 🔅

가시광선 스펙트럼별 파장과 에너지 범위

파장이 짧을수록(즉 진동수가 높을수록) 광자 1개의 에너지가 커진다. 예를 들어, 파장 $500\,\text{nm}$(위 표의 '파장범위'로 구분하면 초록 빛에 해당한다. 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text{m}$)인 녹색 빛 광자 한 개의 에너지를 계산하면, $E = (6.62607015 \times 10^{-34} \times 2.998 \times 10^{8})$
$(500 \times 10^{-9}) \approx 3.98 \times 10^{-19}\,\text{J}$ 이다. 이를 전자볼트($\text{eV}$)로 변환하면 약 $2.48\,\text{eV}$ 이다. 이는 가시광선의 녹색 영역에 해당하며, 파장이 짧아질수록(즉, 진동수가 높아질수록) 광자의 에너지는 더 커진다. 반대로, 파장이 길어지면(진동수가 낮아지면) 광자의 에너지는 줄어든다.

🔅 전자기파 스펙트럼별 파장과 에너지 범위 🔅

전자기파 스펙트럼별 파장과 에너지 범위

이 관계식은 전자기파 전 영역에 적용되며, 적외선·가시광선·자외선뿐 아니라 X선, 감마선의 에너지를 계산하는 기본 공식이다. 결국 플랑크 관계식은 빛이 파동이면서 동시에 입자라는 사실을 드러내는 양자역학의 출발점이자, 현대 물리학의 기초가 되었다.

광전효과: 파동과 입자성

5년 뒤 1905년, 아인슈타인은 플랑크의 ‘에너지 덩어리’가 정말로 실재한다는 사실을 이해한다. 아인슈타인은 플랑크가 제시한 ‘에너지가 덩어리(양자)로 존재한다’는 생각을 빛에 적용했다. 그는 빛과 그 밖의 모든 전자기파가 실제로 기본 '입자'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입자는 연속적인 파동이 아니라 진동수에 따라 일정한 크기의 고정된 에너지 묶음으로 존재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를 입증한 것이 바로 광전효과다.

광전효과는 금속 표면에 빛을 비추었을 때 전자가 방출되는 현상이다. 그러나 실험 결과는 단순히 “빛이 강하면 전자가 나온다”가 아니었다. 첫째, 빛의 세기가 아무리 강해도 진동수(색깔)가 일정 기준보다 낮으면 전자가 전혀 방출되지 않았다. 둘째, 기준 이상 진동수의 빛이라면 아주 약해도 즉시 전자가 튀어나왔다. 셋째, 방출된 전자의 운동에너지는 빛의 세기가 아니라 진동수에 의존했다.

아인슈타인은 이를 플랑크의 공식 $E = h\nu$ 로 해석했다. 광자 한 개의 에너지는 오직 진동수(혹은 파장)에 의해 결정되며, 금속에서 전자가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에너지를 넘어야 한다. 이 장벽의 높이를 '일함수(work function, $\phi$)'라고 한다. 일함수는 금속마다 고유하며, 전자가 탈출하는 데 필요한 최소 에너지를 뜻한다. 단위는 보통 전자볼트($\text{eV}$)를 쓴다. 나트륨의 일함수는 약 $2.28\,\text{eV}$, 칼륨은 $2.30\,\text{eV}$, 아연은 $4.3\,\text{eV}$, 구리는 $4.7\,\text{eV}$ 정도이다. 전자가 금속을 빠져나오려면, 들어오는 빛의 광자 하나가 이 일함수보다 더 큰 에너지를 가져야 한다.

파장이 짧을수록(자외선, 보라색 쪽으로 갈수록) 에너지가 커지고, 파장이 길수록(적외선, 마이크로파, 전파 쪽으로 갈수록) 에너지가 작아진다. 그래서 $h\nu < \phi$ 이면 빛이 아무리 강해도 전자는 방출할 수 없고, $h\nu > \phi$ 이면 전자는 방출된다.

가시광선은 대략 $400 \sim 700\,\text{nm}$ 범위이다. 이 안에서 $550\,\text{nm}$(녹색) 광자는 약 $2.25\,\text{eV}$, $450\,\text{nm}$(파랑) 광자는 약 $2.76\,\text{eV}$, $400\,\text{nm}$(보라) 광자는 약 $3.10\,\text{eV}$ 정도의 에너지를 가진다.

나트륨(Na, $\phi \approx 2.28\,\text{eV}$)과 칼륨(K, $\phi \approx 2.30\,\text{eV}$)을 보면, $550\,\text{nm}$ 녹색 빛은 에너지가 약 $2.25\,\text{eV}$로, 나트륨·칼륨의 일함수에 살짝 못 미친다. 따라서 이 금속들에 대해 $550\,\text{nm}$ 빛은 세기가 아무리 커도 전자를 방출하지 못한다. $450\,\text{nm}$ 파랑 빛은 약 $2.76\,\text{eV}$로 장벽을 넘는다. 나트륨과 칼륨은 이 파랑 빛을 받으면 전자를 방출하고, 남는 에너지는 전자의 운동에너지로 넘어간다. $400\,\text{nm}$ 보라빛은 더 강해서 전자를 더욱 빠르게 내보낸다.

반면, 구리(Cu, $\phi \approx 4.7\,\text{eV}$), 아연(Zn, $\phi \approx 4.3\,\text{eV}$)처럼 일함수가 큰 금속은 상황이 다르다. 가시광선의 광자 에너지(대략 $1.8 \sim 3.1\,\text{eV}$)는 이 금속들의 일함수보다 항상 작다. 그래서 무지개 색 빛($400\,\text{nm}$보다 긴 모든 가시광선)은 구리와 아연에 대해서 전자를 전혀 방출하지 못하고, 이들 금속에서 전자를 빼내려면 더 짧은 파장의 자외선(UV)이 필요하다.

가시광선보다 파장이 짧은 자외선(약 $10 \sim 400\,\text{nm}$)과 그보다 더 짧은 X선, 감마선 영역에서는 광자 하나의 에너지가 급격히 커진다. 자외선 광자의 에너지는 대략 $3 \sim 10\,\text{eV}$ 이상으로, 대부분 금속의 일함수($2 \sim 5\,\text{eV}$)를 충분히 넘는다. 그래서 자외선이 금속 표면에 닿으면, 나트륨·칼륨은 물론이고 구리·아연 같은 금속에서도 전자가 쉽게 방출된다.

파장이 더 짧은 X선, 감마선으로 가면, 광자 하나가 수십 keV에서 $\text{MeV}$($10^6\,\text{eV}$) 수준의 에너지를 갖는다. 이때는 단순히 표면 전자 하나를 떼어내는 수준을 넘어서, 전자를 깊숙이 이온화시키고, 물질 내부 깊은 층까지 침투하며 때로는 감마선과 같은 고에너지 영역에서는 원자핵까지 건드려 광핵반응을 일으키고 고에너지에서 전자-양전자 쌍 생성 같은 현상까지 유발한다. 그러니까 자외선·감마선은 “너무 세서 전자는 물론 물질 전체를 거칠게 어지럽히는 빛”이라고 말하는 편이 더 가깝다.

반면, 적외선($700\,\text{nm} \sim 1\,\text{mm}$)에서 광자 에너지는 대략 $0.001 \sim 1.8\,\text{eV}$ 정도이다. 대표로 $10\,\mu\text{m}$($10,000\,\text{nm}$) 적외선은 약 $0.124\,\text{eV}$에 불과하다. 이는 나트륨($2.28\,\text{eV}$)이나 구리($4.7\,\text{eV}$)의 일함수에 크게 못 미치므로, 어떤 금속에서도 광전 효과를 일으키지 못한다. 마이크로파($1\,\text{mm} \sim 1\,\text{m}$) 영역은 더 심하다. 파장 $1\,\text{cm}$ 마이크로파는 에너지가 약 $10^{-4}\,\text{eV}$ 수준으로, 일함수보다 수만 배 낮다. 전파($1\,\text{m}$ 이상)는 에너지가 $10^{-6}\,\text{eV}$ 정도로, 금속 일함수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낮다.

이 영역들에서 빛은 금속을 데우고(열로 에너지가 축적되고), 전자들을 집단적으로 진동시키며 전류를 만들어내지만, 광자 하나하나의 에너지는 너무 작아서 개별 전자를 장벽 밖으로 튕겨낼 수 없다. 따라서 광전효과라는 의미에서의 전자 방출은 적외선·마이크로파·전파에서는 일어나지 않는다.

빛은 단순히 “밝다, 어둡다”의 문제가 아니라, 파장과 에너지에 따라 물질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상호작용한다. 어떤 빛은 금속 표면에서 전자를 살짝 밀어내고, 어떤 빛은 원자핵까지 찢어놓으며, 또 어떤 빛은 그저 조용히 물질을 데울 뿐이다.

광전효과의 발생 여부는 빛의 세기가 아니라 광자 한 개당 에너지(진동수·파장)와 금속의 일함수 비교로 결정된다. 이 사실은 빛이 파동과 더불어 입자성을 가진다는 양자역학의 기초를 세운 결정적 증거였으며, 오늘날 광전지, 태양광 패널, 자동문 센서 등 다양한 기술에 활용되고 있다.

빛이 알갱이 형태로, 에너지의 알갱이 하나가 전자 하나를 때린다. 만일 전자를 때리는 그 개별 알갱이가 많은 에너지를 갖고 있으면 전자는 원자로부터 밀려나갈 것이다. 알갱이가 많아서가 아니라 진동수가 충분히 높은 경우에만 그런 현상이 일어날 것이다. 즉 주위에 에너지 총량과 상관없이, 개별 에너지 알갱이가 충분히 큰 경우에 그러하다는 것이다. 이는 마치 우박이 떨어질 때 지붕이 움푹 파이는 것은 떨어지는 우박의 총량이 아니라 개별 우박 덩어리의 크기인 것과 같다. 많은 양의 우박이 쏟아져도 알갱이가 모두 작으면 아무 피해가 없다. 마찬가지로 빛이 아주 세더라도, 즉 전체 에너지가 크더라도, 빛의 개별 알갱이가 너무 작으면, 즉 빛의 진동수가 너무 낮으면 전자는 원자에서 튀어나오지 않는다. 광전 효과가 일어날지 말지는 이렇게 빛의 강도가 아닌 색이 결정하는 이유가 된다. 이 간단한 추론으로 아인슈타인은 노벨상을 받았다.

파동–입자 이중성과 양자역학의 출발

아인슈타인의 광전효과 실험은 빛이 입자적 성질을 가지고 있다는 명확한 증거를 제공했다. 광전효과는 빛이 ‘양자화’되어 있다는 결정적 증거이다. 이 현상은 전자의 속박 상태와 관계없이, 빛 자체가 근본적으로 양자화된 존재임을 입증한다. 이 광자 개념이 파동 모형으로는 설명이 불가능했던 다음과 같은 현상들을 설명했기 때문이다.

임계 진동수 미만의 빛은 아무리 세게 비춰도 전자가 방출되지 않는다.
임계 진동수 이상이면 아주 약한 빛이라도 전자가 즉시 방출된다.
전자의 최대 운동에너지는 빛의 세기가 아니라 진동수로만 결정된다.

이로써 빛은 파동이면서 동시에 입자라는, 즉 양자역학의 기본 틀이 되는 파동-입자 이중성이 드러났다. 플랑크 관계식 $E = h\nu$ 은 빛의 전자기파가 파동임과 동시에 에너지 꾸러미로서 입자임을 설명한다. 빛이 파동인 동시에 입자(광자)라는 아인슈타인의 생각은 슈뢰딩거가 파동 $\psi$를 도입하는 데 영감을 주었다.

광전효과에 대한 아인슈타인의 해석은 양자역학의 출발점 중 하나로 평가된다. 그럼에도 어떻게 빛이 전자기파인 동시에 광자의 덩어리일 수 있는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양자역학의 전체 구조가 필요하다. 빛을 포함해 모든 사물의 바탕에는 입자성이 있다는 것이다.

플랑크 상수는 1913년 닐스 보어의 규칙에 다시 등장한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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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재는 로벨리 물리학을 소개하는 동심헌(童心軒)의 기획 시리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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