얽힌 광자 쌍을 생성하는 소스에서 출발한 두 광자는 각각 Alice와 Bob의 두 채널 편광자에 도달하고, 편광자는 광자를 +1 또는 −1 경로로 분리해 검출기로 전달한다. 두 측정자는 독립적으로 측정 각도를 선택하며, 검출기는 각 결과를 동시성 모니터에 기록하여 한 쌍의 광자에서 나온 신호가 상관계수 분석에 사용된다. 소스가 만들어낸 얽힌 광자쌍은 마치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된 두 존재처럼, Alice와 Bob이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한쪽의 측정이 이루어지는 순간 다른 쪽의 상태가 결정되는 비국소적 상관을 드러낸다. 벨 테스트는 이 상관의 강도를 정량적으로 측정하며, 우연 일치 모니터가 수집한 통계적 데이터는 고전적 국소실재론이 설명할 수 없는 양자 세계의 구조를 드러내는 객관적 근거로 사용된다.(이미지 출처: 위키피디아 자유라이선스)
1. 벨 부등식에 대한 설명
벨 부등식(Bell's Inequality)은 국소적 실재론(Local Realism)을 따르는 고전 물리학의 예측과 양자 역학의 예측을 실험적으로 구별하기 위해 물리학자 존 스튜어트 벨(John Stewart Bell)이 1964년에 유도한 수학적 부등식이다. 이는 양자 역학의 가장 근본적이고 역설적인 특징 중 하나인 비국소성을 이해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벨 부등식은 다음의 두 가지 핵심 가정, 즉 국소적 실재론의 틀 내에서 도출된다.
(1) 실재론: 측정되기 이전에도 입자들은 이미 특정 상태나 속성(숨은 변수)을 가지고 있으며, 이 속성들이 측정 결과를 결정한다는 가정이다. 예를 들어, 동전은 던지기 전에 이미 '앞면' 또는 '뒷면'이라는 상태를 가지고 있다는 고전적인 관점이다.
(2) 국소성: 빛의 속도보다 빠르게 정보가 전달될 수 없다는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에 기반하며, 멀리 떨어진 두 장소에서 이루어지는 측정은 서로에게 즉각적인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가정이. 한 장소에서의 측정이 다른 장소의 실재론적 속성을 즉시 변화시키지는 못한다는 의미이다.
벨은 국소적 실재론의 가정을 바탕으로, 멀리 떨어진 두 개의 얽힌(entangled) 입자의 특정 속성들(예: 스핀 또는 편광)을 측정했을 때, 그 측정 결과의 통계적 상관관계가 만족해야 하는 수학적 관계를 유도했다. 이것이 바로 벨 부등식이다.
국소적 실재론이 참이라면, 특정 상관관계 값 $S$는 항상 $\mathbf{|S| \le 2}$ (또는 기타 상수)를 만족해야 한다. 이 부등식은 숨은 변수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는 최대 상관관계를 나타낸다.
이후 알랭 아스펙(Alain Aspect)등의 물리학자들에 의해 벨 부등식을 검증하는 일련의 실험이 수행되었다. 이 실험들에서 얽힌 광자 쌍의 측정 결과를 분석한 결과, 측정된 상관관계 값 $\mathbf{S}$는 국소적 실재론이 예측하는 한계인 2를 초과하여 양자 역학이 예측하는 값($\mathbf{|S| > 2}$ 또는 $\mathbf{|S| \le 2\sqrt{2} \approx 2.828}$)에 매우 가깝게 나왔다.
이 실험 결과는 국소적 실재론의 가정이 틀렸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즉, 양자 역학이 옳다면, 입자들은 측정되기 전에 이미 정해진 속성(실재론)을 가지고 있지 않거나, 또는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빛보다 빠르게 영향을 주고받는 것처럼 보이는 비국소성(Non-locality)이 존재함을 의미한다.
벨 부등식의 실험적 위배는 양자 역학의 비국소적 특성, 특히 양자 얽힘 현상이 고전적인 물리 개념으로는 설명될 수 없는 근본적인 현상임을 입증하는 가장 강력한 경험적 근거로 확립되었다.
2. 통계적 상관관계에 대한 설명
통계적 상관관계란, 멀리 떨어진 두 개의 입자에 대해 개별적으로 수행한 측정 결과들이 서로 얼마나 연관되어 있는지를 수치적으로 나타내는 정도를 의미한다. 특히 벨 부등식의 영역에서는 이 상관관계가 국소적 실재론의 한계를 초월하는 양자 역학적 특성, 즉 양자 얽힘을 객관적으로 입증하는 핵심 지표가 된다.
2-1. 통계적 상관관계의 기본 정의
통계학에서 상관관계는 두 변수 $A$와 $B$가 얼마나 선형적인 관계를 가지고 움직이는지를 나타낸다.
(1)양의 상관관계 (+1에 가까움): $A$의 값이 증가할 때 $B$의 값도 함께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2)음의 상관관계 (-1에 가까움): $A$의 값이 증가할 때 $B$의 값은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3)상관 없음(0에 가까움): $A$와 $B$ 사이에 통계적인 연관성이 거의 없다.
2-2. 벨 테스트에서 적용 (얽힘 입자의 경우)
벨 부등식 실험에서는 이 상관관계를 얽힌 입자 쌍에 적용한다.
(1) 두 변수 ($A, B$): 얽힌 두 입자 (예: 광자 1, 광자 2)를 서로 멀리 떨어진 두 장소(서울, 뉴욕)로 보낸다. $A$는 서울이 광자 1에 대해 측정한 결과이며, $B$는 뉴욕이 광자 2에 대해 측정한 결과이다.
(2) 측정 항목: 보통 입자의 스핀(Spin)이나 편광(Polarization) 같은 이진(Binary) 속성을 측정한다. 측정 결과는 $+1$ 또는 $-1$과 같이 두 가지 값으로만 나온다.
(3) 상관 계수 ($E$): 수많은 측정 쌍을 반복하여 얻은 결과를 종합하여 상관 계수($E$)를 계산한다. 이 $E$ 값은 두 측정 결과 $A$와 $B$가 같은 값을 가질 확률과 다른 값을 가질 확률을 사용하여 다음과 같이 정의되는 기댓값의 형태를 취한다.
$\mathbf{E(\theta_A, \theta_B)} = P(A=B) - P(A \ne B)$
여기서 $P(A=B)$는 두 측정 결과가 일치할 확률이고, $P(A \ne B)$는 불일치할 확률이다.
만약 모든 측정 쌍이 완벽하게 일치한다면(완벽한 상관), $\mathbf{E = +1}$이 된다. 만약 모든 측정 쌍이 완벽하게 반대된다면(완벽한 반-상관), $\mathbf{E = -1}$이 된다.
2-3. 통계적 상관관계와 벨 부등식의 관계
벨 부등식은 국소적 실재론의 관점에서 이 상관 계수 $E$를 포함하는 조합(주로 $S$ 값)이 가질 수 있는 최대 통계적 상관관계의 한도를 설정한다.
$\displaystyle
S = E(\theta_1, \theta_2)
- E(\theta_1, \theta_3)
+ E(\theta_2, \theta_4)$
$+ E(\theta_3, \theta_4)
\displaystyle |S| \le 2$
(CHSH 벨 부등식의 일반적 형태)
(1)국소적 실재론의 예측: 고전적인 숨은 변수 이론을 따를 경우, 두 입자 측정 결과의 상관관계 값 $\mathbf{|S|}$는 절대 2를 넘을 수 없다. 이는 아무리 얽힘이 강해도, 두 입자가 독립적인 국소적 속성(숨은 변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최대 연관성에 통계적 제약이 걸리기 때문이다.
(2)양자 역학의 예측: 양자 역학의 얽힘(Entanglement) 현상은 두 입자가 국소적인 속성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측정 순간에 즉각적인 비국소적 연관성을 공유하기 때문에, 두 측정 결과의 상관관계는 고전적 한계를 위배하여 최대 $\mathbf{|S| \approx 2.828}$ ($\mathbf{2\sqrt{2}}$)까지 강해질 수 있다고 예측한다.
실제 실험에서 $|S| > 2$라는 결과가 반복적으로 확인됨으로써, 양자 얽힘이 고전 통계적 상관관계의 한계를 초월하는 비국소적 현상임을 객관적인 근거로 입증한 것이다.
3. 광자 쌍의 통계적 상관관계와 정보의 관계
벨 부등식 실험에서 측정하는 광자 쌍의 통계적 상관관계는 단순히 수학적인 연관성을 넘어, 두 광자가 공유하는 양자 상태에 기록된 정보의 상관관계를 나타낸다. 다만, 여기서의 '정보'는 고전적인 의미의 정보와는 구별되는 양자 역학적 정보라는 점이 중요하다.
3-1. 양자 얽힘과 정보 공유
통계적 상관관계가 측정하는 핵심 대상은 두 광자의 양자 '얽힘 상태'이다.
(1)얽힘 상태의 의미: 얽힌 광자 쌍은 개별적으로는 편광 상태가 확정되어 있지 않지만, 쌍 전체로 볼 때 하나의 통일된 양자 상태로 존재하며, 두 입자의 속성 사이에 완벽한 연관성이 존재한다.
(2)정보의 상관관계: 이는 두 입자가 서로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두 광자 쌍의 전체 스핀 합이 0이라고 결정되어 있다면, 서울이 자신의 광자 스핀을 '위($+1$)'로 측정하는 순간, 뉴욕의 광자는 즉시 '아래($-1$)'라는 정보를 가지게 된다.
3-2. 파동과 정보 기록
양자 역학에서 입자의 정보는 파동 함수($\psi$)에 기록되어 있다.
양자 상태의 기록: 얽힌 광자 쌍의 파동 함수는 두 입자의 상태를 분리 불가능한 단일 방정식으로 기술한다.
벨 부등식 실험에서 관찰되는 비고전적인 강한 상관관계(즉, $S > 2$)는 이 얽힌 파동 함수가 고전적인 확률 분포(국소적 실재론)가 허용하는 한계를 초월하여 두 입자 상태가 완벽하게 연관되도록 강제한다는 객관적 근거를 제시한다.
3-3. 고전적 정보와 양자적 정보의 차이
이 상관관계가 고전 물리학의 상관관계와 구별되는 지점은 바로 비국소성이다.
고전적 상관관계 (숨은 변수)는 두 동전이 던져지기 전에 이미 서로 다른 면이 나오도록 프로그램되어 있다고 가정하는 것과 같다. 이 상관관계는 아무리 강해도 벨 부등식의 한계를 초과할 수 없다. 이는 정보가 이미 '국소적'으로 두 동전 안에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양자적 상관관계 (얽힘)는 서울의 측정 결과가 빛의 속도와 상관없이 뉴욕의 측정 결과에 즉시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보이는 연관성을 만들어낸다. 따라서 측정된 통계적 상관관계는 숨은 변수나 국소적인 메커니즘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비국소적인 양자 역학적 정보의 연관성을 반영한다.
결론적으로, 통계적 상관관계는 얽힘 광자 쌍이 공유하는 양자적 정보의 정도를 실험적으로 정량화한 수치이며, 이 수치가 고전적 한계를 위배한다는 사실은 양자 세계의 근본적인 비국소적 특성을 입증하는 과학적 증거가 된다.
벨 부등식 종합 정리: 국소적 실재론과 양자 얽힘
종합하면, 벨 부등식(Bell's Inequality)은 양자 역학이 제시하는 비국소성이라는 근본적인 개념을 국소적 실재론이라는 고전적 세계관과 객관적으로 구별하는 수학적 기준이자 실험적 증거이다.
벨 부등식은 다음의 두 가지 고전적인 철학적 가정 위에서 시작된다.
(1)실재론: 측정되기 이전에 입자는 이미 그 속성(예: 스핀, 편광)을 숨겨진 형태로 가지고 있다(숨은 변수). 즉, 속성은 관찰과 무관하게 존재한다.
(2)국소성: 멀리 떨어진 두 사건은 빛의 속도보다 빠르게 서로에게 영향을 줄 수 없다. 서울의 측정은 뉴욕의 측정 결과에 즉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벨 부등식은 국소적 실재론이 참이라고 가정했을 때, 얽힌 입자 쌍에 대한 두 측정 결과의 통계적 상관관계($S$)가 만족해야 하는 최대 한계를 수학적으로 설정한다.
$|S|$ 값은 항상 2를 넘을 수 없다 ($\mathbf{|S| \le 2}$). 고전적인 확률 법칙과 국소적 정보 공유만으로는 $S$가 2를 초과하는 강한 연관성을 만들어낼 수 없다.
실험에서는 얽힌 광자 쌍을 분리하여 서울과 뉴욕이 각각 다른 각도에서 측정하고, 수많은 측정 결과를 조합하여 실험적 통계량 $S$를 계산한다.
(1)측정 대상: 두 광자의 특정 측정 각도($\theta_A, \theta_B$)에 따른 이진적 측정 결과($+1$ 또는 $-1$)의 일치/불일치 횟수다. 이 상관 계수는 얽힌 광자 쌍이 공유하는 양자적 정보의 연관성 정도를 수치화한 것이다.
(2)파동 함수의 기록: 얽힌 광자 쌍은 분리 불가능한 단일 파동 함수($\psi$)로 기술되며, 이는 두 입자가 개별적인 국소적 속성이 아닌, 비국소적인 통일된 양자 상태를 공유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3)양자적 상관: 서울이 자신의 광자를 측정하는 순간, 그 측정 결과는 파동 함수를 붕괴시키며 뉴욕의 광자 상태를 즉시 결정한다. 이 '즉각적인 연관성'이 고전적 상관관계와 구별되는 양자적 정보의 특징이다.
실험(예: 아스펙 실험) 결과는 일관되게 벨 부등식의 고전적 한계를 위배했다.
측정된 통계량 $\mathbf{|S| > 2}$ (최대 $\mathbf{2\sqrt{2} \approx 2.828}$)가 관찰되었다.
$|S| \le 2$가 위배되었다는 것은 국소적 실재론의 두 가지 핵심 가정 중 적어도 하나가 틀렸음을 입증한다. 일반적으로 이는 양자 역학에서 핵심적인 현상인 양자 얽힘이 본질적으로 비국소적인 연관성을 가지며, 이는 고전적인 물리 법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근본적인 실재임을 보여주는 가장 강력한 경험적 근거이다.
이로써 벨 부등식은 양자 역학이 고전 물리학과 근본적으로 구별되는 지점을 명확히 제시하며, 현대 물리학의 기반을 이루는 핵심 원리가 되었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