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학과 사회의 경계에서 생존과 번식을 위한 능동적 선택
1. 여성성의 생물학적 특징
여성성(femininity)은 단순히 사회적·문화적 개념이 아니라, 생물학적 진화와 생식 전략의 산물이다. 유전적·호르몬적 요인과 환경적·사회적 요인이 상호작용하며 형성되는 여성성은, 생식적 투자와 생태적 적응을 통해 구체화된다.
1) 여성성과 생식 전략
일반적으로 암컷(여성)은 수컷보다 더 많은 생식적 투자를 한다. 로버트 트리버스(Robert Trivers)의 ‘부모 투자 이론’에 따르면, 난자는 정자보다 크고 희소하며, 수정 이후 임신과 양육에는 더 많은 자원이 필요하다. 이는 번식에서 여성이 선택적인 짝짓기 전략을 취하는 이유와 연결된다. 인간의 경우, 임신과 수유의 부담이 크기 때문에 번식 기회가 제한적이며, 신중한 배우자 선택이 필수적이다.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은 신체적·행동적 여성성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다. 성적 이형성(Sexual Dimorphism)의 결과로, 여성은 평균적으로 지방 비율이 높고 둥근 신체 곡선을 지니며, 신체적으로 작고 근육량이 적지만, 면역체계가 더 강해 장기적인 생존과 양육에 유리한 특성을 갖는다. 또한, 높은 사회적 감수성과 공감 능력은 사회적 유대 형성과 공동 양육(Cooperative Breeding)에 적응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2) 여성성이 진화한 방식
진화생물학적 관점에서 여성성은 생식적 성공과 생존 전략의 일부로 발전했으며, 다음과 같은 특징을 보인다.
① 배우자 선택 전략
대부분의 동물에서 암컷은 배우자 선택에 신중한 경향이 있다. 이는 임신과 출산에 드는 높은 비용 때문이다. 인간의 경우, 여성은 유전적으로 우수한 짝(대칭적인 얼굴, 신체적 건강), 사회적 자원이 풍부한 배우자(경제력과 지위), 양육에 기여할 가능성이 높은 배우자(책임감과 헌신적 태도)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
② 협력적 생식과 공동 양육
진화인류학자 세라 블래퍼 허디(Sarah Blaffer Hrdy)의 연구에 따르면, 인간 여성은 단독 양육이 아닌 ‘협력적 양육’ 시스템을 통해 생식 전략을 발전시켜왔다. 즉, 여성들은 조부모, 친척, 친구 등과 협력하여 자식을 양육하며, 이를 통해 생식 성공을 높이는 전략을 사용해왔다. 이러한 공동 양육 시스템은 여성의 사회적 유대 형성과 감정적 공감 능력의 발달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③ 사회적 유대와 감정적 민감성
여성성의 주요 특징 중 하나는 공감 능력과 사회적 관계를 중시하는 경향이다. 이는 집단 내 협력을 강화하고 생존율을 높이는 데 기여하며, 다른 여성 및 남성과의 사회적 유대 형성이 생식적 이점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정서적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양육 행동 역시 이러한 사회적 유대와 연결된다.
3) 여성 간 경쟁과 생식 전략
여성성이 협력적인 특성을 지니는 반면, 번식 성공을 둘러싼 경쟁 또한 존재한다.
① 성적 경쟁
일부 사회적 동물과 인간 사회에서 여성 간 배우자 경쟁은 강렬하다. 특히, 매력적인 배우자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과 높은 사회적 지위 및 경제적 자원을 가진 남성과의 연결 가능성을 높이려는 경쟁이 두드러진다.
② 간접적 경쟁 전략
남성이 직접적인 경쟁(신체적 싸움, 위협)을 주로 활용한다면, 여성의 경쟁은 상대적으로 간접적이다. 사회적 배제, 험담, 평판 관리 등을 통해 경쟁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며, 이는 신체적 충돌보다 위험 부담이 적고, 사회적 네트워크를 활용한 경쟁이 더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4) 현대 사회에서 여성성의 변화
여성성의 특성은 여전히 영향을 미치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환경적 변화에 따라 다르게 표현될 수 있다.
① 생식 전략의 변화
현대 사회에서 출산율이 감소하면서 여성의 생식 전략도 변화했다. 경제적 독립성이 증가하면서 배우자 선택 기준도 달라졌으며, 경제적 의존보다 정서적 연결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화되었다.
② 성역할의 변화와 유연성
과거 여성성은 주로 양육, 감성적 교류, 협력과 연결되었으나, 현대 사회에서는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되고 있다. 여성의 경제적 독립과 사회적 진출이 확대되면서 전통적인 역할에서 벗어나 경쟁과 리더십을 포함한 다양한 영역에서 활약하고 있다. 또한, 감성적 교류와 공감 능력은 여성만의 특성이 아니라 인간관계 전반에서 중요한 요소가 되었으며, 성 역할 역시 고정된 것이 아닌 유동적으로 변화하는 개념이 되었다.
5) 결론
여성성은 단순한 문화적 개념이 아니라, 생물학적 적응과 생식 전략의 결과다. 여성은 번식 성공을 극대화하고 생존을 보장하기 위해 신중한 배우자 선택, 사회적 협력, 감정적 교류, 간접적 경쟁 등의 전략을 발전시켜왔다. 이러한 특성들은 현대 사회에서도 여전히 작용하고 있으며, 환경 변화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되고 있다.
2. 여성성에 대한 진화생물학과 페미니즘의 차이
그렇다면 이러한 진화생물학적 여성성은 페미니즘 이론과 어떻게 다른가?
진화생물학은 인간을 포함한 생물 종의 성적 특성을 진화적 적응의 결과로 설명하는 반면, 페미니즘은 이러한 차이를 사회적·문화적 요인의 산물로 해석하는 경향이 강하다. 즉, 감성적 공감, 양육적 성향 등 여성성이 본능적 특성이 아니라 사회적 학습과 가부장적 구조 속에서 형성되었다는 주장과, 생물학적 요인에 의해 자연스럽게 형성된 결과라는 관점이 대립한다. 이로 인해 여성성(femininity), 성차(sex differences), 성적 역할(sex roles)에 대한 해석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발생한다.
1) 성 차이의 기원: 사회적 산물인가, 생물학적 적응인가?
페미니즘에서는 남녀 간의 차이가 유전적 요인보다는 사회적 구조와 교육의 산물이라고 본다. 여성의 감성적, 양육적, 공감적 성향은 생물학적 본능이 아니라 문화적으로 주입된 결과라는 것이다. 반면, 진화생물학에서는 성 차이가 유전적·호르몬적 요인으로 인해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해석한다.
연구에 따르면 여성은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의 영향으로 감정적 민감성과 사회적 관계 형성에 더 집중하는 경향을 보이며, 남성은 테스토스테론이 높아 공격성과 경쟁성이 강한 것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차이는 침팬지, 보노보 등의 영장류에서도 유사하게 관찰되며, 이는 성 차이가 단순한 사회적 학습의 결과가 아니라 진화적 적응의 산물임을 시사한다.
신생아 연구에서도 남아는 사물 조작과 공간 지각에 더 집중하는 반면, 여아는 감정 신호와 얼굴 표정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신경과학적 연구 또한 남성과 여성의 뇌 구조와 기능이 차이를 보인다는 점을 강조하며, 여성의 뇌는 좌반구와 우반구 간의 연결성이 강해 감정 및 언어 처리가 뛰어난 반면, 남성의 뇌는 한쪽 반구 내의 연결성이 강해 논리적 사고와 공간 지각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연구들은 성 차이가 단순히 사회적 요인이 아니라, 신경과학적으로도 타고난 경향임을 뒷받침한다.
2) 여성의 성 역할: 사회적 억압인가, 생물학적 분화인가?
페미니즘에서는 전통적인 성 역할(양육, 가사 노동 등)이 가부장제 속에서 강요된 억압적 구조의 결과라고 본다. 하지만 진화생물학적 관점에서는 여성의 생식적 투자(임신, 출산, 수유)로 인해 자연스럽게 성 역할이 나뉘었다고 설명한다.
포유류 대부분에서 암컷이 양육을 담당하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며, 이는 단순히 사회적 억압 때문이 아니라 생물학적 적응의 결과로 볼 수 있다. 인간 사회에서도 ‘협력적 생식’ 형태가 발달하면서, 여성은 사회적 관계 속에서 양육을 담당하는 역할을 발전시켰다. 이는 성 역할이 일정 부분 유연해질 수는 있지만, 완전히 동일하게 변화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다.
3) 여성의 경쟁적 성향: 협력적인 존재인가, 경쟁적인 존재인가?
페미니즘에서는 여성은 본래 협력적인 존재이며, 경쟁적 성향은 남성 중심 사회에서 강요된 것이라고 본다. 반면, 진화생물학에서는 여성도 생식적 자원과 배우자를 확보하기 위해 강한 경쟁 전략을 사용한다고 본다.
여성의 경쟁 방식은 남성과 차이가 있다. 남성의 경쟁이 직접적(신체적 충돌, 위협)이라면, 여성의 경쟁은 간접적(사회적 배제, 평판 조작, 험담)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연구에 따르면 여성 간의 사회적 경쟁은 매우 강렬하며, 특히 직장 내 경쟁이나 배우자 선택 과정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이는 여성성이 단순한 협력적 특성이 아니라, 생존과 번식을 위한 복합적인 전략의 결과임을 시사한다.
4) 성 역할의 변화 가능성: 완전히 유동적인가, 제한적인가?
페미니즘에서는 성 역할이 사회적으로 형성된 것이므로 교육과 사회 제도를 바꾸면 남성과 여성의 차이를 해소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진화생물학적 관점에서는 성 역할이 일정 부분 유연해질 수 있지만, 생물학적 요인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본다.
역사적으로 여성은 식량 채집과 양육을 담당하고, 남성은 사냥과 방어를 담당하는 방식으로 역할이 분화되었다. 현대 사회에서 여성의 역할이 확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직업적 선호에서 차이가 남아 있는 것은 이러한 진화적 특성이 여전히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여성은 의료·교육·상담 등 감정적 교류와 협력이 중요한 직업군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으며, 남성은 경쟁과 논리가 중요한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분야에 더 많이 참여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성 역할이 완전히 고정된 것이 아니라 변화할 수 있지만, 남녀의 평균적 차이는 일정 부분 유지될 가능성이 높음을 의미한다.
5) 결론: 생물학적 차이를 인정하는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하다
페미니즘의 일부 주장은 과학적 사실과 충돌할 수 있다. 성 차이가 생물학적으로 존재한다는 점을 부정하는 것은 비과학적이며, 남녀의 신체적·호르몬적·행동적 차이는 자연선택의 결과다. 여성의 성적 선택과 생식 전략을 단순한 사회적 억압으로 해석하는 것은 오류이며, 여성도 능동적으로 배우자를 선택하고, 경쟁 전략을 활용한다.
성 역할의 변화 가능성은 존재하지만, 생물학적 차이를 완전히 없애는 것은 어렵다. 사회적 환경이 변화하더라도, 남녀의 평균적 차이는 일정 부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진화생물학은 인간의 성 차이를 자연선택과 생물학적 적응의 결과로 설명하며, 이는 사회적 억압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보편적인 현상임을 시사한다. 반면, 페미니즘은 사회 구조의 변화를 통해 성 차이를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생물학적 기초를 무시하는 경우 비과학적인 해석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따라서, 성 차이에 대한 논의는 생물학적 요소와 사회적 요소를 균형 있게 고려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3. 암컷의 전략: 생존과 번식을 위한 능동적 선택
여성의 생물학적·진화적 역할에 대한 기존의 편견을 깨고, 암컷이 능동적이고 전략적인 생명체임을 강조한 연구들은 진화생물학과 성(性) 연구에 중요한 전환점을 제공해왔다. 세라 블래퍼 허디(Sarah Blaffer Hrdy), 루시 쿡(Lucy Cooke), 버지니아 헤이슨(Virginia Hayssen)의 연구는 전통적인 성별 개념을 비판하며, 암컷이 단순한 생식적 존재가 아니라 경쟁하고 선택하며 환경에 맞춰 적응하는 능동적인 개체임을 보여준다.
세라 블래퍼 허디: 여성의 진화적 주체성
세라 블래퍼 허디는 《여성은 진화하지 않았다》(The Woman That Never Evolved, 1981), 《어머니의 탄생》(Mother Nature, 1999), 그리고 《어머니, 그리고 다른 사람들》(Mothers and Others, 2009)라는 자신의 책에서 이러한 여성성의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1. 《여성은 진화하지 않았다》(The Woman That Never Evolved, 1981)
이 책에서 허디는 전통적인 진화론적 관점에서 여성의 역할이 과소평가되었음을 지적하며, 여성이 수동적이고 비경쟁적이라는 기존의 편견을 깨뜨린다. 그녀는 영장류 연구를 바탕으로 여성 또한 적극적으로 경쟁하며 성적 주도권을 가지며, 자손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 전략적인 선택을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즉, 여성도 진화 과정에서 능동적인 역할을 했으며, 단순히 남성의 성적 선택의 대상이 아니라 경쟁자로서 존재했다는 것이다.
주요내용은 여성은 단순한 수동적 존재가 아니라 강한 경쟁력을 가진 생명체고, 영장류 암컷들은 수컷과 마찬가지로 성적, 생식적 전략을 활용하며, 모성과 생식의 측면에서도 여성은 능동적으로 선택하고 행동한다.
2. 《어머니의 탄생》(Mother Nature, 1999)
이 책에서 허디는 어머니가 본능적으로 자식을 보호하고 사랑하는 존재라는 전통적인 개념을 도전적으로 재해석힌다. 그녀는 진화론적 관점에서 어머니는 본능적으로 헌신적인 존재라기보다는 자신의 생식 성공을 극대화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행동하는 존재라고 주장한다. 즉, 어머니는 때때로 자식을 희생할 수도 있고, 환경에 따라 선택적으로 모성을 발휘할 수도 있다.
주요 내용은 (1) 모성애는 단순한 본능이 아니라 생존 전략의 일부다. (2) 어머니는 자신과 자식의 생존 가능성을 고려해 선택적으로 모성을 행사한다. 이러한 점에서 영아 살해는 암컷의 생존 전략 중 중요한 요소로 다뤄진다. 기존에는 영아 살해가 주로 수컷의 생식 전략(예: 새로운 우두머리 수컷이 기존 새끼를 죽이는 행동)으로만 연구되었지만, 허디는 암컷도 환경과 생식적 이득을 고려하여 영아 살해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여성의 생식 전략은 복잡하며, 때로는 경쟁적이고 자기중심적일 수도 있다.
3. 《어머니, 그리고 다른 사람들》(Mothers and Others, 2009)
이 책에서 허디는 인간의 진화에서 공동 양육(cooperative breeding)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주장한다. 즉, 인간의 어린아이는 다른 영장류보다 훨씬 더 오랜 기간 돌봄이 필요하며, 이에 따라 어머니뿐만 아니라 조부모, 형제자매, 친척, 친구 등 여러 사람이 아이를 키우는 환경이 진화했다는 것이다. 주요 내용은 (1) 인간의 사회성은 공동 양육 시스템에서 비롯되었다. (2) 인간 아기의 생존율이 높아진 것은 어머니 혼자가 아니라 주변 사람들의 돌봄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인간의 공감 능력과 협력적 사회 구조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허디의 연구는 여성을 능동적인 진화적 존재로 재해석하며, 기존의 남성 중심적 진화이론을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그녀는 영장류와 인간의 행동을 연구하며 여성도 성적, 생식적, 사회적 전략을 활용하는 존재라는 점을 강조한다. 또한 인간의 사회성이 어떻게 발달했는지에 대한 논의에서 공동 양육과 사회적 협력의 중요성을 부각시킨다.
이러한 관점은 기존의 성 역할에 대한 생물학적 결정론을 뒤집고, 여성의 진화적 전략을 보다 복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이밖에 암컷의 관점에서 여성성의 특징을 소개한 책은 루시 쿡(Lucy Cooke) 의《암컷들》(Bitch: On the Female of the Species, 2022)과 버지니아 헤이슨(Virginia Hayssen) 의《포유류의 번식: 암컷 관점》(Reproduction in Mammals: The Female Perspective, 2017)이 있다.
루시 쿡: 동물 세계에서의 성 역할 재해석
루시 쿡은 《암컷들》(조은영 옮김, 웅진하우스, 2023년)에서 전통적인 성 역할에 대한 오해를 비판하며, 암컷이 수동적이고 순종적이라는 기존의 개념을 깨뜨린다. 그녀는 다양한 동물 종을 예로 들면서 암컷이 생식 전략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하며, 경쟁적이고 영리한 생존 전략을 사용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주요 내용은 (1) 암컷도 경쟁한다. (2) 기존의 다윈주의적 성선택 이론에서는 주로 수컷의 경쟁과 암컷의 선택이 강조되었지만, 암컷도 적극적으로 짝을 선택하고 경쟁하며, 심지어 때로는 강압적으로 교배 전략을 수행한다. 하이에나, 앵무조개, 일부 어류와 같은 종에서는 암컷이 매우 지배적인 역할을 한다. (3) 일부 암컷은 다수의 수컷과 교미하여 유전적 다양성을 확보하며, 일부 종에서는 암컷이 직접적인 성적 통제권을 갖는다. 예를 들어, 보노보는 사회적 유대와 성적 행동을 활용하여 경쟁을 완화하고 집단 내 협력을 유도한다. (4) 암컷은 수동적이고 모성적인 존재로 여겨졌지만, 전통적 성 개념을 뒤집어 실제로는 생식과 양육에서 전략적 선택을 하며, 필요할 경우 자식을 희생하거나 기회를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행동한다.
이 책은 허디의 연구와 맥락을 같이하면서도 보다 대중적인 접근으로, 여성이 단순히 보호받는 존재가 아니라 복잡한 진화적 전략을 가진 능동적인 존재임을 다양한 동물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버지니아 헤이슨: 학문적 관점에서 본 암컷의 번식 전략
버지니아 헤이슨의 《포유류의 번식: 암컷 관점》(김미선 옮김, 뿌리와 이파리, 2021년)은 보다 학술적인 접근을 통해 포유류의 번식 과정을 암컷 중심의 시각에서 설명한다. 기존 연구들이 주로 수컷의 생식 기제(정자 경쟁, 짝짓기 행동)에 집중했던 것과 달리, 이 책은 암컷의 생리적, 행동적, 환경적 요인을 중심으로 번식 전략을 분석한다.
(1) 암컷의 생식 시스템과 전략으로서 포유류 암컷의 생식 기관과 생리적 변화, 번식 주기, 호르몬 조절 메커니즘을 분석한다. 번식이 단순한 본능적 행위가 아니라, 환경적 조건과 개체의 상태에 따라 조절될 수 있음을 설명한다. (2) 포유류 암컷의 임신과 양육 전략이 종마다 다르게 진화했으며, 단순히 모성 본능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 아님을 강조한다. 예를 들어, 일부 포유류는 불리한 환경에서 임신을 지연시키거나(착상 지연), 선택적으로 자손을 기르기도 한다. (3) 사회적 구조와 번식의 관계로서 포유류의 번식은 단순히 개별 개체의 선택이 아니라, 사회적 환경(무리 생활, 서열 관계)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영장류, 설치류, 육식동물 등 다양한 종에서 암컷의 사회적 관계가 번식 성공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
이 책은 기존의 ‘수컷 중심적 번식 연구’에서 벗어나, 암컷이 번식에서 얼마나 전략적이고 복잡한 역할을 하는지를 강조하며, 생물학적이고 행동학적인 연구를 통해 이를 뒷받침한다.
결론: 암컷은 능동적이고 전략적인 존재다
허디, 쿡, 헤이슨의 연구는 공통적으로 기존의 성별 역할 고정관념을 해체하고, 암컷이 능동적인 생존 및 번식 전략을 수행하는 존재임을 강조한다. 허디는 영장류와 인간의 진화적 측면을 강조하고, 쿡은 다양한 동물 사례를 통해 성 역할의 고정관념을 깨며, 헤이슨은 학술적으로 포유류 암컷의 생식 전략을 분석한다. 결론적으로, 암컷은 단순히 생식을 위한 존재가 아니라, 복잡한 진화적 전략을 수행하는 적극적인 개체라는 점이라는 것이다.
4. 결론
여성성은 단순히 문화적 산물이 아니라, 생물학적 적응과 진화적 전략의 결과물이다.
여성은 신중한 배우자 선택을 통해 생식 성공을 극대화하며, 사회적 협력과 공동 양육을 통해 생존 가능성을 높인다. 그러나 동시에 경쟁적 요소도 존재하며, 성적·사회적 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 전략을 발전시켜 왔다.
진화생물학적 관점과 페미니즘적 접근 사이의 논쟁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진화생물학은 성 차이를 자연선택과 생물학적 적응의 결과로 설명하는 반면, 페미니즘은 성별 역할이 사회적·문화적 요인에 의해 형성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인간 사회는 생물학적 요인을 기반으로 형성되고, 환경과 문화적 변화에 따라 지속적으로 변형될 수 있음에도 페미니즘 일부 관점은 과학과 아직 대립하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 여성의 역할은 과거보다 훨씬 더 유연해졌으며, 생물학적 특성이 절대적인 제한 요소가 아니라는 점도 분명하다. 여성의 사회적·경제적 독립성이 증가하면서 배우자 선택 기준이 변화하고, 전통적인 성 역할도 유동적으로 바뀌고 있다. 그러나 생물학적 차이를 완전히 무시하거나 제거할 수는 없으며, 진화적 기원이 반영된 성향과 전략은 여전히 인간 행동과 사회적 구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결국, 여성성은 수동적이거나 획일적인 개념이 아니라,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다양한 전략을 활용하는 능동적인 진화적 특성이다. 여성은 생식과 생존을 위해 전략적 선택을 하고, 사회적 관계를 조정하며, 필요할 때 경쟁적으로 행동한다. 따라서 여성성을 논의할 때는 단순한 이분법적 해석에서 벗어나, 생물학적 사실과 사회적 요인을 균형 있게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대 사회에서 성평등을 논할 때도 이러한 균형적 접근이 필요하다. 생물학적 차이를 인정하면서도, 사회적 환경을 변화시켜 여성의 가능성을 최대한 확장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여성은 생물학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생존과 진화를 위한 선택을 계속해 나가는 존재이며, 이는 앞으로도 지속될 인간 진화의 중요한 일부가 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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